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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 엄마 Jul 07. 2020

부모가 알아야 할 우리 아이의 '언어의 세계'

표현 언어능력_2편


표현 언어 능력이란? 

표현 언어능력이란, 아이의 울음부터 시작해서 옹알이, 첫 단어의 출현, 어휘의 폭발기를 거쳐 구문 발달을 포함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1단계: 음성 발달(0-10개월)

아기가 자신의 발음기관을 움직여 발성을 터트리는 첫 번째 소리가 바로 울음이다. 신생아 시기에 아이들은 오로지 울음으로 자신의 욕구를 끊임없이 표현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의 울음소리는 점차 목안을 울려서 내는 다양한 소리나 모음과 비슷한 소리들로 발달하게 된다. 이것을 옹알이(cooing)라고 하는데, 옹알이는 언어 습득과 가장 관련이 깊은 발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다양한 발성 놀이를 즐기며 자신의 소리를 듣고 조음기관을 탐험하며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게 된다. 


옹알이는 음성을 발성할 수 있는 시기부터 첫 단어가 출현하기까지 약 1년여의 시간 동안 자신의 조음기관을 조절하는 능력을 훈련하게 된다.  말소리를 내기 이전의 아이들은 여러 가지 발성 단계를 거친다. 다양한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반사적 울음이 나타나고, 숨쉬기, 빨기, 트림이나 재채기와 같은 소리들을 내면서 성대라는 기관을 진동하고 발성기관을 통한 공기는 여러 조음기관들을 거치며 막혔다가 열리면서 다양한 소리들을 산출할 수 있게 된다. 태어난 지 한두 달이 지나면 아이들은 목을 울리는 소리를 내고 자신들의 기분을 표현하기도 한다. 긴 모음처럼 들리는 목 울리는 소리를 통해 옹알이를 준비하고, 점차 발성 놀이가 증가하는데 하나의 모음 발성에서 다양한 모음들을 조합하여 발성 놀이를 즐기게 된다.


생후 6개월 정도가 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음절이 나타나게 되는데, 자음과 모음이 점점 복잡해지고 다채로운 옹알이가 나타난다. 이때 나타나는 옹알이는 주변에서 듣는 언어 즉 모국어의 영향을 받는다. 이것은 옹알이에 나타나는 특정 모음과 자음이 아이가 주변에서 듣는 언어, 모국어의 특징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제 아이들은 엄마와 같은 언어로써 옹알이를 발달시켜나가고, 엄마가 그 소리를 똑같이 말해줄 때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았다고 느낀다. 이렇게 아이에게 있어 옹알이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자 첫 번째 언어라고 할 수 있다. 8개월 정도가 되면, 아이들의 옹알이는 음절과 가까운 소리로 변화하며 /ㅂ,ㅃ,ㅍ/와 같은 입술소리, /ㅁ,ㄴ/와 같은 비음 소리, /ㄷ,ㄸ,ㅌ/와 같은 치경음 소리 등이 모음과 섞여서 반복된 음절을 이루면서 첫 단어가 출현할 준비를 갖추게 된다. 


2단계: 첫 단어의 출현(10-16개월)

보통 아이들은 빠르면 10개월 정도, 늦으면 16개월 정도에 '첫 단어'가 출현하게 된다. 여기에서 '첫 단어'라는 개념이 중요한데, 옹알이에서 단어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단어를 말할 때 반드시 의미가 덧입혀진 형태로써 일관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8개월 전후의 아이들에게서 ‘엄마’라는 옹알이가 나타날 때 간혹 이것을 듣고 첫 단어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아이가 엄마에게도 아빠에게도 ‘엄마’라고 하거나, 장난감을 쳐다보면서도 ‘엄마’라고 말하는 것은 단어의 개념보다는 입술소리를 연습하는 옹알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가 오로지 엄마에게만 그리고 환경이나 상황이 바뀌어도 자신의 엄마에게 ‘엄마’라고 말할 때에야 드디어 진정한 ‘첫 단어’가 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첫 단어’를 말하기 위해 ‘안녕, 주세요’와 같은 관습적인 제스처를 사용하고, 그다음 단계로 단어와 비슷한 원시어(proto-words)를 사용하는 시기도 거친다. 따라서 아이에게 현재 관습적인 제스처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단어와 비슷한 원시 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면, '이제 곧 아이가 첫 단어를 말할 수 있겠구나'라는 것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첫 단어의 특징을 살펴보면, 아이들은 자주 접하고 익숙한 단어나 혹은 아이가 선호하는 것들이 첫 단어가 된다.

또한 첫 단어가 출현되는 시기에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 중 대표적인 것 하나가 바로 '과잉 일반화(overextention)'라는 현상을 들 수 있다. '과잉 일반화 현상'이란 자신이 배운 단어를 과대하게 적용시켜서 사용하는 것이다. 다리가 4개인 동물은 모두 ‘강아지’라고 한다든지, 모든 탈것들을 ‘차’라고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언어발달을 하는데 정상적인 과정임으로 이것을 고치려고 지적하거나 반복적으로 알려줄 필요는 없다.

