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일기] 지방대학 교수의 삶

- 장점과 단점의 공존 속에 균형을 이루는 삶

by Chemifessor
지방대 교수의 위기

나는 지방대 교수다. 요즘 들어 내 마음 한켠에는, 지방대 교수의 삶이란 해안가로부터 조금씩 밀려드는 밀물 속에 놓여 있는 작은 집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이라는 작은 집 안에 갇혀, 외부에서 밀려오는 파도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형국이랄까.


지방 소멸 속 나의 노력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학교가 망한다”는 흉흉한 소문은 이제 당연한 명제처럼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해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더 이상 많은 대학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다. 학생들의 학교 선택에도 ‘얼마나 서울과 가까운지’가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지방 소멸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볼 때마다, 미래를 위해 학생들에게 전해야 할 대학 교육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한다. 예전에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제한적이어서 내 머릿속 지식을 대학 교육을 통해 전달하는 일이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수많은 정보가 무한히 노출되어 있는 요즘, 대학 교육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또 학생들의 진로와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줘야 할지 고민하며 도움이 되고자 애쓰고 있다.


지방대학의 소멸과 세상의 시련

가끔은 이런 나의 노력이 무슨 소용인가 싶을 때도 있다. 취업이 쉽지 않다 보니, 1학년 학생들은 수능을 다시 봐서 다른 대학으로 떠나고, 2학년은 편입을 통해 떠나고, 4학년은 졸업 후 더 좋은 대학의 대학원으로 올라간다. 그렇게 많은 학생들이 빠져나가는 와중에, 졸업한 학생들조차 경기가 좋지 않아 취업을 꿈꾸기조차 어렵다. 학생들의 목표는 대기업이지만, 현실은 중소기업이라도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오니,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학생도 괴롭고, 이를 지켜보는 교수도 괴롭다. 사는 것이 곧 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팍팍한 세상이다. 옛 어르신들이 “아버지, 저를 왜 낳으셨나요?”라고 푸념하던 심정이 절로 이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학생들에게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하다”라는 희망을 전하고 싶다.


나의 위치

개인적으로 보면, 교수라는 직업 덕분에 내 삶은 만족스럽다. 처음에는 그저 ‘교수’라는 직함 하나만으로 전국 어디든 가겠다는 호기로움에, 이름조차 생소한 도시로 내려왔다. 돌아보면 내 삶은 늘 도전의 연속이었다. 대부분의 교수가 비슷한 길을 걸어왔겠지만, 나에게는 유독 시련과 고통이 많은 시간이었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지난날의 고민을 딛고 키보드 앞에 앉아 있는 지금의 나에게, 누군가 “당신의 고생을 알아준다”라며 따뜻한 위로를 건네 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나 또한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는 사람이 되고 싶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자식들이기에, 그들이 세상에 나갈 때 조금이라도 더 밝은 미래가 있길 바란다. 그러나 세상이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걸 잘 안다. 좋은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취업에 실패하는 사람들은 늘어난다. 그 와중에 현재 직장에 만족하지 못해 끊임없이 이직을 시도하는 이들도 많다. 그 속에서, 교수자인 나는 과연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이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지만, 교육 현실의 여러 한계를 마주할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사회가 원하는 인재상과 나의 신념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아야 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오늘도 깊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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