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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ldon May 24. 2021

뉴욕 광고회사도 네 편 내 편, 있을까?

조금 덜 광고 같은 광고 이야기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에서 잠들지 않고 일하면 텃세를 이길 수 있을까?


City that never sleeps. NYC.



일단, 분명한 것은 뉴요커들 사이에도 텃세가 존재하고 그 텃세의 강도가 곧 그 회사의 문화를 결정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본인이 새로 이직한 회사에 원격으로 근무를 한 지, 대략 2달이 되어 간다. 여전히, 특정한 팀에 분명히 소속된 것 같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다양한 일들을 도와주고 도맡아 하고 있다. 최근에는 Perrier 소셜 비디오 (IGTV)를 만드는 일을 선임자를 대신해서 하고 있다. 일을 그만두는 시니어 아트디렉터가 이미 팔아 놓은 콘셉트를 집행하고 서스테인 하는 일을 맡았다. 당연히, 놀랄만한 작업도 아니고 효과적인 광고도 아니지만 맡은 바 충실히 해야 하는 그런 일이다. 돈이 되는 일이기 때문에, 일을 잘 끝내면 광고회사에는 도움이 되는 일이다.


이런 경우에, 팀에 소개되어지게 된다. 즉, account team과 전략팀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팀에 정식으로 초대되고 "같이 일하게 되어 좋습니다" 이런 형식적인 인사를 나누는 것인데, 이 첫 번째 자리에 영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등장하지 않았다.??????????????? 뭥미??? 나와 함께 일하게 될 카피라이터 파트너만이 나를 반기며 함께 일하게 될 테니 잘해보자는 이야기를 남기고 자연스럽게 Perrier 브랜드 소개 및 그들이 만들어오던 광고들에 대해서 설명해줬다. 이미 브랜드 가이드라인 및 콘셉트까지 모든 것들이 정리되어 있어서, 그것을 따르고 계속 진행하면 되는 일이라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작업이 아니라, 흔히 '회사에 돈을 벌어 주는 일'로 분류된다. 주로, 나 같은 대리급 - 차장급 광고쟁이들이 맡는 일이다. 




Manner makes man.



어쨌든, 영국에서 왔다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첫인상은 정말 최악이었다. 본인들이 진행 중인 캠페인에 대해서 새로 온 아트 디렉터에게 한마디 말과 소개도 없는 것은 이게 정상적인 행동인지.... 너무 터무니가 없어서, 이전 동료 및 친구들에게 물어봤는데도 터무니없다는 의견만 돌아왔다. 뉴욕에 산 지 너무 오래 되서, Asshole이 됐나? 영국으로 돌아가서 다시 매너를 배워야 할 것 같다. 결론적으로, 지금도 여전히 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과 일하고 있다. 아직 너무 초기인지라, 회사의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과 일하고 있는데 '믿고 걸러야 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목록에 이 영국 신사들을 추가했다. 


보통 ECD/GCD 밑으로는 다 같은 리뷰를 받는데, 이 말은 각 팀마다 돌아가면서 아이디어를 발표한다. 물론 서로 다른 Zoom Room에서 말이다. 즉, 한 ECD/GCD 밑으로 4-5개의 팀 (Jr부터 CD까지)이 일하는 식이다. 각 팀은 카피라이터와 아트디렉터로 구성되며, 5팀이면 총 10명의 사람이 따로따로 아이디어를 ECD에게 발표하고 아이디어를 파는 식이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파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팀의 아이디어를 볼 수 없다. 적어도, 여기 영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방식은 그렇다.


최근, 나는 Zippo 광고 캠페인에도 초대되어졌는데, 나만 홀로 일한다. 즉, 다른 4팀은 카피라이터+아트디렉터가 팀이 되어서 아이디어를 가져가고, 나만 독립적으로 GCD들 (CD/CW 팀)에게 직접 아이디어를 판다. 이 과정, 새로운 사람을 본인의 팀에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텃세는 정말 혹독하다. 같은 GCD가 가지고 있는 어카운트임에도 불구하고, Perrier 광고를 같이 만드는 카피라이터와 나를 매치하지 않는 것이다. (카피라이터는 소셜 광고에 전념) 그 깊은 뜻을 알 수는 없지만, 혼자서 다른 4팀과 아이디어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은 정말 혹독하다.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밤낮으로 일해야 한다. 그래서,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인가보다.



뉴욕에선 네 편 내 편을 찾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나는 다행히도, 아직까진 CCO 라인이다. 


Wieden+Kennedy를 이기고, 나이키 조단을 땄다.


이직 후, 근 한 달간 나를 고용한 CCO와 함께 Nike Jordan 광고 피치에 참여했다. 이 좋은 기회는 나를 고용한 CCO가 없었다면, 일할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었다. 정말 운 좋게도, 이 피치를 이겨버렸고, 오길비는 Nike Jordan을 땄다. 이 덕분에, 크리에이티브 디파트먼트 미팅을 열었고, 근 6-70명의 제작팀은 가상으로 모여서 씨씨오의 주도 하에 이 사실을 발표했다. 이때, 씨씨오가 피치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면서, 소감을 말하라고 했다. 나는 물론 상당히 에이시안 답게도..... "참여해서 영광이었고, 이겨서 기쁩니다." 정도의 짧은 인사를 마쳤다. 그래도, 제작팀 사람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남겼을 게 분명하기에 기쁜 일이었다. 



어떻게 이기는지 알아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고 할 수 있다.



오길비 CCO는 이전에 BBDO NY에서 ECD로 일했다. 즉, BBDO에서 일할 때 같이 일하던 팀을 오길비 뉴욕에 데리고 왔다. 그리고 그들과 앱설루트, 조단 같이 상대적으로 좋은 광고를 만들 기회가 있는 브랜드들을 따기 위해 노력해왔다. CCO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따지 못하면,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피치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Perrier 소셜 비디오를 만드는 것이나 Zippo 광고에 참여하는 것보다 훨씬 큰 가르침과 깨달음을 짧은 기간에 얻었다. 큰 브랜드를 따는 법. 어떻게, Wieden+Kennedy와 피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 등 정말 직접 과정에 참여하고, 경험하지 않고는 배울 수 없는 경험이었다. 사실, Leo Burnett과 비교해서도 오길비 CCO의 피치 방법은 달랐다. 유일하게 뉴욕 광고 대행사에서 무언가를 배웠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텃세가 무슨 소용일까? 굳이, 텃세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일하지 않아도 될만큼, 세상에는 좋은 씨디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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