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유 엄마 Jul 24. 2020

'핑퐁 대화'에서 '하브루타'까지

아이의 생각을 키워주는 엄마의 대화법 2: '하브루타 대화법'

생각의 근육을 키워주는 하브루타 대화법



'하브루타'는 히브리어로 '동반 의식, 우정'을 의미하며, 짝을 만들어 함께 공부하는 학습법을 말한다. 질문은 있지만 정해진 답은 없는 것이 바로 '하브루타 대화법'이다. 엘리 홀저 교수(이스라엘 히브리대)는 '하브루타 대화법'이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이기는 토론이 목적이 아니라 설득력을 갖춘 토론, 즉 "서로의 성장"이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하브루타 대화법'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바로 '질문'이다. '질문'의 밑바탕이 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청'이다. 즉,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듣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하브루타 대화에서 질문에 대한 모든 대답은 정답이 된다.


언어재활에서도 '하브루타 대화법'은 매우 유용하고 의식하지 못할 뿐 실제로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부모가 가정에서 아이의 언어를 지도할 때에도 '하브루타 대화법'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치료법이라고 하더라도 아이가 보유하고 있는 언어능력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으면 오히려 아이의 입을 닫게 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하브루타 대화법']

<'하브루타 대화법'의 전제 조건>
- 두 가지 이상의 지시 따르기 가능
- 육하원칙 의문사 이해 가능
- 표현 어휘가 최소 50개 이상 가능
- 문장 출현 시작


<'하브루타'의 중요 요소(Kent, 2008)>
# 경청 & 명확한 의사표현(Listening and Articulating)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의견이 무엇인지 경청을 하고, 동시에 자신의 의견을 잘 정리해서 표현한다. 자신의 의견 전달에만 집중하면, 자칫 상대방의 의견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 의문 & 집중(Wondering and Focusing)
일상생활을 아이와 함께 보내며 당연한 일이더라도 관심을 갖고 오감을 총동원하여 상황에 대해 폭넓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이것은 부모와 아이가 어느 한 가지에 동시적으로 깊이 있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지원 & 도전(Supporting and Challenging)
하브루타의 기본 원칙은 서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생각 외의 폭이 넓어질 수 있도록 한다. 대화를 하는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신 또한 상대의 의견에 깊이 있는 질문으로 확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정에서의 하브루타 대화법]

1단계: 부모는 아이와 놀이가 시작되자마자 질문을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이나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에 대해 공감을 해주며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2단계: 가장 쉬운 단계의 질문부터 어려운 질문으로 확장시킨다. 질문의 유형에는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과 '답이 없는 질문'으로 나눠진다. 말이 느린 아이의 경우에는 구체적이고 명료한 질문을 듣고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짧게라도 대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답이 정해져 있는 간단한 질문으로 시작하여 차츰 상황을 추론하고 맥락을 이해해야 대답이 가능한 질문이나 시야에서 벗어난 주제 등의 복잡한 단계의 질문으로 넘어간다.

3단계: 부모의 질문을 듣고 아이가 대답을 하지 않을 경우, 그것 또한 '침묵'의 형태를 나타내는 아이의 반응이라는 것을 인정해준다. 아이에게서 질문의 대답을 끝까지 듣기 위해 같은 질문을 무한 반복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아이가 반응하지 않는 질문은 아이와 눈을 마주친 상태로 한 번만 다시 질문을 한 뒤 대답이 없다면 물러나도록 한다.

4단계: 아이가 대답을 하지 못할 경우, 아이에게서 문제를 찾기보다 자신의 질문이나 문장 길이, 어휘 선택에 있어 문제가 없었는지 성찰한다. 만약 부모의 질문이 아이에게 어렵게 느껴진다면 아이의 언어 수준에 맞게 질문의 형태를 수정한 뒤 다시 질문한다.




'언어'라는 것을 연구하기 전에는 말을 하는 과정은 부모가 아이에게 인풋(Input)을 주고 아웃풋(Output)을 끄집어내기만 하면 되는 그런 단순한 과정이라 여겼었다. 그러나 언어를 연구하면 할수록 어린아이가 특정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언어는 화자에 따라 감정에 따라 그리고 대화하는 시점에 따라 다양한 환경에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변화무쌍한 도구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아이들이 부모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대답하지 못하거나, 부모의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한다거나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부분 이러한 상황에서는 아이가 대답하지 못하는 이유를 아이에게서 찾곤 하지만, 많은 원인 중 하나는 바로 부모가 질문하는 방식에 있다. 화자인 부모의 시점에서는 사건과 사물의 개념에 대한 전제 능력이 존재하고, 맥락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기 때문에 문장을 간단히 줄여 말하거나 '거기, 그거, 지난번 등'과 같은 대용어를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아이의 시점에서는 부모의 질문이 어려울 수 있고, 어떤 대답을 유도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부모가 아이에게 질문을 할 때 아이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원한다면, 부모가 던지는 질문은 항상 명료하고 구체적이어야 아이의 대답을 잘 이끌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모든 질문의 대답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의 대답이 부모가 생각했던 범주에서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부모가 아이의 대답을 중심으로 '하브루타 대화법'을 실천하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야 한다.



-Reference-

Kent, O. (2008). Interactive Text Study and the Co-Construction of Meaning: Havruta in the DeLeT Beit Midrash.











매거진의 이전글 부모와 함께하는 언어놀이(2-4개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