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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ther K Nov 24. 2019

조회수 3만의 비밀

작가만 아는 브런치 조회수의 비밀

글 쓰는 게 꿈이었습니다. 늘 맘 속에 생각이 있었는데 우연치 않은 기회에 토요일 글 쓰는 강의를 들었습니다. 무슨 강의인 줄도 모르고 기대도 안 했습니다. 심지어 한주 늦게 들어갔죠. 그런데 실제로 출판까지 목표로 하는 강의였습니다. 당황했지만 의욕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당장 제 글이 막 책으로 나올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약 두 달의 강의가 끝나니 사그라드는 불씨처럼 글이 안 써지더군요. 제목과 목차만 겨우 나왔는데 초고는 언제 쓸지 막막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자율적인, 그러나 매일 글을 한 자라도 써서 올려야 하는 모임이 조직되었습니다. 또다시 열심히 참여했고 그냥 글을 썼습니다. 아날로그 세대라 손바닥 만한 수첩에 글을 썼습니다. 출근길에 쓰고 퇴근하고 와서 노트북에 옮겨 적었습니다. 그러나 책을 내기엔 턱 없이 글의 양이 부족했습니다. 출판사에 출판 계획서도 보내고 했지만 당연히 답이 올리 만무했죠. 그렇게 1년 반이 흘렀습니다.


죄송하지만, 순전히 계획적이었습니다

브런치에 올려 보라는 권유를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누가 제 글을 읽어 줄까 싶어 주저했습니다. 발행되어 불특정 다수가 읽는다는 게 부담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공모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처음엔 ‘작가의 서랍’에 저장만 했고, “발행”하지 않고 브런치 북으로 만들어 공모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마감날 공모 방식을 찬찬히 다시 읽어보니 “발행”해야만 공모할 수 있더군요.

그렇습니다. 죄송하지만 순전히 계획적이었습니다. 목적은 공모에 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 반 전에 썼던 초고를 꺼내 가다듬고 준비하고, “발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읽으며 내용 수정하기를 반복했습니다. 포기할까도 생각했습니다.

공모에 당선될 리 만무하고, 내용도 현시대에 안 맞는 거 같고... 고민 고민했죠.

그래도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어찌어찌 편집해서 “발행”하고 응모를 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어리둥절했지만 행복했습니다
응모는 잘 됐다고 팝업도 떴습니다. 누가 읽으랴 싶어 신경 껐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 퇴근길에 그냥 궁금한 맘이 들어 앱에 들어가 제가 올린 글을 눌러봅니다.

최고의 조회수를 보였던 바로 그 날!

“어랏!”

알림이와 있습니다. 시간 단위로 빠르게 조회수가 올라가서 1만 조회수를 찍고 있었습니다.

(브런치의 기능 중에 “통계”라는 게 있습니다. 몇 분이나 조회가 되었는지, 어느 경로를 통해 들어와서 제 읽을 읽으시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단, 이 기능은 독자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독자는 오로지 “라이킷”과 “구독자”수만 보이죠.)

어리둥절했습니다. “뭐지?”

캡처해서 주변에 자랑을 시작합니다. 조회수 높은 글 링크도 걸어 다시 자랑합니다. 그리고 며칠 동안 시간마다, 핸드폰이 손에 닿을 때마다 그 ‘통계’ 기능을 눌러봅니다. 매 순간마다 들어가서 확인하는 새로운 습관이 생긴 걸까요? ㅋㅋ

솔직히 3만 뷰 퀄리티는 아니죠
공모에 당선된 것도 아닙니다. 돈이 들어오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프가 움직입니다. 숫자가 올라갑니다.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이 책임감의 부담으로도 다가오지만, 한 편으로는 외롭지가 않았습니다. 바로바로 반응이 오니 신기방기 했습니다.

그렇게 3만 뷰를 훌쩍 넘었습니다. 저도 압니다. 솔직히 제 글이 3만 뷰 퀄리티는 아니죠. 어떤 경로로 어떤 분들이 글을 읽으셨는지 모르겠지만 댓글에도 신경 쓰이고, 작가 추가해주신 분들이 어떤 분들이 신지 궁금해서 그분들의 브런치에도 가 봅니다. 싸이월드처럼(아... 너무 연식이 오래돼 보이나요?) 댓글마다 답을 달아야 하나, 페북처럼 맞팔하듯 나도 작가 추가해 주신 분들을 역으로 작가 추가를 해야 하나 고민합니다. 인기 브런치 작가님들을 보니 굳이 일일이 대응 안 하는 듯하여 저도 그저 지켜보기만 합니다.


링크                                                                                          

https://brunch.co.kr/@chem04/9 

(부족한데도 많이 사랑해 주셨던 바로 그 글을 링크해 봅니다)


앞으로는 뭘 쓸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글을 읽으셨던, 우연하게 들어와 터치만 하고 바로 닫으셨던지 간에 응모를 위해 글을 쓰던 저와는 조금 달라져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무슨 주제로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제 글을 읽으며 힐링이 되셨으면 좋겠고 좋은 정보라도 얻어가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조회수에 연연하지 않기

다만, 조회수에 연연하지 않는 ‘저’였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과 공감하는 것은 좋지만, 조회수가 나오지 않았을 때의 우울감도 뒤따라 올 것은 자명하니까요. 그래서 즐거운 얘기를 써 볼까 합니다. 삶의 소소한 이야기, 여행 이야기, 음식 만드는 이야기 등등 다양한 이야기 말입니다. 


앞으로의 제 다양한 얘기도 기대해 주세요. (벌써부터 ‘조회수’를 의식하고 있네요 ㅋㅋ)

그리고 부족한 글에 찾아와 주시고 라이킷을 날려주시고, 진심 어린 댓글을 남겨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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