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라벨은 먹는건가요?
출근길 아침 루틴
아침 7시, 알람 소리가 울린다. 익숙한 아침 루틴이 시작된다. 샤워를 하고 간단히 아침을 챙긴 뒤 출근 준비를 마친다. 이 과정은 여느 직장인과 비슷하다. 8시쯤 학교에 도착하면 아직 고요한 캠퍼스가 나를 반긴다. 이른 아침의 조용함을 좋아하는 이유다. 정신을 깨우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들고 연구실로 들어가면, 익숙한 나만의 공간이 펼쳐진다.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 하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교수의 자율성
교수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자율성이다.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고 하루 일과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다. 나만의 연구실에서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점도 특별한 장점이다. 이른 아침의 고요함 속에서 논문을 읽거나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순간이다. 이런 자유로움은 지방대 교수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여유없는 삶
하지만 '여유로운 삶'이라는 말은 절반만 맞다. 연구실은 나만의 공간인 동시에 누구나 드나드는 곳이다. "똑똑" 하는 노크 소리가 집중을 방해한다. 학생 상담, 동료 교수들과의 회의, 끝없이 이어지는 행정 업무와 각종 요청들이 하루를 가득 채운다. 정작 내가 계획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하루가 끝나면 '오늘 나는 얼마나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썼을까?'라는 질문이 떠오른다.
워라벨 천국? 붕괴?
연구자로서의 삶은 끊임없는 자기 관리와 시간 배분의 예술이다. 연구, 강의, 학생 지도, 행정 업무를 조율하며 하루를 보내야 한다. 모든 일이 중요하고 시급하지만, 그 속에서 나만의 워크-라이프 밸런스(Work-life balance,속칭 워라벨, 우리나라 말로는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어려움 속에서도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느끼는 보람과 재미 덕분이다.
결국, 워라벨은 각자가 만들어가는 선택의 결과물이다. 그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워라벨이 천국이 될지, 아니면 붕괴로 이어질지 결정된다. 오늘도 나는 워라벨의 천국과 붕괴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