K컨텐츠는 누게가 맹그는 거우꽈?

컨텐츠는 누가 만드는가?

by 걱정 많은 아저씨


‘폭삭 속았수다.’ 너무 재미있다고 한다. 특히 우리 제주 사람들의 삶이라니…. 입도 8년 차 새내기 도민에게는 뭔가 제주에서 살아가고 자녀를 키워야 할 내 부모 인생에 대한 예습 같기도 했다. 사실 내게 이 드라마가 그렇게 새롭거나 특별해 보이진 않았다. 제주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여덟 번이나마 거쳤기 때문에 화면 속 풍경과 동네, 세간살이가 익숙했던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육지 사람들에게는, 바다 건너의 삶, 그들과는 다를 거라는 막연한 거리감을 그들의 삶과 꼭 같이 다름이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롭게 환기시켜 주었기 때문이리라.


한국사람 누구나 겪었던 아버지와 어머니, 형과 누나, 그리고 내 처와 아들들의 삶. 나와는 다른 시간과 환경에서 살았으니 다를 거라 생각했건만, 사실 ‘나의 삶’은 ‘그들의 삶’이었음에, 같은 ‘희로애락’ 속에 울고 웃었음에 공감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인간의 삶은 닮아있기에 전 세계 많은 이들의 감동과 호응을 얻고 있겠지.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삶의 모습들을 화면에 담아내는 것을 특별히 잘하는 것 같다. 이제는 전설이 된 작품 ‘대장금’, 왕과 신하, 백성의 나라 조선을 아름다운 음식, 식문화와 함께 세계에 소개해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던 것이 벌서 수십 년 전부터니 말이다. 그래도 이런 우리네 삶의 모습은 누구보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린 시절 날마다 읽고 듣고, 초중고등학교 매 학년 배우고 만나 뵈었던, ‘이순신 장군님’의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건만, ‘명량, 한산, 노량’이라는 이름의 영화로 세 번이나 개봉해도, 할 때마다 보고 듣고 배운 이야기를 굳이 극장에까지 또 찾아가서 본다.


그때 멋지고 진지하게, 그리고 무서움까지 느끼며 봤던 ‘여명의 눈동자’, 이후 좀 다른 통쾌함을 느꼈던 ‘야인시대’와 ‘장군의 아들’, 보고 또 봤던 내용이건만 오랜만에 다시 봐도 재밌었던 ‘미스터 선샤인’. 지금 돌아보면, 이게 다 동시대의 이야기란 말인가? 싶기까지 했던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과 ‘밀정’, 그리고 천만 영화 ‘암살’까지.. 생각해 보면 우리는 참 우리들이 살아온 역사, 삶을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고 또 좋아한다.


한국전쟁 속 ‘태극기 휘날리며’, 전후의 삶 ‘국제시장’, 외환을 지나 국내의 사건들을 들여다봤던 ‘서울의 봄’과 ‘변호인’과 같은 영화들도 천만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가 보았다.


‘응답하라 1988, 1994, 1997 삼부작’은 혼란했던 시대를 뒤로하고, 이제는 삶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 아래서 그리운 시절을 추억해 볼 수 있게 해 주었고, 어느새 다시 치열해진 오늘날의 대한민국, 개인 간의 경쟁과 사회적 비극을 그린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까지.


우리는 역사적 인물, 역사적 사건이라는 말을 쓰곤 한다. 물론, 국가와 세계의 운명을 가르는 그런 ‘공간’과 ‘순간’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는 그 시간, 그 자리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 역사에 함께했다. 우리는 그 ‘시간’에 각자의 ‘자리’에서 생각하고 소통하며, 환호하고 야유하며, 받아들이고 견뎌내며, 삶을 살아낸 것으로 함께한 것이니까. 이미 지나버린 역사도 그때를 공부하고 그 유산을 기리며 존경하고, 때로는 지난 치욕적 기록에 아파하며 옛 분들에게 위로와 애도까지 올린다. 우리는 이렇게 ‘일상’이라는 이름의 ‘역사’를 살고 있다.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나를 바로 세울 기회를 줬던 이 많은 드라마와 영화들. 나를 웃기고 울리며, 위로하고 배움을 줬던 이 사랑받는 컨텐츠들은 결국 우리들의 이야기, 바로 ‘우리’였나 보다.


전 세계가 사랑하는 삶,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우리의 삶이라니! 수많은 ‘나’의 삶들이 모여 ‘우리’들의 이야기가 만들어졌고, ‘그 주인공’들이 ‘나’였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오늘부터 나를 더 아껴야지.’


매일매일 먹고 자고 눈뜨는 값진 일상, ‘이 찬란하게 반복되는 귀한 하루를 사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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