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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ts Connector Apr 16. 2021

백돌이에서 90대로, 싱글도전기(1)

캘리포니아에서 머리 올리다

독학하지 마라


     골프채를 처음 잡은 건 2004년 10월이니 벌써 17년 차다.  지금도 후회하는 건 제대로 레슨을 받지 않고 지금껏 독학을 한 것이다.  작년에야 처음으로 레슨을 받아봤는데 혼자 고민했던 많은 부분들을 교정할 수 있었다.  작년 이맘때까지 대략 90대 초중반을 쳤다.  내가 생활하는 캄보디아 프놈펜의 골프장은 전장이 길다.  한국의 좁고 짧은 골프장에서는 가끔씩 80대를 치기도 했었다.  날씬한 몸매와 부족한 스윙 메커니즘 덕분에 비거리가 별로 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 형님들을 따라다니면서 배웠었다.  레인지에서 2-3번 똑딱이 하다가 샌프란시스코와 버클리 주변의 골프장들을 그냥 재미 삼아 다녔었다.  Tilden Park, Alameda, Willow Park, Delta View, Lake Chabot 등 집과 학교에서 20-30분 거리에 골프장들이 있었고, 그린피도 Pulling Cart를 사용하면 20-30달러었다.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모르겠다. 레슨을 받았어야 하는데 혼자 독학하다 보니 우드를 제대로 치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          


처음 채를 잡던 시절 모습, 샌프란시스코 인근 Cypress 연습장(좌), 알라메다골프장(중앙), 버클리에 위치한 틸든파크골프장(우)
Oakland에 위치한 Lake Chabot 골프장, 멀리 샌프란시스코가 내려다 보인다

     첫해는 당연히 100돌이었다.  첫 라운딩에서 107개를 쳤다. 천재라고들 했지만 형들의 립서비스인데 신나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는 여기저기 골프여행을 다녔었다.  페블비치, 샌디에이고, 마이애미까지.  실력보다는 겉멋만 든 초보 골퍼 었다.    

마이애미의 도랄리조트, PGA의 포드 챔피언쉽이 열리던 곳이다. 지금은 트럼프 소유
페블비치 17번 홀, 우측 아래가 18 번홀 티잉 그라운드
페블비치의 18번 홀

 

드라이버를 페어웨이에 보내야 90대를 친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우리는 백돌이, 90대, 80대, 싱글골퍼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드라이버만 신나게 치는 사람은 분명 100돌이다.  맞다.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를 보내는 것이 백돌이를 탈출하는 지름길이다.  지금은 드라이버를 220-230미터 정도를 치지만 그 시절에는 아주 잘 맞으면 180미터를 보냈다.  그립이 약 그립이었고 임팩트의 방법을 몰랐고, 백스윙도 소위 치킨 윙.  그래도 방향성이 있어 페어웨이는 곧잘 보냈었다.  그다음은 아이언 7번 이하 웨지까지 적절히 방향성과 거리를 잡는다면 90대 중후반은 충분히 칠 수 있다.  물론 퍼터는 2-3샷 이내로 막는다는 가정하에.   


중국 곤명의 춘성 리조트

나만의 비밀병기, 하이브리드 24도


     사실 3번 우드는 정말 치기 힘들었다.  골프 입문한 지 10년이 지나서야 3번 우드를 10번 치면 5-6번 정도가 160미터 이상 페어웨이에 안착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다.  90대를 꾸준히 치기 위해서는 150미터 이상의 거리를 안정적으로 칠 수 있는 클럽이 필요하다.  파 5나 파 4에서 드라이버를 미스하면 이 정도 거리의 클럽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24도 하이브리드 클럽을 선택했다.  24도는 상대적으로 치기 쉬웠다.  이 채로 7번, 6번, 5번 아이언이 낼 수 있는 거리를 스윙의 크기로 대신했다.  사실 5,6번 아이언도 나에게는 치기 어려운 클럽이었다.  24도 유틸리티로 파 4에서는 운이 좋으면 2 온, 파 5에서는 3 온 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 수 있었다.  



50미터 미만 어프로치 감각

     안정적인 90대를 위해서는 드라이버, 24도, 숏 아이언과 더불어 50미터 어프로치에 대한 감각이 필수다.  이 부분은 내가 감각이 좀 있는 것 같다.  나는 손목을 쓰지 않도록 데드 핸드를 만들고 두 발을 모은 채로 클럽을 꽉 쥐고 치는 방식을 10년 이상 고수하고 있다.  거리 조절은 백스윙의 크기 혹은 임팩트의 강도로 조절한다.  자세한 레슨은 유튜브를 찾아보면 잘 나온다.      


Half Moon Bay Golf, 샌프란시스코 인근
제이드 팰리스

(다음호에 계속, "안정적인 80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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