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럭셔리는 엄청난 양의 노동을 필요로 한다.
크리스털을 사용하여 화려하고 정교한 작업을 하는 것이 작업의 본질이다.
결과물은 당연히 화려하고 아름답고 빛이 난다.
주 재료는 물론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이다.
또 크리스털(보석의 형태)이 가진 속성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부재료로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한다.
크리스털 페인팅의 경우 패널의 형태로, 타일로 표현할 경우 타일 베이스로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사용한다.
금속 가공하는 일은 나의 영역이 아님으로 최초의 작업은 공장에 주문을 한다.
디자인을 보내면 사양대로 제작되어 온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개인이 이런 식의 제조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공장에서 테스트 시안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
최초 작업을 진행했던 업체의 경우 타일 시안 하나 뽑기 위해 300만 원을 써야 했다.
대여섯 개만이 시안에 사용되고 아직도 후가공이 안된 상태로 가지고 있다.
타일의 디자인이 수정되고 또다시 시안을 만들기 위해 같은 비용이 들어갔다.
사실 작업 자체는 그다지 난이도나 힘이 든 일도 아니고 원가가 많이 들어가는 일도 아니다.
단지 개인이라 눈퉁이를 친 것이다.
이런 업자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런 모든 진행과정들이 경험이 되었지만 정직하게 일하면 안 해도 되는 일이다.
여하튼 최초의 사기꾼들과 결별하고 현재는 믿을 수 있는 분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
내가 요구하는 작업의 결과물에 대해 같이 고민과 연구도 가능한 분들이며, 존경할 만한 분들이라고 생각해 왔다. 캐나다에 오기 전까지는....
마지막 정산을 끝내고 캐나다에 와서 다시 패널 두 장을 주문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단가가 올라가 있었다.
그동안 꼼꼼히 챙기지 못한 나한테 가장 큰 책임이 있지만 협의도 없이 단가를 올리는 매너는 어디서 나온 것인지... 참.
사람이 참 힘들게 하는 일들이 많다.
혼자 일하다 보니 많이 겪는 일이다.
다른 작가들이나 프리랜서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명의 작가에게는 무엇이든 힘들다.
내가 원하는 작업의 난이도가 조금 있는 편이라 에러율이 높다.
그래서 불량품에 대한 단가까지 가격에 포함되어 있어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리스크가 높은 작업임에 틀림없는 일이다.
캐나다에 와서 거의 일 년이 되어 간다.
작년엔 겨우 두 개의 작품을 완성했다.
쉬지 않고 작업을 하고 싶지만 이민 1년 차의 가장은 너무 바쁘다.
계속 이 일을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왔지만 쉽지 않다.
이 곳에 와서 보니 이민자의 최초 목적은 영주권인지라 그것의 취득에 모든 노력을 쏟는다.
별 준비 없이 이민을 감행한 내게 현실은 정말 빡세다.
지금은 새로운 패널을 기다리고 있다.
나에겐 캔버스인 패널이 없으면 작업이 진행이 안되기 때문에 마냥 기다리고 있다.
상처 없이 이곳까지 잘 와주기만을 빌고 있다.
한국에서는 거의 없을 정전도 잦다.
얼마 전에는 거의 24시간 동안을 정전이 되어 고생한 일도 있다.
이곳은 그런 것들의 복구나 대비가 아주 느리다.
하지만 캐네디언들은 워낙에 일상인 일이라 대비도 잘되어 있다.
이민 첫해인 우리에게는 아직 낯설지만 곧 익숙해질 것이다.
요 며칠 캐나다에 와서 처음으로 눈을 보고 있다.
상당히 따뜻한 편인 겨울이었는데 요즘은 제대로 추워졌다.
내일이 월요일인데 아이들이 눈이 쌓여 썰매 탄다고 이 곳 사람들은 잠든 시간에 나와서 놀았다.
아마도 내일은 휴교할 듯싶다.
차들이 다닐만한 도로의 상태가 아니다.
눈이 아주 건조해서 잘 뭉치지도 않는다.
아주 미끄러운 눈이다.
도로가 아주 위험할 것이다.
내일은 움직이지 못할 것 같다.
낯섦과 도전, 그리고 작은 좌절들의 연속이다.
그래도 희망은 존재하는 곳이다.
내게도 아내에게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행복한 곳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