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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 엄마 Nov 16. 2019

#2 '엄마 언어치료사' 만들기 프로젝트

엄마가 아이의 첫 번째 언어 선생님이 되어야 하는 이유.


'언어'란 삶에서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 중 하나이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표현하고, 나의 감정과 생각을 나누고, 내가 느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면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게 된다. 아기가 태어나 제일 먼저 만나는 세상은 가족이다. 가족 중에서도 '엄마'를 통해 세상을 사람답게 살아가는 수많은 방법들을 터득해간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언어 습득'일 것이다.





나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난생처음 겪는 일들의 연속이었지만 당황스러운 마음보다 한 생명을 품고 있다는 거룩함의 무게가 더 커 그 모든 일들을 물 흐르듯 보낼 수 있었다.

생전 처음 젖을 물리고, 젖양이 적어 분유도 먹이고 그러다 이유식에서 드디어 밥! 밥을 먹일 수 있었다. 잘 못 먹는 아이를 키워본 엄마들은 말하지 않아도 지금도 겪고 있을 그 어려움을 서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식탐이라곤 찾아볼 수 없던 우리 아이는 입이 짧아 먹는 양도 적고, 까탈스러웠다. 태어나자마자 젖을 빠는 힘이 약해 설소대나 혀의 문제인가 싶어 유명한 의사를 찾아가 보기도 했고, 돌이 다 되어도 분유를 먹는 양은 100ml 먹을까 말까 버리는 게 반이었다. 입맛은 또 얼마나 까다로운지, 유기농 야채와 비싼 한우 살코기를 총동원하여 새벽까지 만든 이유식들은 모조리 뱉어 버려 쓰레기통에 버려지기 일쑤였다. 시간이 약이라고 무식하게 버티다 보니 이유식을 거쳐 드디어 밥에 안착했으나 이번엔 삼시 세끼 반찬 걱정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이가 혼자서 제대로 '밥'을 먹기 위해서는 이런 수많은 시간과 과정을 거쳐야 하고, 엄마는 아기에게 곡식에서부터 육류까지, 다양한 종류와 양, 질감 등을 음식으로 적응시켜주어야 한다. 숟가락을 손가락으로 어떻게 힘을 주어 잡아야 하는지, 또 음식을 숟가락으로 떠서 어떻게 하면 음식을 떨어뜨리지 않고 입안까지 넣을 수 있는지부터 입을 벌려 입안에 넣고 윗니 아랫니를 움직여 저작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알려주고 가르쳐주어야 한다. 밥 먹는 것뿐이겠는가? 기저귀를 떼고 대소변을 가리기 위해 배변훈련을 하고 양치질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신고 장난감을 정리하고 목욕을 하는 등의 모든 행위들을 끊임없이 반복하여 알려주고 가르친다. 그렇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의도와 욕구를 가장 손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도구인 '언어'를 습득하고 사용하도록 안내해주는 역할은 누가 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언어치료사이지만, 장담하건대 내 아이에게 언어를 알려주고 가르쳐주어야 하는 첫 번째의 안내자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으로 태어나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기본 행위들을 자연스럽게 가르쳐주고 안내해주는 역할을 하는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엄마'이다. 엄마인 여러분이 나의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있고, 가장 잘 이해해 줄 수 있다. 여러분이 아이를 제일 많이 돌보고 있으며, 아이의 어린 시절에 늘 곁에 있는 제일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아이의 인생을 통틀어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엄마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언어치료사인 내가 왜 아이의 첫 번째 언어치료사가 엄마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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