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해외 출장 시 짬짬이 이국적 풍경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2주간의 출장이 마무리되었다. 처음에 걱정했던 것만큼은 아니었어도 한국에 비해 무려 30배나 코로나의 위험이 높은 곳에서 여러 지역을 오가며 논의하고 협의하는 일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의 자연환경과 이국적인 풍경들은 출장자에게 잠깐의 휴식을 주기에 충분했다.
추석 연휴에도 업무의 강행군이 이어졌지만, 그 와중에도 힐링을 주었던 풍경들을 함께 나누고 싶어 간략한 글과 함께 많은 사진을 올린다.
산책 삼아 근처의 츄리히 중앙 역을 찾았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이들의 마음을 달래줄 만한 곳이 기차역 말고 더 있을까? 이곳에서 출발한 기차들은 인근의 독일도 갈 수 있었고, 지역의 전차/전철과도 연계되어 었다. 주말 아침, 비교적 한산한 거리에서 느껴지는 전차의 활동적인 느낌과 한차례 출근길을 마쳤을 평일 기차역의 모습에서 사람 사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코로나인데도 츄리히 지역에서 영화 페스티벌이 있었다. 사람이 많기 전, 주말 아침 산책하다가 전경을 사진으로 남겼다. 큰 야외 스크린에 광장 영화 상영이라도 하면 어슬렁 거려볼까 했지만 그렇게 열린 서비스는 기획되지 않았고, 설혹 있다 하더라도 야외에서는 마스크도 잘 안 쓰는 스위스 사람들의 성향상, 나는 그저 사진으로만 페스티벌을 즐길 뿐이다. 임시 가건물 또는 조형물과 달리 위풍 있게 자리 잡은 석조 건물은 이곳의 오페라 하우스라고 한다.
날씨가 좋던 나쁘던, 아침이건 저녁이건 자꾸만 사진을 찍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매 순간마다 똑같듯 다른 모습들이 신기해서 자꾸만 담다 보니 상당히 많은 사진들이 쌓였다.
호텔에서 10분만 걸어가면 츄리히 대학이 있었다. 코로나로 수업이 거의 없고 또한 주말 오후라서 학생들이 많지 않았지만 높은 곳에서 시내 전체를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추석 보름달이 떴다. 눈으로 보는 것만큼 멋있게 사진으로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같은 달을 봤을 한국의 가족들을 생각한다.
어느 해보다도 힘들었을 2020년. 추석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셨길 기도해본다.
나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짐을 정리한다. 2주라는 결코 짧지 않은 출장 기간 동안 살짝 정들었던 호텔을 떠나려 하니 왠지 모르게 아쉽다. 그래도 내 집, 내 가족이 있는 한국으로 이미 마음은 가 있다. 돌아가는 동안에도 철저한 방역은 기본이겠다!
잘 있어라, 스위스~ 기다려라,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