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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ldon Mar 06. 2021

미국 광고대행사도 흔히 말하는'짜친'광고를 만들까?

마, 만만하게 보지 마라. 이정재 아이가. 1990년대 삐삐 012 광고.


영감님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 중 하나가 있다. "옛날에는 광고쟁이 참 좋았지. 요새는 힘들어." 

90년대, 2000년대 이름 날린 광고를 만드신 선배님들은 광고업계의 미래에 대해서 종종 회의적이셨다. 다분히, 그럴 법도 하다. 막말로 2000년대에 애니콜 광고 만들면 대박 아닌가? 다들 알다시피, 최초로 핸드폰이라는 혁신적인 제품이 탄생했고, 그때는 티비 광고를 정말 많이 보던 시절이니까. 요즘에는 지상파 예능 시청률이 20%를 넘으면 대박이라고 들 한다. 솔직히 나도 차라리 90년대, 2000년대 때처럼 광고 만들고 싶다. (영감님! 날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그럼, 정말 급격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 때문에 광고업계가 흔히 말하는 '짜친' 광고가 가득하게 되었을까? 

이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시각에 대한 답변은 아주 단순하다. 


가장 최근자 Modern Tire Dealer라는 타이어 전문 잡지 속 타이어 광고들. 흔히 말하는 '짜친' 광고들로 분류된다.


당신이 세계 어떤 광고 대행사에서 일하더라도, 짜친 광고를 만들어낼 것이다.


단언컨대, 짜친 광고는 필요로 한다. 아마 광고인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클라이언트가 억지라도 엄청난 양의 정보를 넣고 싶어 할 때. 또는 이미 잘 보이고 있는 로고를 하나, 아니 두 개 더 넣으라고 요구할 때. 혹은 브랜드 칼라를 과도하게 이용하길 바랄 때. 이게 비단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똑같이 거의 매일마다 일어나고 있는 '업무' 중 하나다. 

클라이언트 요구 사항으로 광고가 점점 광고적으로 광고적으로 으아ㅏㅏㅏㅏㅏㅏㅇ악!!!!


이 어처구니없고 '광고 효과'가 줄어들 것 같은 요구 사항들을 처리해줘야 하는 광고인은 오죽할까? 그렇게 광고가 얼룩 지고, 못나지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게 되면, 광고인들은 지쳐간다. 지쳐가고 지쳐간다. 99%의 일이 전부 '업무'로 가득 차다. 남아 있던 1%의 희망마저 '업무'가 되어 버리자, '이제는 정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푸념한다. 더 이상 광고가 재밌지 않고 일이 되어 버린 순간, 광고인들은 뒤도 보지 않고 떠난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이 굳이 '광고'를 하지 않아도 먹고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미 광고 대행사에서 어떻게 하면 브랜드를 만들고 물건을 많이 팔 수 있는지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1% 작업의 예시 by Wideden + Keneddy


'99%의 짜친' 광고는 1% 광고를 위한 거름에 불과하니 덜 짜치게 만드는 능력을 기르자.



미국에서도 1% 작업을 위해 99% '짜친' 광고를 만든다.

흔히 말하는 '대박 친' 광고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광고를 20년을 해도 사람들이 다 알 법한 광고를 만든 사람들은 손에 꼽는다. 즉, 역사 속에 들어가는 광고가 되는 게 쉽냐 이 말이다. 고작 광고 따위가 말이다. 그. 만. 큼. 광고가 사람들에게 정. 말.로. 기억에 남기 위해서는 엄. 청. 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더군다나, 클라이언트가 이래라저래라 하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아, 클라이언트가 싫어할 거 같은데....' 라며 당신의 아이디어를 깎아내리고 정형화시키려 든다면... (말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광고인들은 주눅 들지 말지어다. 

NIKE의 "Just Do It"을 탄생시킨 세계 최고의 광고 대행사라는 Wieden + Kennedy도 쪼들린 광고를 만들어낸다. Dan Wieden 할아버지도 그러실 거다.  "1%의 성공을 위해서 99%의 실패를 마주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 모두는 99%의 '쳐내는' 광고를 제작하고 있지만, 와중에 1%의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므로, 희망은 있다. 단순히 광고계뿐만 아니라, 어느 업계라 하더라도 1%에 들기 위한 시간과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다. 칼을 갈고 또 간 사람은 언젠가는 터트리게 되어 있다. 유재석처럼 오랜 무명 시간을 이겨내고 정상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다. 조금 덜 '짜친' 광고를 만들어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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