 

3단계: 어휘 폭발기(16-24개월)

첫 단어가 출현하고 난 뒤의 초기 단어의 습득은 개인차에 따라 다르지만, 일주일에 하나 정도로 매우 느리게 습득된다. 또한 새롭게 습득된 단어들은 계속적으로 단어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가지고 있던 단어들을 잊어버리거나 헷갈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16-24개월 정도가 되면 아이들은  갑작스럽고 폭발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단어를 습득하기 시작한다. 이를 '어휘 폭발기(vocabulary burst)'라고 한다(Bates et al., 1987). 어느 한 연구에서는 아이들의 언어발달을 종단적으로 연구를 하였는데, 어휘 폭발기를 선정하는 기준은 적어도 일주일에 3 단어 이상을 습득하게 되는 시기를 말하고, 평균적으로  생후 19개월 정도가 되면 50개의 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보고하고 있다(Bloom, 1993). 또한 대규모로 진행된 외국의 한 연구에서는 아이들은 17개월까지는 50% 정도 그리고 24개월까지는 90%로 어휘 폭발기를 경험한다고 보고하고 있어서 적어도 대다수의 아이들이 24개월 전에는 어휘 폭발기를 겪게 된다는 것을 예측해볼 수 있다. 


4단계: 구문 전환기(20개월 이후)

20개월 정도가 되면, 아이들이 표현할 수 있는 단어의 수는 최소 50여 개가 된다.  아이들은 서서히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단어들을 서로 연결하며 초기 문장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 시기를 한 단어 수준의 발화에서 두 단어가 조합된 문장이 출현하는 전환기라고 할 수 있다. 보통 두 단어 정도의 짧은 문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지만, 아직은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이 아닌 단어만 조합하거나 어순이 불규칙하는 등의 전보식 문장을 사용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초기 문장들은 시간이 흐르며 좀 더 생산적인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아이들은 이때 사용한 단어들을 주축으로 하여 문장을 구성하고 확장하게 되는데, 어순 전략이나 fast mapping이라고 하는 '어휘 습득 전략'을 사용하여 빠른 속도로 언어를 발달시켜나간다. 

또한 문법을 습득하게 되면서 보다 긴 문장으로 말할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은 문장 안에 들어있는 '형태소의 길이'의 차이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평균 발화 길이(Mean length of utterance, MLU)는 통사 발달의 측정치로 널리 사용되는 방법 중 하나로, 문장 내의 형태소를 기준으로 계산되는 아동 발화의 평균 길이라 할 수 있다. Miller와 Chapman(1981)은 평균 발화 길이(MLU)를 통해 아동이 각 단계에 도달하는 연령에 대한 규준을 설명하여 아동 개인의 통사 발달을 예측해보는 기준을 다음과 같이 마련하고자 노력하였다. 보통 1단계(MLU=1.01-1.99)가 되면 아이들은 단어를 조합하기 시작하며, 2단계(MLU=2.00-2.49)로 접어들며 아이들은 단어를 조합하며 그 안에 문법 형태소를 첨가하기 시작한다. 3단계(MLU=2.50-2.99)가 되면, 아이들은 부정문과 의문문 등 다양한 문장의 형태를 보이고 4단계(MLU=3.00 이상)에 드디어 복문이 출현하게 된다는 것이다.

평균 발화 길이(MLU)를 통해 우리는 아이들의 사용하는 문장 성분에 문법형태소들이 얼마나 포함되는지를 예측해볼 수 있지만, 문법 발달을 시작하는 연령도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이는 아이들 개인마다 통사 발달 속도의 차이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1년여라는 긴 시간 동안 이해 언어능력이 쌓이고 나면, 아이들은 돌을 전후하여 의미가 담긴 한 두 개의 단어를 말할 수 있게 된다. 두 돌을 전후하면서는 단어들을 조합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언어가 구조화되기 시작하는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본격적으로 엄마가 사용하는 언어 규칙들을 가지고 문장을 길고 복잡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즉, '보편적 문법'으로써 생득적 지식을 가지고, 다양한 언어 형태의 입력 자극 중에서 패턴을 구별하여 만들어내며 이것을 통해 문법을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과정 속에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바로 '부모가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건네는 말'이다. 아이들은 이해 언어능력을 쌓을 때나, 본격적으로 말을 사용하며 표현 언어능력을 발달시킬 때에도 부모에게 들었던 말들을 사용한다. 부모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 문장 형태, 구성성분들 모두를 아이들은 자신의 머릿속 어휘사전(lexicon)에 차곡차곡 담아놓는다.


흔히 아이들을 양육하는 데 있어서 '양보다 질'이라는 슬로건을 많이 사용하지만, 언어교육에 있어서만큼은 질도 중요하지만 양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언어는 노출된 양만큼만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말은 언어의 문법 규칙을 아이가 스스로 밝혀내기 위한 좋은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준다(Zukow, 1990).




Reference
1. Erika Hoff(2006). 언어발달(Language Development), 시그마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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