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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ts Connector Mar 04. 2021

‘Glocalization’ in 캄보디아

캄보디아의 외식업 비지니스에 대한 고찰

“프놈펜에 ‘BeeZza’ 분점 내면 어떨까?”

서울가서 친구들 만날 때마다 가끔 듣는 말이다. 서울에서 자리 잡은 컨셉이라면 충분히 프놈펜에서도 먹힐 수 있을 것이란 나름 자신감의 발로이다. (*참고로, BeeZza는 Beer+Pizza가 컨셉인, 요즘 소위 뜬다는 캐쥬얼 레스토랑 체인이다.)

그럴 때 마다 나는 프놈펜은 시장규모가 작아 글로벌 브랜드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로컬브랜드의 컨셉트나 고객들의 취향이 생각보다 높아 직접 와서 몸소 경험하지 않고 무작정 사업을 시작하면, 분명 생존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해주곤 한다.

인구 약 3백 만 명이 사는 대도시 프놈펜은 비록 시장규모는 작지만, 주변 아시아 국가 브랜드와 로컬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각축장이다.

현지에 진출한 대표적인 아시아 브랜드로는 일본의 자동차메이커 토요타와 오토바이로 유명한 혼다 그리고 싱가폴 브랜드 Breadtalk, 대만 85c Bakery, 우리나라의 롯데리아와 뚜레주르 등이 있다.

전 세계 1위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는 이미 지난 2015년 12월에 캄보디아에 들어왔다. 그 외에도 버거킹, 콜드 스톤, 크리스피 크림 도넛 정도가 내가 확인한 다국적 브랜드다. 다만 우리가 마치 한식처럼 생각하는 맥도날드는 아직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호텔 역시 수많은 다국적 Boutique 호텔들이 시장을 점령해가고 있다. Marriott hotel 브랜드 중 비지니스맨을 타겟으로 한 “Courtyard by Marriott”이 2019년에 문을 열었다. 그외에도 프랑스 브랜드인 아코르 산하의 소피텔도 자리를 잡았고, ‘프놈펜의 청담동’으로 불리는 벙껑꽁 지역에는 현재 노보텔이 공사 중이다.

Glocalization (Globalization + Localication) 전략 성공 사례

이렇듯 소득수준이나 경제규모에 비해 글로벌 브랜드가 의외로 많이 진출했다. 그러나, 모두가 성공을 보장받지는 못한다. 결코 이 나라 시장을 만만히 봐선 큰 코 다친다. 오로지 차별화된 현지 마케팅 전략으로 승부를 걸 경우에만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으며, 비지니스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게 캄보디아 시장이다.

실제로 참신한 브랜드 전략과 차별화된 제품으로 성공한 로컬 브랜드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뭔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다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로컬 브랜드를 런칭해 성공한 창업자들이 대부분 영국, 프랑스, 호주, 미국 등 소위 버터맛을 경험했거나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의 브랜드들을 경험했거나 또는 일본, 대만, 싱가포르 브랜드들을 경험한 현지인들이란 사실이다.

내가 경험한 브랜드 중 Glocalization에 성공한 대표 브랜드를 손꼽으라면, “Brown Coffee and Bakery”가 아닌가 싶다. 메뉴, 브랜딩, Space marketing 등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현지인들이 서구에서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캄보디아에 현지화환 브랜드라고 감히 평하고 싶다.




(브라운 벙껭꽁)                                                                    (브라운 보코)

브라운은 2009년 214 도로변에 첫 1호점을 오픈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브라운의 창업가는 호주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수학한 경영학고, 미국에서 건축을 전공한 건축가, Bakery Chef, 2명의 공학도 등 총 5명이다.

이들이 노린 최초 브라운의 주요 고객은 외국 유학을 마치고 캄보디아에 귀국한 유학생들이였다고 한다. 마치 1999년 이대 앞에 스타벅스가 귀국한 해외 유학생을 타겟으로 오픈했던 것처럼 10년 만에 데자뷰를 보는 것 같다.

