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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철원 Aug 21. 2020

안오른다 안올라

요지부동 했던 내 토플 점수

12월에는 논문을 쓰는 데 집중했다. 우여곡절 끝에 논문은 마무리 지었지만, 금세 해가 넘어가고 1월이 되었다. 시간이 없었다. 석사과정을 무사히 졸업한다는 안도감을 느낄 새도 없이 바로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유학 지원은 8~9월 경부터 시작하므로 남은 기간은 7개월 정도인데, 안정적으로 지원하려면 6개월 이내에 점수를 내야했다. 예전에 토익, 텝스 준비하는데 1년 정도 걸렸던거 생각하면 이번에 주어진 6개월이라는 시간은 다소 짧아보였다. 게다가 난이도는 토익, 텝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라고 느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4점만 올리면 되니까 한두번 시험 더 보면 최소 80은 찍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4점이면 한 파트당 1점만 올리면 되는 점수였다. 




이번에는 학원은 다니지 않고 독학 하기로 했다. 학원을 다니면 결정적으로 체력소모가 너무 컸다. 한번 다녀오면 도무지 힘들어서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거기에 수업을 '듣는' 데 피로함을 많이 느끼는 체질이라 더 쉽게 지치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리스닝, 리딩은 혼자하나 학원 수업들으나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미 토플 공부 형식은 파악했고 필요한 자료들도 가지고 있었다. 스피킹이랑 라이팅은 이미 가지고 있는 자료들로 혼자서 공부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도서관으로 매일 출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약 4개월을 공부했다. 계속 보다보니 어느정도 흐름을 알게 되었다. 스스로도 이전보다는 토플이라는 시험의 이해도가 상승한 것 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4월까지 공부하고 시험을 친 결과는 73점. 충격이었다. 마음먹고 공부했고, 시험을 보고 난 후에도 딱히 못봤다는 느낌은 안들었는데, 오히려 점수는 작년보다 떨어진 수준이었다. 어느새 토플 100점이라는 점수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80점도 넘사벽이었다. 혹시 한번 더 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봤지만, 그 때부터 시작이었다. 6월까지 계속 시험을 봤으나 점수는 78, 76점을 왔다갔다했다. 마치 미리 짜기라도 한 것 처럼. 고작 4점 올리는 것이 목표혔는데 6개월을 공부해서 4점을 못올렸던 것이었다.




뭐가 문제였을까. 문제점을 진단하기로 했다. 다른 영역은 그래도 점수 기복이 덜한 편인데, 리스닝은 편차가 너무 심했다. 편차가 심하다기보다 다른 영역에서 잘봤다 싶다가도 리스닝에서 점수를 다 깎아 먹었다. 나는 여전히 영어가 안들렸다. 거의 느낌으로 때려맞추는 경우가 많았고 정확한 내용이해는 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리스닝을 어떻게 해보고자 학원 리스닝 단과반을 듣기로했다. 그 당시, 리스닝으로 유명한 강사님을 찾아 그 분 수업을 듣기 위해 강남까지 갔다. 




과연 명강사로 소문난 분이라 수강생들도 많았다. 기대를 품고 첫 수업을 들었지만, 첫 수업부터 놀라운 말씀을 하셨다. "제가 여러분들의 귀를 뚫어드릴 수는 없어요, 귀 뚫는건 혼자 하는 거에요" 이 말을 듣자마자 절망스러웠다. 뭔가 내 듣기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고, 학원을 다니면 귀 뚫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을까 싶어서 다닌 것이었는데 그냥 뚫릴 때까지 들으라니. 언제 뚫릴지도 모르는데... 만약 마지막까지 안뚫리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과 두려움이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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