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자체가 재미있는 아이들

내재적 동기를 키워주려면 호기심을 자극하세요

by 책쓰

공부 자체가 재미있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시 말해, 공부에 대한 '내재적 동기'를 높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서 언급한 적절한 난이도, 통제감 외에

호기심을 자극하면 됩니다.


호기심이 발동된 아이들은 찾아서 공부합니다. 뜯어말려도 공부하려 합니다. 최근에 생각나는 예로 개그맨 박준형 씨의 둘째 딸이 생각납니다. 어릴 적부터 자연과학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어린이 날에 받고 싶은 선물이 '크레스티드 게코'라는 도마뱀이라고 하더군요. 꽤 어려운 도마뱀 이름을 대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거든요. 뿐만 아니라 파충류에 대한 여러 책들을 갖고 있었습니다. 도마뱀에 대한 저변 지식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갔습니다. 이 아이에게 자연과학 공부는 그 자체로 큰 재미인듯했습니다. 놀이나 덕질처럼요.


그런데 질문이 듭니다. 위 경우는 대상이 매력적이어서 공부가 즐거운 것 아닐까요? 도마뱀이나 공룡말고 복잡하고 어려운 공부는 어떨까요? 호기심으로 인해 어려운 공부도 재밌어질 수 있을까요? 수능 공부 같은 것도 재밌어질 수 있을까요?


먼저 호기심이 유발되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호기심은 '알고있던 것', '믿고있던 것'과 일치하지 않거나, 놀라워 보이거나, 모순되어 보이는 정보가 제시될 때 유발된다고 합니다. 기존의 지식과 불일치가 생길때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죠. 중요한 점은 그 '불일치'가 적당할 때만 호기심이 유발된다는 것입니다. 배경지식이 깔려 있을 때 호기심이 더 잘 생긴다는 것입니다. 참신한 정보라도 심하게 새로우면 관심조차 안 간다는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수능 공부 역시 호기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 목적지까지 꾸준히 호기심이 확장되어 왔을 때 가능한 일이겠죠.


'공부가 머니'에 나온 이종격투기 선수 육진수 씨의 아들이 그 예일 것 같습니다. 중학교 2학년임에도 재미 삼아 고등학교 수학 문제지를 풀더라고요. 시키지 않은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를 풀어보기도 하고요. 모두 스스로 찾아서 하는 공부였습니다. 심지어 부모님들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방송에서는 아이의 영재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런데 저는 학생의 강렬한 호기심이 인상 깊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호기심도 영재성의 중요한 요소이긴 합니다). 물론 방송용 설정도 있었겠죠? 그걸 감안하더라도 수학문제에 갖는 자세는 확실히 범상치 않아보였습니다. '억지로', '해치워버리고 싶은' 태도가 아니라, '궁금하고', '도전해보고 싶은' 태도로 임하는 것 같았거든요. 비슷한 예로 tvN '문제적 남자' 출연자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수학문제가 놀이나 도전의 대상이 되는 거죠.


불일치 외에, 놀라운 정보가 제시될 때도 호기심이 촉발됩니다. 흔히 나이들수록 놀라울 일이 없어진다고 하죠. 따라서 이 경우는 주로 미취학이나 초등저학년 아이들에게 해당되겠네요. '놀라운 것을 보면 호기심이 생긴다' 라는 뻔한 주장을 하고 싶진 않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아이들에게는 각색하지 않은 자연현상, 그 자체가 상당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 딸이 "케이노, 케이노" 하는 걸 들었습니다. 보아하니 어린이용 만화를 보고 화산(volcano)을 처음 알게된 것이었죠. 조금 짖궂은 마음이 생겨, 한번 '진지한' 볼케이노를 보여줘 봤습니다. 아이에게 다큐멘터리를 보여준 것이죠. 5~6분에 걸쳐 음성, 자막 없이 주구장창 용암만 분출하는 영상이었습니다. 결과는 예상외였습니다. 만화보다도 훨씬 몰입하는 것이었습니다.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용암 흐르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언뜻 놀라움, 경외감 비슷한 것을 느끼는 눈빛이었습니다. 문득 순수한 자연이 불러일으키는 호기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온갖 자극으로 떡칠된 인공적인 컨텐츠보다 묵직한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지않을까라고요. 아마도 인류가 가진 자연에 대한 본연적 끌림같은 것일 수도 있겠죠.


비슷한 맥락에서 부모님들께 아이들과 여행을 자주 가시라고 권해드립니다. 어른들에게는 식상할 수 있는 풀, 개미, 나무 같은 것들이 아이들의 학습 동기나 상상력, 호기심에 주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죠. 추가로 생겨나는 여러 질문들에 대해 부모와 대화하고, 자기 나름대로 답을 찾아가며 지식을 확장할 수도 있고요. 솔직히 여행은 저도 실천 못하고 있는지라 찔리긴 하네요. 피곤할 때가 많아 호기심을 넓혀줄 수 있는 질문도 못할 때가 많고요. 급 반성 및 자신을 돌아보며 글을 마칩니다.



참고문헌

Dale H. Schunk 외 2명, 학습동기: 이론, 연구 그리고 교육 (3rd ed.), 신종호, 학지사(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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