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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철현 Aug 13. 2022

부부에게 여름은 좋은 계절, 첫 번째

시원한 맥주와 즐거운 대화만 있다면



역설적이게도 여름은 밤이 길다. 해가 길어지는 한여름이면 저녁 일곱 시가 넘어도 낮처럼 환해서 바깥은 활력이 넘친다.


한낮의 더위가 식지 않은 여름밤에 나는 아내의 손을 잡고 거리로 나온다. 거리에 1층이나 2층, 3층 또는 지하까지 빼곡하게 들어찬 가게들 중 우리는 적당한 곳을 골라 들어간다. 생맥주 두 잔에 가벼운 안주를 시키고 잠시 뒤 술이 나오면 맥주잔을 들어 각자 목을 축인다.



맥주 한 모금에 대화 몇 마디. 많은 술과 복잡한 대화는 필요 없다. 단지 적당히 오른 취기에 기분이 좋아지는 이야기면 충분하니까.


여름은 맥주가 달다. 더위를 식혀주고 긴장도 풀어주는 묘약이 된다. 술의 힘을 빌려 실없이 웃어도 좋은 계절. 아무렴 함께라면 거추장스러운 겉옷은 필요 없다. 여름은 조금 헐거워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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