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icity, Minimalism,단(單)
조선일보 위클리 비즈(Weekly Biz) 편집장인 이지훈 기자가 쓴 ‘단(單)’이란 책을 감명깊게 읽었다. 우리의 삶과 일은 복잡하다.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어렵다고들 한다. 옷장에 옷은 넘쳐나지만 입을 옷이 없고, 책장에 오래된 책들이 있지만 쉽게 읽히지 않는다.
저자는 단순함에 이르는 ‘단(單)의 공식’을 얘기하는데 “(덜 중요한 것을) 버려라”, “(정체성을 가지고 어디로 가야 할지 계획을) 세워라”, “(단순함을 구축했으면 오랫동안) 지켜라”가 그것이다. 크든 작든 우리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진부한 얘기지만, ‘포지셔닝(Positioning)’의 저자이자 마케팅 구루인 알리스와 잭 트라우트가 얘기한 “고객에게 나의 사업에 대해 단순하고 차별화된 한 단어를 인식시키고 있는지”와 “지속해서 그 차별화된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노숙자 – ‘움직이는 나무’ 콘셉트로 관광객에게 공연료를 받는다)
(차별화 포지셔닝)
(Coconut School, Kirirom Kampong Speu – 캄보디아 캄퐁스푸 끼리롬 국립공원의 코코넛 학교,
폐타이어·플라스틱 등 자연 친화적 소재를 활용)
프놈펜에는 한식당이 많다. 내 머릿속에는 현지인이 자주 가는, 귀한 현지인 손님을 모셔가도 좋을, 집밥처럼 편안하게 한 끼 먹을 수 있는 식당 등으로 구분된다. 주메뉴(House Specialty)로 세분화할 수도 있다. 우리는 식당을 정할 때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단순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은 어떤 한 단어가 고객들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는지 냉철히 분석해야 한다.
(Traditional concept in Siam mall, Bang kok)
(Khema as a brunch restaurant in my mind)
(Sports bar and restaurant in Phnom Penh)
금융권의 단(單)
Minimalism in Finance
금융은 어렵고 복잡하다
금융사에 근무하는 직장인도 본인 전문 분야가 아닌 금융 상품에 대한 전문성은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관성적(Inertia)으로 집이나 회사에서 가까운 주거래 은행에서 추천하는 대출 상품, 예금 상품, 신용카드를 쓴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지점을 확대하고, 신용카드 회사들이 길거리 모집 등을 통해 자사의 카드 한 장을 고객들 지갑에 넣으려고 하는 이유다.
사실 금융은 단순하다
금리, 결제, 송금, 환율, 수수료 등 복잡해 보이지만 회사별로 큰 차이가 없다. 단순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금융업에 IT 기술이 접목(핀테크)되면서 모바일 뱅킹, 인터넷 은행(카카오 뱅크), 간편 결제 등 스마트폰으로 한국 금융 서비스 및 현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Internet banks in Korea)
(KB bank – mobile KB easy overseas money transfer service)
한국에서 오전에 송금하면, 오후에 프놈펜에서 인출 가능
우리가 주로 쓰는 금융 서비스는 예금, 송금, 지급 결제 서비스다. 고민할 것 없이 국내 은행들의 현지 법인과 현지 은행 간 거래를 위해 ABA 은행을 사용하면 된다. 각종 수수료 측면에서 국내 은행의 현지 법인이 훨씬 저렴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최근에는 현지 은행 간 실시간 송금 서비스도 가능하다.
간편 결제
서울에서는 지갑 대신 머니클립이나 스마트폰 케이스에 신용카드 1~2 장 넣고 다녀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지만, 프놈펜에서는 리엘화로 가득한 두둑한 지갑이 내 심플한 라이프스타일을 방해하는 주범이다.
(Smart phone case by HyundaiCard, from HyundaiCard blog)
최근에 다시 지갑이 가벼워졌다
PPC Bank 와 ABA 은행의 스마트폰 앱을 통해 ‘모바일 간편결제’를 사용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나 상점이 많아졌다. 앱으로 현지 은행 간 실시간 송금이 가능한 은행도 늘어났다.
(ABA bank mobile payment)
PPC Bank, ‘단(單)의 공식’을 스마트폰 앱에 적용하다
PPC Bank 의 스마트폰 앱은 ‘단(單)의 공식’을 잘 적용한 대표적 예다. 고객 입장에서 사용자 편의성(UI and UX, User Interface and User Experience)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뚜렷하다. 고객은 잔고 조회, 이체, 모바일 Top-Up, 모바일 결제를 하기 위해 앱을 연다. 자주 쓰지 않는 기능은 별도 탭으로 접근하도록 한 센스까지. 그리고 끊임없이 진화, 발전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