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의 끝자락에서 강의 준비 중 느끼는 소회
새학기의 시작
바람이 매서운 겨울의 끝자락. 이맘때가 되면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다는 느낌과 함께 겨울 방학이 끝나간다는 기분이 든다. 이미 다음 학기를 위한 시간표도 나왔고, 새로운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해진다. 매년 이맘때쯤 나는 강의 노트를 다시 꺼내 본다. 그간 미처 다듬지 못했던 내용이나 시대 흐름에 맞춰 보완해야 할 부분을 살펴보고, 연구실에서 논문과 씨름하느라 잊고 있던 고민거리들을 다시금 꺼내본다. “특정 개념을 어떻게 하면 더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어떤 도구를 활용해야 할까?” 때론 너무 많은 정보를 담으려다 강의 노트가 지나치게 방대해져, 정작 핵심을 놓쳐버릴까 봐 겁이 나기도 한다.
스마트한 학생들
요즘 강의실 풍경은 스마트 기기들로 가득하다. 태블릿에 직접 필기를 하거나 강의 내용을 녹음해 복습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요즘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태블릿과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있다. 손에 잡히는 종이 교재보다 터치 한 번으로 펼쳐지는 디지털 자료에 훨씬 친화적이다. 그만큼 파워포인트 화면만 띄워놓고 장황하게 설명하는 강의 방식으로는 주의력을 잡아두기가 쉽지 않다. 학생들은 최첨단을 향해 달리고 있는데 나의 강의가 정체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깊어진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효율적으로 내가 가진 지식을 전달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나 역시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을 고민하고 첨단 문물을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AI시대에 교수자의 역할
AI의 발전으로 인해 공부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많이 약해진 것 같이 느껴진다. 모르는 내용을 ChatGPT에 입력하면 요술상자처럼 답이 나오니, “더 이상 공부가 필요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인식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배움은 필요하고, 그 이유와 가치를 학생들에게 전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계속 고뇌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더 수월하게 배우고, 미래에 도전할 용기를 얻을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