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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철현 Aug 19. 2022

부부에게 여름은 좋은 계절, 세 번째

여름밤에 든 생각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밤. 커플 잠옷을 입고 나란히 침대에 누워 수다를 떤다. 에어컨을 틀고 방 문과 창문을 꼭 닫은 채 서로의 말소리에만 온전히 귀 기울이는 시간. 마치 세상과 단절된 듯 둘만의 속삭임이 여기 작은 방, 이 우주의 유일한 소리로 채워진다.



아내의 해맑은 웃음소리 내 어린 시절의 그것과 닮아있어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아내가 집중해서 듣는 얼굴이 너무 사랑스러워 나 또한 웃음 짓는데, 주황빛의 무드등 아래 별 한 쌍이 나를 향해 반짝인다.


아내가 들려주는 그날의 이야기는 평범한 일상이었지만 내 머리 위에는 특별한 하루를 담은 무성 영화처럼 펼쳐진다.


우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처럼만 행복하자고. 웃을 일이 없으면 작은 얘깃거리라도 찾아내어 웃을 일을 만들고 우울하고 힘들 때면 그 아픔을 반으로 쪼개 나누자고. 여름밤에 드는 그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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