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 정보·통신 정보 기술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정보 미디어를 구사하며, 정보를 활용하거나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에 접근해서 분석 평가하며,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Livingstone, 2004).
① 접근 능력(Access) : 미디어 콘텐츠 및 서비스 품질과 관련된 지속적인 접근조건
② 분석 능력(Analyze) : 상징적 텍스트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
③ 평가 능력(Evaluate) : 미디어 콘텐츠가 생산되는 맥락에 대한 지식체계 및 지식의 객관성과 품질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 능력
④ 창조 능력(Create) : 참여, 사회자본, 시민문화와 관련된 콘텐츠 생산
4차 산업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는 새롭게 습득되어야 할 능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아이들에게도 교육용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그 시기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TV,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 미디어 영상기기의 발달로 점점 더 어린 시기의 영유아들은 장시간 동안 미디어에 노출되고 있으며, 이러한 미디어교육이 유익하다고 여기는 부모도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영유아 시기의 미디어 노출과 언어발달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미디어 노출과 언어발달지연
부모들은 어린아이에게 TV나 스마트폰을 통해 영상을 오랫동안 많이 보여주는 것에 대해 무의식적인 거부감이 있지만 어떤 이유 때문에 영상을 보여주면 안 되는 것인지, 언제부터 영상을 보여주면 좋을지에 대한 것은 깊이 있게 고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알다시피 미디어 매체는 여러 가지 순기능이 있지만,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미디어 매체에 노출될 경우에는 부모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역기능이 상당하기 때문에 어린 연령의 학부모는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AAP)에 따르면 만 2세 이하의 어린아이에게 미디어 매체의 시청을 제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많은 연구에서 첫 단어가 출현하기 전인 10개월 전후에 TV 매체에 노출된 영아에게서 언어발달지연이 나타났으며, 만 2세 이하인 영아의 TV 시청과 언어발달 사이에 부정적인 유의 관계가 나타났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12개월 전의 영아가 하루에 2시간 이상 TV 매체에 노출되게 되면 언어발달지연의 위험이 6배로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디어 매체와 언어발달의 연관성과 관련한 연구들
육아정책연구소(이정림 외, 2013)에서 수도권 지역의 만 2세 이하 영아를 포함한 영유아의 학부모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영유아 미디어 매체 노출실태'를 조사한 결과, 영아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부모 인식에서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음(33.1%), 긍정적(21.4%), 부정적(18.8%)'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50% 이상의 부모가 미디어 매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유아 부모가 미디어에 갖는 인식이 긍정적일수록 미디어를 노출하는 시기와 이용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들은 대체로 미디어 매체를 재미있는 놀잇감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고, 부모들이 미디어 매체 이용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을수록 유아들의 미디어 매체 이용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매체를 대신할 수 있는 건전한 재미있는 놀이 환경의 제공이 없이는 유아들의 미디어 매체를 통한 놀이를 저지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1년 동안 진행한 연구에서 언어발달지연을 보이는 아동을 대상으로 미디어 노출 시간과 시기, 형태를 분석한 결과(조민수 외, 2017), 언어발달지연을 보이는 63%의 아동은 하루 2시간 이상 미디어에 노출되었으며, 미디어를 처음 접한 시기는 95%의 아동이 생후 24개월 이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언어발달지연 아동은 혼자 미디어를 시청한 아동이 7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미디어의 이른 시기에 노출되는 것과 오랜 시간 동안 노출되는 것은 언어발달지연의 위험인자이며, 부모 없이 영유아 혼자서 미디어를 시청하는 것은 언어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의진(2013)에서는 0-3세 미만의 영아가 미디어 매체에 노출되면 뇌 발달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며, 어릴수록 디지털기기에 중독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고 하였다.
영아기의 경우 영아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며, 부모의 인지와 결정에 따라 노출의 시기가 결정된다. 실제로 아동의 스마트폰 중독 및 과몰입의 가장 큰 원인은 양육자의 인식과 양육 태도이었다. 부모가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이 허용적일수록 영아의 스마트폰 과몰입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이어리, 이강이, 2012; 장영애, 박정희, 2007; Bittman 외, 2011).
