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덜 광고 같은 광고 이야기
나는 요새 'Book 88'이라는 이름의 광고 수업을 진행 중에 있다.
강사는 나 자신이며, 수업은 내 경험을 토대로 가르치며 모든 과정은 영어로 진행하고 영어로 된 광고물을 제작해서 미국 광고 대행사에 지원 및 취직을 하는 것이 목표다.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알기에 도전한다)
나는 항상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분명한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내가 '왜' 그 일을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가치관과 목표가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교육을 통한 성취감을 얻기 위해서 이 일을 자발적으로 시작했다. 실제로, 재능 기부를 하고 싶었으며, 지금도 재능 기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수업은 주 1회, 토요일에 하며 2시간을 진행한다. 수업료는 월 10만 원이지만, 나는 아직까지 학생들에게 돈을 지불하라고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아직 돈과 교육에 대한 분명한 철학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돈과 교육에 대한 나의 생각과 깨달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수업료가 비싼 교육 = 좋은 교육?
수업료가 싼 교육 = 나쁜 교육?
한국에서는 5살부터 영어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부모들이 혈안이 되어 있다고 한다.
최고가 영어 유치원 연간 비용이 '3765만 원'이라니, 사교육 열풍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지금 비싼 수업료를 요구하는 교육자들을 욕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의 수준과 질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반대로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운이 좋게도, 내 가장 친한 친구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우리는 부산 영도에서 같이 나고 자랐으며,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고 20살 때는 같은 단과학원에서 중, 고등학생들을 가르쳤다. 학창 시절, 내 친구는 항상 3등 안에 드는 정말 공부를 잘하는 친구였고, 나는 10등 언저리에서 노는 공부보다는 농구를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친구라서 내가 좋아한 게 아니라, 인생의 많은 부분에서 내가 존경할 수 있는 멋진 친구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내 친구한테 물어봤다. 수업료와 교육에 상관관계에 대해서 말이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교육의 목표에 부합하는 참된 교육을 하는 사람이 스승이다.
참된 교육을 하는 것과 돈을 얼마를 받는지에 대한 것은 아무 상관관계가 없다.
그러면, 참된 교육이란 무엇일까?
내가 믿는 참된 교육이란 단순히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올바른 인성을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태도와 꾸준한 노력의 중요성만큼 중요한 가르침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일개 광고 수업인데 뭐 그렇게 깊게 고민하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리고 학생들도 대학을 졸업한 성인들인데, 왜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하고 고민하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진심을 다하지 않는다면 내가 한낱 장사꾼과 다를게 뭘까?'라는 어쩌면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과 참된 교육의 상관관계가 없다면 어떻게 수업료를 측정해야 할까?
나는 광고계에 발이 넓은 편이다. 실제로, 내 친구들은 미국 최고의 예술 대학에서 광고를 가르치고 있다. 물론, 본업인 광고 대행사에 다니면서 동시에 대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자신들의 개인 시간을 쪼개서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광고 수업을 통해서 얼마의 돈을 벌 수 있는지 아주 잘 알고 있고, 내 수업료가 정말 터무니없이 싸다는 것 또한 분명히 알고 있다. 그리고 내가 제공하는 교육의 수준과 질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리고 내가 단순히 광고 제작에만 피드백을 주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을 것을 강하게 권하고 그들이 그들의 삶에서 훌륭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또한 나의 역할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면, 내가 제공하는 교육과 내 수업료에는 엄청난 괴리감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내 수업은 실제로 100만 원 이상도 받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수업이라는 것을 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오늘에 이르기 위해서 노력한 수많은 시간과 피, 땀, 눈물이 내 수업에 다 녹아있기 때문이다. 자 그러면, 내가 100만 원을 받아야 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광고인이지, '교사' 혹은 '스승'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교사'와 '스승'들은 정당한 대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 유치원에서 요구하는 200만 원 300만 원 상당의 수업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그들이 제공하는 수준의 교육은 그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교사가 단순 성취감만 얻기를 바라지 않고, 정당한 대가를 받기를 원한다.
내 친구가 그랬다.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선생님들이 아이들이 더 나은 삶을 살게 위하여, 자신들의 쥐꼬리만 한 월급을 쪼개서 자기 돈으로 학원을 다니고 인터넷 강의를 듣고 코딩 수업을 듣고, 갖가지 수업을 듣고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교사들은 역량을 키우는데 자기 돈을 써야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자기계발비를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들의 쥐꼬리만 한 월급을 아끼지 않고, 그 돈을 아이들을 위해서 자신들의 교육에 쓰는 것이다. 차라리 그 돈은 안 쓰는 게 돈을 아끼는 방법임에도 수많은 교사들이 실제로 역량계발에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존경스럽다. 정말 존경스럽고 한편으로는 개탄스럽다.
'남'을 위하여 '자신'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에 진심인 사람들만큼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 정말 개탄스럽다. 나는 단 한 번도, 기업가들을 존경한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스티브 잡스가 부럽지 않았고 이건희, 이재용이 부럽지 않았다.
돈을 많이 가진 사람보다 '남'을 위한 사랑을 가진 사람이 진짜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교사들은 정당한 대가를 받을 가치가 있고, 존경받을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
죽어가는 사람에게도 정당한 금전적 대가를 받는 의사처럼.
아이들이 먹을 더 좋은 유기농 작물을 키우면서 더 많은 대가를 받는 농부처럼.
아이들 사건에도 시간당 상담료를 받는 변호사처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해서 교육자만 희생을 강요받는 사회적 시선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자만 희생을 강요받는 사회적 구조와 시선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는 이미 훌륭한 선생님들이 정말로 많다. 그래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