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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ldon Apr 06. 2023

대행사에서 일 안하고 꿀 빠는 인간 유형

[미취광이 광고인] 광고 대행사 생활 (NEW YORK)

대행사에서 일 안하고 꿀 빠는 인간 유형

대행사에서 뺑끼 치면서 꿀 빠는 유형




뺑끼 유형 1: 환자. 아프니까 꿀 빤다.





이분들은 계획적으로 아플 수 있다. 날짜를 지정해서, 다음 주 월요일에 감기로 아플 예정이라고 금요일에 미리 결정하는 유형으로 꼼꼼하다. 조퇴 혹은 Sick Day. 대행사에서는 이미 집에서 출근을 하셨기 때문에, 퇴근도 집에서 이뤄진다. 가장 효과가 확실하다는 뺑끼 기술이다. 뭐랄까? 명분이 있다고 할까? 당하는 고용주나 매니저 입장에서도, '아 애매한데 뭐라 할 수가 없잖아~'같은 느낌이다. 보통 월요일에 자주 아프다. 금요일도 덩달아 아프기도 한데, 이렇게 아픈 날도 아주 전략적으로 이용한다. 



뺑끼 유형 2: 파티 피플. 즐기면서 꿀 빤다.




이분들은 당당한 회식 주도형 음주가들이다. 약간 5년 차 이상 10년 차 미만에서 주로 등장하는 부류들로 술을 권장하고 즐기는 사람들이다. 즉, 놀면서 일하자. 혹은 열심히 일했으니, 마시면서 회포를 풀자. 같은 유형이라 빠르면 금요일 1시부터 에이전시 전체 이메일을 보낸다. "키친에 와인부터 맥주까지 다 세팅 완료. 참여하실?" 에이전시 문화 생성 명목이라고 쳐도, 막 고용주 입장에서 싫은 일은 아니지 않나. 아무튼, 아주 당당하게 회의를 주도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술을 즐기는 파티 피플은 타고나는 것 같다.




뺑끼 유형 3: 다크 템플러. 안 보이게 꿀 빤다.





담배족이다. 자꾸 어딜 간다. 분명히 따로 갔는데 올 때는 같이 온다. 신기하다. 한 시간에 두 번씩 사라지기도 하는데 일하는 시간보다 사실 담배 피우러 가는 시간이 더 많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부류다. 와중에, 아이디어는 담배 피워야지 더 잘 나온다며 더 핀다. 이 부류의 인간들은 아주 쉽게 동료가 된다. 직급에 크게 관계없이, 부서에 크게 관계없이 회사 밖에서 담배 피우는 순간에는 동료다. 나는 인턴 때 담배 피우다가 같이 담배 피우다가 친해진 사람이 알고 보니 옆 팀, CD ㅋㅋㅋㅋ; 다크 템플러들은 잘 뭉친다. 뭉쳐서 다크 아칸이 돼서 마인드 컨트롤까지 한다. 




뺑끼 유형 4: 프로덕션충.  






이분들은 항상 프로덕션 중이다. 그래서, 자리에 없다. 가끔가다 마주쳐서 바쁜가 봐? 물으면, "응 프로덕션 때문에... 근데 뭐 작은 거야" 그래서 그런가 제작물이 세상에 나온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정말 작은 광고라서 그런가? 어쨌든 항상 프로덕션 중이라 바깥에 계시는 분들이 잦은데, 그분들이야말로 산신령 같은 존재다. 존재한다고는 알고 있는데, 아직 만나 뵙지 못한 광고를 만드시는 분들이니까 그렇다.




뺑끼 유형 5: 출근은 브런치부터 해야 제맛.



낭만파 아이가. 낭만파. 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직장 생활. 회사에 대략 11:35 언저리에 도착하고, 컴퓨터만 켜놓고 자연스럽게 키친으로 향한다. 동료들과 농담 따먹기 10분 정도 하고, 녹차를 가지고 자리에 돌아간다. 팀원들이 아무도 없다. '뭐지? 미팅 없었는데?' 캘린더를 확인한다. 미팅은 확실히 없다. 팀원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온다. 점심 먹으러 가잖다. 아~주 자연스럽게 브런치 먹으로 향한다. 이런 느낌적인 느낌이지. 느낌 아니까. 자유로운 직업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교모하게 잘 활용하는 방법이다. 대행사 직원들끼리는 출근 몇 시에 하던지 막 크게 신경을 안 쓰기 때문이다.



뺑끼 유형 6: 프로 게이머. 몰래 게임하면서 꿀 빨기.





이분들은 구석에서 컴퓨터로 뭔가를 열심히 하는 분들인데, 보통 프로 게이머 시다. 뭔가 엄청 열중이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항상 창가에 앉는다거나, 혹은 자신의 컴퓨터 화면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만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능적이고 꼼꼼한 유형으로 딱히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항상 자판을 치거나 컴퓨터에 주목하고 있으므로, 열심히 일하는 듯한 워커홀릭이지만, 그 와중에 컴퓨터에서는 몬스터를 겁나게 열심히 잡고 계실 확률이 높다. 간혹가다가, 총싸움하시는 분도 있던데 그런 분들의 스킬은 정말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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