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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 엄마 Jun 25. 2020

네가 살아온 삶의 나이와 엄마의 삶의 나이가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가 물었다.

"엄마, 나는 살이지?

그럼, 엄마는 몇 살이야? "


세 살에서 네 살로 넘어가던 날

나에게 또 물었다.

"엄마, 예전에는 내가 세 살이었는데, 왜 지금은 네 살이 된 거야?"

"그럼, 엄마는 몇 살이 됐어?"


참 별거 없는 질문인데도

나이를 알려주자니 갑자기 서글퍼진다.

"엄마 나이는...

서른여덟 살이야."


하나, 둘, 셋..

한 자릿 수만

알고 있는 아이에게

서른여덟이라는 숫자는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내가 지금껏 살아온 나이가

네가 살아온 나이에

서른다섯을 더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너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끊임없이 쏟아지는 너의 질문들에

적당한 답을 찾지 못해 

눈알만 이리저리 굴리고 있을 때


내가 너와 살아온

삶의 나이가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맑고 순수한

너의 논리가 당연하고

말하지 않아도 함께 공감하며

까르르 웃어버릴 수 있을 텐데


네가 한 살 두 살,

나이가 늘어갈수록

나는 왜 자꾸 서글퍼만 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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