그 외의 연구에서도 장기간 미디어 이용은 신체적으로는 시력저하, 수면장애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산만함, 사회성 문제, 폭력성 발현 등 정신적, 사회적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다. 또한, 미디어 노출은 자극적인 영상이 빠르게 지나가면서 시각 중추만을 자극하고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까지는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에, 상호작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언어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간의 뇌는 사람과의 상호작용 속에 많은 활성화 작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아동의 수동적인 반응을 요하는 미디어 매체는 오히려 언어발달을 저해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너무 어린 연령에 미디어에 노출되게 되면 부모와 소통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아이 스스로 창조적인 놀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게 된다고 보고된다.
부모가 아이에게 미디어 노출을 허락하는 첫 번째 이유는 아이가 영상을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고, 두 번째 이유는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교육 기관들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미디어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 등이 해당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 자녀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은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삶의 만족도가 달라질 것이다. 앞서 말한 이유들과 시대의 흐름의 변화 등 다양한 원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이에게 미디어를 노출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심각하게 고민을 해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혹시라도 우리 아이만 너무 뒤처지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에 어렵게 내린 결단이 흔들려 하나둘씩 허용해주었던 것이, 어느 순간에는 부모가 아이를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문제가 커질 수도 있다. 청소년들조차도 인터넷 사용을 비롯한 게임 중독 등으로 많은 부모와 아이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더군다나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나 모든 세포들이 성장하고 있는 영유아 시기의 미디어 노출은 치명적이며,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월등히 높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영유아는 청소년보다 부모의 통제로 어느 정도 아이의 미디어 노출을 조절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부모가 먼저 스마트폰이나 TV 매체의 사용보다는 독서나 다양한 취미의 활동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그 활동을 공유함으로써 영유아가 미디어에 노출되는 시간을 서서히 줄어들 수 있도록 도와주자.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영유아가 미디어를 시청하더라도 상호작용을 하는 수단으로써 부모와 같이 제한된 시간에만 시청할 수 있도록 바로 옆에서 함께 지켜봐 주어야 한다.
미디어 매체에게 아이를 맡기는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이 이 시대의 부모에게 필요하다. 적어도 아이의 언어발달이 안정되고, 부모와의 추억을 차곡차곡 쌓으며 아이의 내공을 단단히 만들어준 뒤, 천천히 미디어에 노출하더라도 전혀 늦지 않다.
[미디어 중독 유아의 공통 행동특성(이정림 외, 2013 참고)]
- 발달의 모든 영역들이 전반적으로 지체되고 있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서 관계를 맺는 경험이 부족하고 관계가 일방적이어서 정서 사회성 발달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
- 공감능력의 결여에서 오는 공격성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남.
- 스마트폰에 중독된 유아들의 경우 자아 중심성이 강함.
- 유아시기에 습득해야 할 타인 조망능력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아져서, 추후 반사회적인 행동 문제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큼.
- 신체활동을 통하여 체험하고 경험을 통하여 학습하는 기회도 적어짐.
-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사고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의 감정에 대한 표현방법도 미숙해짐.
- 자신의 자존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차단될 수 있음.
-Reference-
신의진(2013). 디지털 세상이 아이를 아프게 한다. 서울: 북클라우드.
이어리, 이강이(2012). 부모요인, 친구요인, 심리적 용인이 초등학생의 충족적 휴대전화 사용에 미치는 영향, 아동교육, 21(2), pp27-39.
이정림, 도남희, 오유정(2013). 영유아의 미디어 매체 노출실태 및 보호대책, 육아정책연구소, 연구보고, 15, pp1-176.
장영애, 박정희(2007). 아동의 인터넷 사용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부모의 양육태도 및 부모-자녀간 의사소통, 한국생활과학회지, 16(6), pp1131-1140.
조민수 외(2017). 미디어 노출이 언어발달에 미치는 영향, 대한 소아신경학회지, 25, pp34-38.
Bittman, M., Brown, J., Rutherford, L., & Unsworth, L. (2011). Digital natives? New and old media and children’s outcomes. Australian Journal of Education, 55 (2), 161-175.
Christakis DA(2014). Interactive media use at younger than the age of 2 years: time to rethink the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guideline? JAMA Pediatr ,168, pp399-400.
Livingstone, S.(2004) Media literacy and the challenge of new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The Communication Review, 7(1), 3∼14.
그림출처: by 초록담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