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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창희 Dec 14. 2016

할리퀸, 리히텐슈타인을 만나다.

Harley Quinn with hair ribbon

리히텐슈타인의 감성으로 할리퀸을 표현하다.

크리스털의 매력에 빠져 이 일을 시작한 지 5년이 되었다. 첫 작품은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재해석한 세 여자 시리즈였다.

아직도 내 작업실의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최초의 작업은 항상 아쉬움을 남기기 마련이다.

세 아이들은 특히 그렇다. 크리스털을 사용한 아트워크의 가능성에 대한 테스트 작업이기도 했다.

항상 그녀들을 보면서 언젠가 다시 한번 해석해보고자 생각하곤 했다.

같은 사이즈의 작업을 여러 개 진행하게 되면서 하나를 진행해 보기로 했다. 헤어리본을 한 소녀를 콘셉트와 표현방식을 달리하여 제작하기로 하고 콘셉트 작업을 진행했다. 처음의 생각은 실사에 가깝게 표현을 하려고 했다. 완벽한 평면으로 작업된 이미지에 볼륨감을 주어 좀 더 실체화된 아름다움을 표현하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라인아트 스케치를 들여다보면서 조금 더 강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마고로비의 Harley Quinn의 이미지를 삽입해 보기로 했다.

영화 suicide squad에서 마고로비가 분한 할리퀸이라는 캐릭터는 아주 매력적이다.

나쁘고 센 언니의 느낌을 팍팍 주는 이 캐릭터는 원작이 만화인 때문에 리히텐슈타인의 소녀 시리즈들과 매칭 되는 이미지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바로 컴퓨터로 이미지 스케치 작업을 시작했다.

Girl with hair ribbon 1965 by Roy Lichtenstein

harley quinn with hair ribbon by Kwon, Changhee

리히텐슈타인 작품의 특징은 거친 망점의 표현이다.

나의 작업 방식은 기본적으로 모자이크 방식이기 때문에 색상 차이를 이용해 표현하게 된다. 때문에 스케치 단계에서는 표현을 생략해서 최대한 깔끔한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작업 과정을 몇 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쳐서 진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은 크게 보면 일반 색상의 스톤과 effects라는 특수 색상의 스톤의 두 가지 라인업의 스톤이 있다. 스케치가 원색이 강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무당 저고리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번엔 새로운 방식의 배열을 적용하기로 했다. 소재의 특징을 이용해 하나의 색상톤을 두 가지로 분해해서 표현하는 방식이다. 사진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겠지만 실제로 보이는 효과는 매우 화려하게 보인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방식이긴 하지만 기대 이상의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