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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 엄마 Aug 25. 2020

부모와 함께하는 언어놀이(20-24개월)

언어재활사가 알려주는 연령별 언어놀이_10

언어발달 연령(20-24개월)

[수용 언어 증진 활동]

두 돌이 되면, 아이들이 알고 있는 이해의 어휘가 점차 증가하며 명사어휘와 동사 어휘들도 증가하게 된다. 이때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동이 알고 있는 어휘들을 다양한 범주로 확장시켜 줄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

활동 1. 2단계의 간단한 지시 따르기
: 아동과 활동을 하면서 2단계의 행동이 필요한 간단한 지시 따르기를 한다. 이때 부모가 사용하는 지시어는 독립적이고 간단한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숟가락을 가져와서, 상 위에 놓으세요.' 또는 '냉장고를 열고, 우유를 꺼내요.'등의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운 지시어(2단계)를 제시한다.

활동 2. 사물과 그림 연결하기
: 아동이 인지하고 있는 어휘의 사물이 그려진 그림을 아동에게 보여주고, 실제 사물을 가져오도록 유도하여 사물과 그림을 연결시켜준다. 아이들은 이 활동을 통해 어휘의 이름과 '실제 사물, 사진, 칼라그림, 선그림'이 모두 하나의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활동 3. 동사 이해하기
: 동사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아동이 직접 동사의 행위를 경험하게 하면 그림으로 설명되지 않는 동사의 의미를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어나, 앉아, 박수 쳐'등의 동사를 말하면서 아동과 함께 동작을 수행하며 동사 어휘를 들려준다. 또한 아동이 이미 알고 있는 사물과 연계하여 동사를 학습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곰'인형을 가져와 '곰돌이, 앉아'라고 말하거나 '곰돌이 냠냠 밥 먹자'라고 말하며 동작을 인지시킨다.  



[표현 언어 증진 활동]

이 시기의 아이들은 최소 50여개 이상의 단어들을 말할 수 있게 되며, 자신이 갖고 있는 단어들을 하나 둘씩 붙여 점차 문장을 말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명사+명사' 형태의 문장이 출현하다가 점차 '명사+동사', '소유자+명사', '소유자+동사'등 다양한 형태의 문장이 출현하게 된다.

활동 1. 두 단어를 조합하여 문장 만들기
: 아동에게 간단한 의문사를 사용한 질문을 통해 아동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두 단어로 조합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예를 들어 '지금 뭐 해?, 뭐 먹어? 누가 할까?'등으로 질문을 하여 아동이 '빠방 가, 우유 먹어, 내가 할래'등으로 대답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아동이 한 단어로 말하려고 하면, 아동이 말한 단어에 나머지 단어를 붙여서 두 단어로 조합된 문장으로 들려준다.  

활동 2. 자신의 이름 말하기
: 아동에게 자신의 이름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아동에게 '이름이 뭐예요?'라고 질문하여 아동의 이름을 알려주고 대답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아동에게 사진을 보여주거나 거울 앞에서 아이와 얼굴을 마주하며 '이게 누구야?'라고 질문하여 아이의 이름을 들려주고 자신의 이름을 말하도록 유도한다.

활동 3. 소유대명사 사용하기
: 아동에게 '나'와 '너'의 소유 대명사를 알려주도록 한다. 아동과 서로 마주보고 앉아서 '내 눈, 네 눈(너의 눈)'이라고 말하거나 아동의 옷을 입히며 '내 팔, 네 팔/내 바지, 네 바지'라고 말해준다. 나의 것과 너의 것을 구분하는 데 가장 먼저 활용할 수 있는 어휘들은 '소유자+소유' 의 문장을 말하도록 유도하여 '내+신체부위', '네 신체부위'를 구분할 수 있도록 반복해서 말해준다.




아이는 신비롭게도 엄마와 많은 것을 공유한다. 엄마는 탯줄을 끊으며 '나'와 '너'를 분리하는데 아이는 엄마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태어나 그 이후로도 몇년 동안은 그 관계를 유지한다.

규하가 혼자 힘으로 앉아있을 수 있기 전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아이는 나와 1분 1초라도 몸이 닿아있지 않으면 온 몸으로 울면서 내 품을 찾았다.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다가도 나의 냄새를 맡거나 목소리를 들으면, 이내 울음을 삼키며 있는 힘껏 내 품으로 파고 들었다. 아이의 입장에서 그 울부짖음은 엄마와 만나기까지 열달에 가까운 시간 동안 엄마의 숨소리와 목소리를 들어왔고, 자신을 지켜주는 포근한 안식처였던 곳과 갑작스럽게 떨어져 세상과 마주하게 된 아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아이는 엄마와 자신을 동일시했던 삶의 방식에서 점차 엄마를 타인으로 인식할 수 있는 인지능력을 갖추게 된다.자신을 독립적인 하나의 개체로 받아들이고, 자신과 동일시되었던 '엄마'를 분리할 수 있게 되면서 점차 '나'와 '너'를 인지하게 된다. 그 때부터 아이들은 '나의 것'과 '너의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아직은 엄마와 완벽하게 분리되지 않았지만, 엄마를 타인으로 구분하기 시작한 아이는 '소유자+소유'의 개념을 이해하게 되고 '내 거야'라는 말을 내뱉을 수 있게 된다.


언어의 사용은 목표 언어에 해당하는 개념을 온전히 이해한 뒤에야 그 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인지능력과 그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 그리고 목표언어를 발음할 수 있는 조음능력이 갖추어졌을 때 아이들은 우리가 원하는 목표 언어를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규하가 자신과 나를 분리하기 시작한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엄마로써 기쁘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허전한 마음도 공존했다. 아이들은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빠르게 독립을 위한 준비를 한다.

규하가 갓난 아이이던 시절, 하루 종일 울어대던 아이를 들쳐 안고서 온 집안을 서성거리며 그저 이 시간이 하루 빨리 지나가기를 빌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마다 규하보다 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항상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때가 제일 이쁠 때야, 안아줄 수 있을 때 많이 안아 줘.'

시간이 흐를수록 그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정말로 그 말이 맞았다. 아이의 인생을 통틀어 아이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어리고 가장 이쁠때고, 가장 많이 안아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금도 아이가 '규하 꺼'라고 말하던 순간이 떠오른다. 내가 하나하나 알려주지 않아도 아이는 스스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자신 만의 언어를 만들어갔다. 이런 아이에게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는 것과 생각지도 못했던 어느 순간에 독립된 아이를 마주할 마음을 준비해 가는 것이다.


-Reference-
김영태(2002). 아동 언어장애의 진단 및 치료. 서울: 학지사.
김영태, 이영철 편역(1992). 조기언어교육 프로그램. 서울: 특수교육.
Eric J. Mach & Russel A. Barkley(2006). 아동정신병리, 시그마프레스.

그림출처: by 초록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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