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보내는 위로의 한 마디
세상엔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은 넘쳐난다.
수영장에 가면 스피드가 뛰어난 분도 계시고
요가를 하러 가도 유연함이 뛰어난 분이 계신다.
아니 뛰어나지 않더라도 나보다는 한참 다 잘하는 걸로 보인다.
학교 다닐 때도 그랬다.
나보다 수학 잘하는 친구들
달리기 잘하는 친구들
노래 잘 부르는 친구들
그림 잘 그리는 친구들
심지어 외모가 예쁘거나
성격이 좋은 친구들까지
나보다 잘하는 걸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늘 넘쳐났다.
회사에 입사했다.
여전히 나보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뛰어난 기획력으로 깔끔하게 보고서 만드는 사람
신박한 PPT 기능으로 예쁜 발표자료를 만드는 사람
심지어 나보다 줄 잘 서고, 정치도 잘하는 사람...
혹자는 나보고 욕심이 많다 하고
모든 걸 잘할 수 없으니 인정하라고도 하고
나도 잘하는 면이 있으니 그 강점에 집중하라고 한다.
다 맞는 말인데,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의 탁월함이
눈에 들어오면 영락없이 전의를 살려 ‘까짓것’ 하고 달려들다가도
얼마 가지 않아, ‘역시 내가 이 정도밖에 되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나를 칭찬해 주는 말이 거짓말 같기도 하고 놀리려고 하는 말 같기도 하다.
이쯤 되면 열등감과 의욕 저하에 휩싸여 폭탄 야식을 일삼고 있거나 주말 내내 잠으로 보내기 일수이다.
그러나 늘어난 몸무게와 초점 없는 거울 속 눈빛을 보고 겨우 마음을 추스리기 시작한다.
‘신경 쓰지 말자’
그렇게 매사에 경쟁자들만 생각하고, 못하는 것만 보면 너무너무 살기 힘들지 않나?
내가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지 않냔 말이다.
하나하나 따져보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다 보면 탁월하게 잘하는 걸 찾는 게 어려울 수 있지만
두루두루 적절한 경험과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되돌아보면,
학창 시절도 잘 보냈고
회사도 입사해서 잘 버티고 있지 않은가?
완벽하진 못해도 하나하나 곧 잘 마무리 해오지 않았던가?
늘 뛰어난 사람만을 바라보던 내 어리석은 시선을 내려놓고 싶다.
상대적인 것에서 벗어나 절대적인 내 모습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원한다.
올해를 정리하고 내년엔, 다른 사람과의 보이지는
않은 경쟁 말고 내 안의 절대적인 평온함을 온전히 쌓아가고 싶다.
나 스스로에게 건네본다,
“괜찮아,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