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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함께하는 언어놀이(20-24개월)

언어재활사가 알려주는 연령별 언어놀이_10

by 여유 엄마

언어발달 연령(20-24개월)

[수용 언어 증진 활동]

두 돌이 되면, 아이들이 알고 있는 이해의 어휘가 점차 증가하며 명사어휘와 동사 어휘들도 증가하게 된다. 이때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동이 알고 있는 어휘들을 다양한 범주로 확장시켜 줄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

활동 1. 2단계의 간단한 지시 따르기
: 아동과 활동을 하면서 2단계의 행동이 필요한 간단한 지시 따르기를 한다. 이때 부모가 사용하는 지시어는 독립적이고 간단한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숟가락을 가져와서, 상 위에 놓으세요.' 또는 '냉장고를 열고, 우유를 꺼내요.'등의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운 지시어(2단계)를 제시한다.

활동 2. 사물과 그림 연결하기
: 아동이 인지하고 있는 어휘의 사물이 그려진 그림을 아동에게 보여주고, 실제 사물을 가져오도록 유도하여 사물과 그림을 연결시켜준다. 아이들은 이 활동을 통해 어휘의 이름과 '실제 사물, 사진, 칼라그림, 선그림'이 모두 하나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활동 3. 동사 이해하기
: 동사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아동이 직접 동사의 행위를 경험하게 하면 그림으로 설명되지 않는 동사의 의미를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어나, 앉아, 박수 쳐'등의 동사를 말하면서 아동과 함께 동작을 수행하며 동사 어휘를 들려준다. 또한 아동이 이미 알고 있는 사물과 연계하여 동사를 학습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곰'인형을 가져와 '곰돌이, 앉아'라고 말하거나 '곰돌이 냠냠 밥 먹자'라고 말하며 동작을 인지시킨다.



[표현 언어 증진 활동]

이 시기의 아이들은 최소 50여개 이상의 단어들을 말할 수 있게 되며, 자신이 갖고 있는 단어들을 하나 둘씩 붙여 점차 문장을 말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명사+명사' 형태의 문장이 출현하다가 점차 '명사+동사', '소유자+명사', '소유자+동사'등 다양한 형태의 문장이 출현하게 된다.

활동 1. 두 단어를 조합하여 문장 만들기
: 아동에게 간단한 의문사를 사용한 질문을 통해 아동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두 단어로 조합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예를 들어 '지금 뭐 해?, 뭐 먹어? 누가 할까?'등으로 질문을 하여 아동이 '빠방 가, 우유 먹어, 내가 할래'등으로 대답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아동이 한 단어로 말하려고 하면, 아동이 말한 단어에 나머지 단어를 붙여서 두 단어로 조합된 문장으로 들려준다.

활동 2. 자신의 이름 말하기
: 아동에게 자신의 이름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아동에게 '이름이 뭐예요?'라고 질문하여 아동의 이름을 알려주고 대답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아동에게 사진을 보여주거나 거울 앞에서 아이와 얼굴을 마주하며 '이게 누구야?'라고 질문하여 아이의 이름을 들려주고 자신의 이름을 말하도록 유도한다.

활동 3. 소유대명사 사용하기
: 아동에게 '나'와 '너'의 소유 대명사를 알려주도록 한다. 아동과 서로 마주보고 앉아서 '내 눈, 네 눈(너의 눈)'이라고 말하거나 아동의 옷을 입히며 '내 팔, 네 팔/내 바지, 네 바지'라고 말해준다. 나의 것과 너의 것을 구분하는 데 가장 먼저 활용할 수 있는 어휘들은 '소유자+소유' 의 문장을 말하도록 유도하여 '내+신체부위', '네 신체부위'를 구분할 수 있도록 반복해서 말해준다.




아이는 신비롭게도 엄마와 많은 것을 공유한다. 엄마는 탯줄을 끊으며 '나'와 '너'를 분리하는데 아이는 엄마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태어나 그 이후로도 몇년 동안은 그 관계를 유지한다.

규하가 혼자 힘으로 앉아있을 수 있기 전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아이는 나와 1분 1초라도 몸이 닿아있지 않으면 온 몸으로 울면서 내 품을 찾았다.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다가도 나의 냄새를 맡거나 목소리를 들으면, 이내 울음을 삼키며 있는 힘껏 내 품으로 파고 들었다. 아이의 입장에서 그 울부짖음은 엄마와 만나기까지 열달에 가까운 시간 동안 엄마의 숨소리와 목소리를 들어왔고, 자신을 지켜주는 포근한 안식처였던 곳과 갑작스럽게 떨어져 세상과 마주하게 된 아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아이는 엄마와 자신을 동일시했던 삶의 방식에서 점차 엄마를 타인으로 인식할 수 있는 인지능력을 갖추게 된다.자신을 독립적인 하나의 개체로 받아들이고, 자신과 동일시되었던 '엄마'를 분리할 수 있게 되면서 점차 '나'와 '너'를 인지하게 된다. 그 때부터 아이들은 '나의 것'과 '너의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아직은 엄마와 완벽하게 분리되지 않았지만, 엄마를 타인으로 구분하기 시작한 아이는 '소유자+소유'의 개념을 이해하게 되고 '내 거야'라는 말을 내뱉을 수 있게 된다.


언어의 사용은 목표 언어에 해당하는 개념을 온전히 이해한 뒤에야 그 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인지능력과 그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 그리고 목표언어를 발음할 수 있는 조음능력이 갖추어졌을 때 아이들은 우리가 원하는 목표 언어를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규하가 자신과 나를 분리하기 시작한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엄마로써 기쁘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허전한 마음도 공존했다. 아이들은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더 빠르게 독립을 위한 준비를 한다.

규하가 갓난 아이이던 시절, 하루 종일 울어대던 아이를 들쳐 안고서 온 집안을 서성거리며 그저 이 시간이 하루 빨리 지나가기를 빌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마다 규하보다 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항상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때가 제일 이쁠 때야, 안아줄 수 있을 때 많이 안아 줘.'

시간이 흐를수록 그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정말로 그 말이 맞았다. 아이의 인생을 통틀어 아이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어리고 가장 이쁠때고, 가장 많이 안아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금도 아이가 '규하 꺼'라고 말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내가 하나하나 알려주지 않아도 아이는 스스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자신 만의 언어를 만들어갔다. 이런 아이에게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는 것과 생각지도 못했던 어느 순간에 독립된 아이를 마주할 마음을 준비해 가는 것이다.


-Reference-
김영태(2002). 아동 언어장애의 진단 및 치료. 서울: 학지사.
김영태, 이영철 편역(1992). 조기언어교육 프로그램. 서울: 특수교육.
Eric J. Mach & Russel A. Barkley(2006). 아동정신병리, 시그마프레스.

그림출처: by 초록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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