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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 엄마 Jul 18. 2020

말속에 숨겨진 여러 가지 의미

우리 아이는 얼마나 다양한 의사소통 기능을 표현하고 있나요?

생후 1년간 의사소통 발달(배소영, 1998).

2-3개월: 사람을 보고 미소 짓는다. 가끔 소리나게 웃는다. 입안 뒤쪽에서 소리가 난다. 

4-7개월: 소리 내기를 좋아한다. 여러 모음 비슷한 소리를 낸다. 입 안쪽 소리(ㅂ, ㅃ 비슷한)를 여러 모음과 함께 낸다. 음절 구분이 있는 소리는 낸다. 성인의 특정 어구에 반응하고 좋아한다(예: 빠꾸야, 쪼막 쪼막).

8-11개월: 운율 변화가 있는 소리를 낸다. 음절성 발음이 많다(예: 바다, 바다다, 빠빠빠, 맘마, 어마, 어버). '어, 어'의 소리를 내며 욕구를 표현한다. 자기 소리를 성인이 내면 가끔 모방하기도 한다. 손가락 가리키기에 '어, 어'를 동반한다. 특정 낱말에 대한 이해가 많이 생긴다(빠이빠이, 시계, 곤지곤지, 엄마, 할머니). 

12-13개월: 이해하는 낱말이 많아진다. 상황과 연결해서 일관되게 표현하는 낱말들이 생긴다. 요구하며 '어마, 어마', 싫다고 고개 흔들며 '아아이', 배고플 때 식탁을 가리키며 '마마, 맘마'등의 표현을 사용한다.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본능적인 기재를 가지고 태어난다. 

배소영(1998)에서 생후 1년 동안의 의사소통 발달 특성을 설명해주고 있다. 2-3개월 이전의 아이들은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아도 울거나 반사적으로 웃고 미소 짓는다. 하지만 이러한 아기의 행동들은 엄마나 아빠로 하여금 아이가 아파서 울거나 기뻐서 웃는다고 생각한다. 부모를 감정적으로 느끼게 하여 자신에게 다가가게 하거나,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4-7개월이 되면, 아이들은 점차 자신들의 행동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점차 의사소통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게 된다. 울거나 옹알이 소리를 내며 배가 고프거나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린다. 이러한 기재들은 부모의 주의를 끌거나,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물건이나 활동에 성인의 주의를 끄는 역할을 한다. 점차 아이들은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목표지향적인 행동이나 의도를 단계적으로 발달시켜, 10-12개월 정도가 되면 아이들은 언어 이전기의 의사소통 행위(prelinguistic communicative acts)를 다양하게 표현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부정표현을 하게 된다. 그 이후 10-18개월 정도가 되면, 아이들은 언어 습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사소통 기능들을 다양하게 사용하기 시작한다. 


의사소통의 여러 가지 기능

Halliday(1975)는 10-18개월 정도에 나타나는 의사소통 행위들을 그 기능에 따라 분류하여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1. 도구적 기능(Instrumental function): 자신의 물질적 필요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의사소통 행위들로 아이들이 가장 쉽게 배우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세요'와 같은 표현이다.

 2. 조정적 기능(Regulatory function): 타인이나 환경을 조절하거나 통제하기 위한 의사소통 행위로써, '해라'와 같이 지시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요구하는 기능이다.

3. 상호작용적 기능(Interactional function): 타인과 교류하거나 상호작용하기 위한 의사소통 행위로, 인사를 하거나 공통된 관심사나 활동에 끌어들이기 위한 기능을 말한다. 의사소통의 개념에서 중요한 '주고받기(turn taking)' 기능이라고도 할 수 있다.

4. 개인적 기능(Personal function):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자 나타내는 의사소통 기능으로 자신의 감정, 태도, 흥미 등을 표현하는 기능이다.

5. 발견적 기능(heuristic function):  환경을 탐구하고 정리하려는 의사소통 행위로 '왜 그런가요?"와 같이 자신에게 부족한 정보를 요청하는 기능이라고도 할 수 있다.

6. 가상적 기능(Imaginative function): 가상적인 상황을 만드는 의사소통 행위로써, "먹는 척해요"와 같이 가상적인 상황을 요구하는 기능을 말한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또는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욕구를 해결하고자 여러 가지 의사소통 기능을 사용한다. 말을 하기 이전의 아이들은 울음으로 혹은 발성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고, 말을 하기 시작한 아이들은 상대방의 반응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끌어낼 수 있는 적당한 단어를 선택하여 표현한다.


부모가 오해하기 가장 쉬운 부분 중 하나는 언어치료가 단순히 표면에 드러나는 '말'만을 담당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언어치료를 하려면 무작정 아이에게 따라 말하기를 강요하여 말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말로 표현되기 이전의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말이 느린 어린아이인 경우에는 아이가 표현하는 언어 안에 얼마나 다양한 의사소통의 기능이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고 다양한 의사소통 기능과 이해 언어능력을 향상해주는 것이 필요하고, 이 과정이 완성이 되어야 머릿속에만 머물고 있는 언어가 말로 표현되어 입 밖으로 튀어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서 제스처와 같은 몸동작이나 표현할 수 있는 말에 얼마나 다양한 의사소통 기능을 표현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러한 기능을 다양화시켜주는 것이 언어를 습득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기초 작업이 된다. 


언어발달이 느린 아이들은 다양한 의사소통기능을 사용하기보다는 요구하기나 상황을 조절하기 위한 도구적, 조정적 기능에만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이로 인해 언어발달을 더욱 지체하게 만들기 때문에, 언어발달이 지연된 아이의 경우에는 부모가 여러 상황을 통해 제스처들을 알려주고 다양한 의사소통 기능을 사용해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손을 흔드는 제스처'와 함께 '빠이빠이'라고 말하거나 '두 손을 모아 내미는 제스처'와 함께 '줘, 주세요'라고 동시에 말소리를 들려주는 등 제스처와 단어를 연결시켜주는 방법으로 의사소통의 다양한 기능을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영태, 아동 언어장애의 진단 및 치료, 서울: 학지사. 
배소영(1998). 언어발달. 학령기 아동의 말-언어장애 진단 및 치료 교육. 서울: 한국 언어 병리 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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