브라운 창업자와 직접 대화해보지는 못했지만, 현지 뉴스기사에 난 창업 과정을 읽어보니, 그는 시애틀과 뉴욕의 커피 매장들을 참고했다고 합니다. 특히, 벙껭꽁과 보코에 위치한 브라운은 폐기된 공장을 리모델링 해서 시장으로 개조한 뉴욕의 첼시마켓과 많이 닮았다. 최근 오픈한 쯔반쁘 매장은 마치 뉴욕 프라다 매장의 소규모 공연장 같다. 경기도 양평에 위한 테레로사의 커피매장 컨셉과도 많이 닮아 있다.




(구 스타벅스 로고)                                                      (스타벅스 1호점 – 미국 시애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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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마켓 – 미국 뉴욕 첼시)                                                                    (프라다 – 미국 뉴욕 소호)




(브라운 – 쯔반쁘)                                                                                                (테라로사 – 경기도 양평)

스타벅스와 브라운의 가장 큰 차이를 들라면, 역시 ‘Space design’전략이다. 전 세계 매장이 매뉴얼에 따라 동일한 컨셉으로 디자인된 스타벅스와 달리 브라운은 매장마다 독특한 디자인 컨셉으로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킨다. 아니 창업자들이 자신들만의 Creativity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공간의 효율성 보다는 공간구성과 배치를 보다 강조한 그들의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이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적중했음이 틀림이 없다. 거꾸로 커피 회전율을 높여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 스타벅스는 감히 따라 하기 힘든 전략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앞선다. 기존 리워드 프로그램, 포인트 카드, 스마트폰 앱 서비스는 기본이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최근 배달앱이 급성장하자, 브라운은 자신들만의 배달서비스로 차별화를 부각시키고 있다. 스타벅스 마케팅 전략을 능가할 만큼 굉장히 스마트한 두뇌를 가진 최고의 마케팅 전략가가 이들과 함께 일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브라운 – 뚤뚬뿡)                                                                                         (브라운 배달서비스)

반대로 Glocalization에 실패하는 사례를 한 번 살펴보겠다. 해외브랜드 라이센스를 그래도 들여와 소위 폭망(?)한 케이스다. 한마디로 말해 브랜드 껍데기만 들여왔지, 영혼은 가지고 오지 못한 실패한 케이스로 볼 수 있다. 한국기업이라 마음이 조금은 아프지만, ‘설빙’과 ‘더페이스샵’이 그 대표적인 예다.

‘설빙’은 제조 빙수제조용 기계설비와 메뉴는 들여왔지만, 우리가 경험하고 싶은 그런 분위기는 서울에 두고 온 듯하다. 내부 인테리어는 물론이거나, 심지어 캄보디아 소비자들이 생각보다 대체 차가운 음식이나 간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식문화적 특성과 취향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 싶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로 유명한 “Timber Land”도 마찬가지다. 마침 우리 회사의 전산 서버 구입하기 위해 만난 현지인 CEO는 “Timber Land”도 수입한다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미국 유학시절 좋아했던 브랜드였단다. 그가 항상 입고 다니지만, 솔직히 무지 더워 보인다. 브랜드를 수입한다면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는 물론이고, 시장에 대한 사전 조사 역시 치밀했어야 했다.

기업의 비지니스적인 측면에서 사고와 전략은 글로벌한 시각으로 접근하고 유연하게 추진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행동 방식과 운영스타일은 현지의 실정에 맞게 차별화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법이며, 이게 성공한 사업가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추구해야 할 ‘Glocalization’의 핵심이자 본질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브라운 커피처럼 성공한 케이스에 대한 연구 분석도 중요하지만, 현지화에 실패한 케이스들을 더 연구하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는다면, 그 안에 분명 ‘Glocalization’ 성공의 답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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