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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창희 Feb 10. 2017

아들의 놀이터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

아들의 놀이터가 된 작업실

이제 5살이 된 아들은 어려서부터 아빠의 작업실에 놀러 오는 것을 좋아했다.

반짝이는 크리스털을 좋아하고 완성된 크리스털 타일들을 가지고 노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생후 10개월

별다른 스케줄이 없는 날은 오후에 같이 나와서 지내기도 한다. 

스케치 작업을 할 때는 크리스털이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서 손만 스쳐도 크리스털들이 쓸려 나가기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올 수 없다. 


요즘 같은 기획단계의 기간에는 작업실에서 시간을 같이 보내길 좋아한다. 

집에서 나오면 간식거리를 사기 위해 먼저 편의점으로 뛰어간다. 

집에서는 먹을 수 없는 간식들을 몇 가지 집어 계산하라고 요구한다.  

그리곤 신나는 발걸음으로 앞장선다. 

집에서 5분 거리의 작업실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재킷을 벗고 양말까지 벗어던진다. 그리곤 작업 중인 작품들을 보거나 완성된 작품들을 만져보곤 한다. 

완성된 작품을 손바닥으로 쓸면서 감촉을 느끼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사실 그 느낌은 정말 좋다. 

마치 영화 속의 마법사의 손에서 반짝거리는 가루들이 떨어지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녀석도 그런 느낌을 갖는 것 같다. 그래서 샘플 작업에 심각한 사고를 치기도 한다. 

며칠 분량의 작업을 엎어 버리면 눈물이 나온다. 


작품 가지고 노는 것이 끝나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댄싱 타임을 갖기도 한다. 

나름의 루틴을 정확히 지킨 후 아이패드를 보면서 간식 시간을 갖는다. 

아빠의 의지는 전혀 개입되지 않는다. 사고만 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금속과 유리 재료들을 다루기 때문에 거칠고 위험한 도구들이 많아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주의사항을 일러주어도 아직은 따를 수 없는 나이라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젠 키가 자라 손이 닿지 않는 곳도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차분해지는 아이를 볼 수 있다. 

아이가 자라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아이패드를 보면서 얌전히 있으면 다행이지만 집에서만큼 집중하지 못한다. 놀거리가 많은지 넓지도 않은 작업실안을 계속해서 돌아다닌다. 

5살 아들의 작품검수


아이가 아빠가 하는 일을 마냥 좋아해 주는 것은 아주 고마운 일이다.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는 것 같다. 


할리퀸에 사용된 색상이 화려해서 마음에 들었는지 아주 오랫동안 집중해서 들여다보았다.

다른 놀이를 하다가도 가서 보고 만져보기도 하고 여러 방향에서 보기도 했다. 

마치 클라이언트가 작품 검수를 하는 듯이... 



"아빠, 이거 너무 이뻐."


이 세상에서 가장 감사하고 힘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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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희   權 昌 熙   Kwon Chang-hee  Chenny K
chennythecaesar@gmail.com
Instagram ID : chenny_artist
www.facebook.com/LucentStudio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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