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ots Connector May 31. 2021

캄보디아 인력 맨파워는 표준 정규분포를 따르지

내가 고등학교 다닐 시절에 수학은 수학1, 문과는 수학2-1, 이과는 수학 2-2를 배웠었다.  나는 수학을 잘 못해 문과를 선택했었는데 수학2-1에서 가장 어려웠던 단원은 단연 확률 및 통계, 30년의 세월과 함께 대부분 잊었지만 딱 하나 기억 남는 게 있다면 "표준 정규분포", 표준 정규분포는 정규분포를 규격화시킨 것으로 평균 μ이 0이고 표준편차 σ를 1로 규격화시킨 것을 말한다.  아래 그린색이 표준 정규분포, 빨간색이 정규분포이다.     



캄보디아에서 조그마한 조직을 운영하면서 항상 마음에 새기고 되새기고 하는 이론이 있다면 "캄보디아에서의 조직관리는 μ=0, σ=1의  표준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다"이다.  오히려 위 빨간색의 정규분포를 따른 다는 점을 항상 마음속에 되새기지만 언제나 초록색의 표준 정규분포를 기준으로 삼는 나를 발견한다.  스트레스이다.  기준을 낮춰야 하는데...  


빨간색의 정규분포가 적용되는 사례는 다음과 같다.

전체 조직원 중 "정직함"에 대한 비율 분포

전체 조직원 중 "성숙함"에 대한 비율 분포

전체 조직원 중 "스마트함"에 대한 비율 분포

채용 면접 시 소위 "우수 인력"이 지원할 가능성

급여 인상 등 처우 개선 시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높아지는 인력의 분포



"좋은 직원을 채용할 수 있을까?"

캄보디아에 왔을 때 중앙은행 관계자가 나에게 한 말이다.  금융은 돈을 다루는 업종이다 보니 "정직함"이 기본이다.  중앙은행분은 나에게 정직한 사람을 뽑아 쓰라고 했다.  그리고 이 나라에 투자해줘서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맞다. 조그마한 회사를 운영하는 나는 좋은 직원을 채용하기 쉽지 않았다.  우수하고 좋은 직원들은 있지만 위 빨간색의 정규분포를 따르는 탓에 이미 그들은 좋은 회사에서 고연봉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나는 지속적으로 인력을 채용하고 그 중 정직하고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력을 유지하고자 노력해왔다.  이제는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회사에 대한 로열티, 그 영원한 숙제

정직하고, 성숙하고, 스마트한 인력은 삼고초려하면 충분히 찾을 수 있지만 그 수가 많지 않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이 하나 있다.  인사관리에 있어 현지의 관습, 사상 및 문화적으로 정말 힘든 부분이 임직원의 로열티를 제고하는 부분이 그것이다. 방법이 없다. 이 부분은 포기하는 것이 맞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지 인력들의 목표는 직장 내 성공이 아니다.  내 사업이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조금 괜찮은 인력은 모두 크든 작든 자기 사업을 하고 있다.  즉, 급여는 자기 사업을 위한 종잣돈 마련이 그 목적일 뿐.  종잣돈 마련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회사를 옮겨야 한다.  한 달에 $50을 더 받는 다 하더라도 옮겨야 한다.  그래서 직원 로열티를 제고하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회사에서 절대 받을 수 없는 급여를 제공하는 것이다.  확실이 대우를 해줘야 한다. 조직 내 B/C급과 같이 반드시 붙잡고 싶은 직원이 아니라면 급여 인상에는 인색해야 한다.  임직원 만족도를 위해 조금 인상하면 그 인상분을 가지고 다른 회사에 지원해서 약간 더 올리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백업 2군 육성


금융사 평균 이직률이 15-20%를 상회하니  안정적인 조직운영이 쉽지 않다.  항상 백업과 2군을 육성해야 한다.  모든 부서와 지점은 부서장과 부부 서장을 항상 대기시켜야 한다.  반드시 출신이 다른 인력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도 어디를 가나 파벌, 학벌이 일반화되어 있든 이 나라도 마찬가지다.  워낙 이직이 많은 상황이라 전 직장동료가 아주 중요한 인연이다.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이직을 도모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학연, 지연은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수백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보면서 확인한 사실이지만 CPA를 공부한 인력들을 제외하고는 전공과목에 대한 지식을 가진 인력은 거의 없다.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한 경력과 노하우가 있을 뿐이다.  백업 2군 육성을 위한 인력채용은 그리 어렵지 않다.  경력직을 채용한다면 이전 직장보다 다소 나은 처우나 가까운 미래에 부서장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면 된다.  즉, 이직율이 높은 만큼 채용도 쉽다.   




Money Talks


현지인들은 감성적이고 흥이 많은 사람이다.  하지만 돈에 있어서는 지극히 냉철하다.  돈이 전부다.  같은 아시아권이지만 100년 이상 프랑스의 지배를 받아서 인지 오히려 서양사람에 가깝다.  "의리", "인연" 같은 개념은 없다.  조직관리를 위한 워크숍, 회식은 즐거웠고, 맛있었던 기억 뿐이다.  내가 잘해서 받은 당연한 대우일 뿐 그것이 나의 미래와는 하등 상관이 없다.  "It's history", "그동안 급여도 올려줘서 이제 그 급여를 기준으로 더 나은 곳으로 가게 해 준 당신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젠 안녕".  하지만 잘해 준 기억을 잊는 건 아니다.  그것으로 그냥 고마웠을 뿐.  그렇게 이직한 후 잘 적응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 한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다시 연락이 온다.  이 부분이 가장 큰 "Culture Shock"이다.  우리의 기준에서 보면 기가 차고 염치가 없어 보인다.  현지인이라고 왜 염치가 없겠는가?  그 염치보다는 내가 돈을 더 많이 벌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염치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작가의 이전글 베트남 달랏의 아라비카 커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