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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ldon Mar 01. 2022

연차별 광고인의 고민-광고할 수 있을까?

조금 덜 광고 같은 광고 이야기

연차별 광고인들의 고민 - 광고할 수 있을까?





광고, 마케팅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고민 한 가지.


"아... 광고할 수 있을까? 제일기획 이번에 한 명도 안 뽑았다던데..."


솔직히 어떻게 광고하는지 잘 모른다. 그냥, 기발한 생각이나 그럴싸한 문장이나 말을 하면 광고라고 생각하는 단계다. 그래서, 아주 기발한 해결책만이 뛰어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혹은 사회적으로 도움을 주는 생각이 좋은 광고라고 여기기도 한다. 아직, 자기가 하려는 광고가 뭔지 잘 모르기 때문에... 혹은 알더라도, 너무 좁은 취업문에 좌절부터 한다. 일 년에 카피라이터 한 명 뽑을까 말까 하는 형국에... 

경력만 쌓을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하는 시기라 궁핍하고 절실하다. 

안되면, 광고 말고 다른 거 해야 하는데 뭐 할지... 심도 깊게 고민하는 소생이다.



1년 차 광고인: 예! 그럴게요! (예?! 개 힘들데요?!)




인턴/1년 차 광고인이 늘 고민하는 한 가지.


"아... 광고할 수 있을까? 생각보다 개 힘든데?!"

"광고는 이렇게 하는구나." 깨달음의 시기라서 생각했던 광고와 실무에서의 광고가 너무나도 달라서 얼떨떨하다. 학생 때 배웠던 수업내용과 현실이 정말 많이 달라서 다다시 배운다는 마음뿐이다. 근데, 대행사에서 너무너무 많이 가르쳐주려고 그러는지, 일이 너무 많아서... 이거 광고할 수 있을까?라고 늘 생각한다. 학생 때도 수없이 많이 했던 브레인스토밍 미팅인데도, 대행사에서는 엄청난 압박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너무 버겁다. 잘할 수 있을까? 내가 틀린 건 아닐까? 너무 걱정돼서 한 마디도 못하겠는 바보 같은 나... 시르다...



3년 차가 되면 대행사가 아닌 브랜드 사이드가 보이기 시작한다.





3년 차 광고인이 늘 고민하는 한 가지. 


"아... 광고할 수 있을까? 굳이... 대행사?
PR이나 브랜드 사이드로 가서 쫌 쉬면서 할까?"


"이렇게 만들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단계로, 3년간 축적된 경험이 무시 못하는 단계다. 보통, 클라이언트의 년간 마케팅 플랜이 비슷하기 때문에 2년 이상, 한 브랜드를 경험하는 경우에는 그다음 광고 캠페인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광고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느 정도 아는 단계라서 겉멋이 많이 들어있는 시기다. 자기가 일은 겁나 많이 하는데, 돈은 적게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종합 광고 대행사를 떠나서 돈도 더 많이 벌고, 더 편하게 업무를 하면서 워라벨을 쫓으려는 경향이 있다. 마치 밖에 꿀물이 있다는 걸 깨달은 꿀벌처럼 말이다... 다만 꿀은 봄에만 빨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꿀벌들은 결국 대행사에 남는 경우가 많다.



6년 차가 되면, 해탈을 하고 초인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6년 차 광고인은 그렇다. 


"아... 광고할 수 있을까? 해야겠지?"


"이 클라이언트 이번에도 똑같이 한대요?!" 특정 브랜드의 광고/마케팅의 역사와 클라이언트의 개인적인 성향까지 꿰뚫고 있는 경지에 다다른 광고인이다. 어떻게 팔 수 있을지? 에 대해서 전략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하게 접근한다. 막말로, 광고가 쉬운 단계로서, 다양한 스타일의 광고를 집행하고 싶어 하며 똑같은 거 한다고 하는 클라이언트면, 벌써부터 끝이 보이기 때문에 갑갑해하는 수준이다. 아주 숙련되었다고 보면 된다. 몇몇은 너무 숙련돼서 광고는 다 같은 광고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상태로서, 광고를 광고, 그 이상도 그 이하로도 생각하지 않는 초인적인 상태에 다다르게 된다. 초인의 경지에서 "상관없어요."를 시전 하면서, 수많은 클 아이언트의 요구 사항에 쓴웃음조차 보이지 않는 초월의 경지. 광고인 6년 차를 찍은 그들에게 광고는 더 이상 스트레스를 주는 어떤 것이 아니게 된다. 왜냐하면, 어차피 광고니까 상관없다고 느낀다.



9년 차가 되면 창조주가 된다



9년 차 광고인은 그렇다.


"아... 광고할 수 있을까? 하기 싫은데 내가 너무 잘하자냐...-.-;;"


크리에이티비들 가지고 노는 바이브. "광고가 제일 쉬웠어요. 그래서 광고해요."라고 말하는 광고인들이다. 대행사에서도 몇 안 되는 인재들로, 브리프를 읽으면 광고 제작물이 머릿속에서 하나하나 만들어지는 단계에 이른 창조주들이다. 가령... 브리프에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읽으면, 즉석에서 태그라인 5개 정도는 노트가 가능한 실력자들이다. 이렇게 만들면 된다라는 모법 광고 제작 답안이 바로 나오는 경지이기 때문에, 최소의 인풋으로 최대의 아웃풋을 얻는다. 즉, 수많은 경험으로 인해서, 광고 제작물은 다 비슷비슷하다는 걸 깨달은 광고인이 누가 돈을 많이 주고, 일은 적게 주는지를 무엇보다 중요시 여기는 경지다. 이들의 주된 고민은, 내가 너무 잘하는 것 같은데 이 대행사에 계속 있어야 할까?이다.



15년 차가 넘으면, 인턴의 마음으로 깐부가 되고 싶어 진다.



15년 차 이상 광고인들이 늘 고민하는 한 가지.


"아... 광고할 수 있을까? 앞으로도... 할 수 있을까?"


깐부. 부장.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깐 지가 나는 명함을 가지기 시작한다. 옛말에 따르면, 꿈에서도 광고를 만들 수 있는 수준에 다다른 신선의 경지라고 일컫기도 한다. 당연히, 미국 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몇 안 되는 인재들로서 말 그대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트를 한다. 보통 아주 명석하고, 총명하며 창의적이다. 그래서 그런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말하는 걸 제일 많이 하는 존재들로서, 9년 차 광고인도 "예~ 예~ 그럴게요~"하면서 다 까기 때문에, 짬과 실력으로 다 두까 패버리는 신선들이다. 직접적으로 제작을 안 하지만, 미팅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항상 피로하다. 그래서, 이제는 진짜로 애플에서 일해야지. 구글에서 일해야지. 등. 브랜드 사이드로 넘어가서 대행사보다 조금 적은 미팅과 더 큰돈을 벌기를 기대하는 그들은 돈방석에 앉고 싶은 신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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