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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ts Connector Mar 04. 2021

문외한의 스위스 예술 기행 1편

취리히 로잔

스위스 마터호른 체어마트 (출처: 스위스 관광청)

필자에겐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두 곳이 있다. 바로 샌프란시스코, 스위스. 스위스는 출장 차 취리히, 로잔, 바젤, 제네바를 돌아오는 일정으로 방문한 적이 있다. 아무래도 제대로 스위스를 감상하기에 제약이 많았다. 나중에 개인적으로 찾아 차근차근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오늘은 스위스 여행에서 발견한 소소한 이야깃거리를 전하려고 한다.

스위스 하면 융프라우, 마터호른 등 알프스, 호수, 만년설, 산, 기차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도 융프라우 부근이다. 필자는 스위스를 ‘Think different’ 관점에서 한 번 바라보고자 한다.

서울로 테라스 (출처: 서울로 테라스 공식 홈페이지) 

보존과 재개발 사이 – 취리히, 육교 시장(Markthalle Im Viadukt)

우리나라 수도 서울은 역사가 긴 도시지만, 경복궁 등 일부 유적을 빼고는 오랫동안 보존된 건축물이 많지 않다. 물론 한국전쟁도 한몫했지만, 재개발과 재건축을 즐기는 국민성도 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프로젝트는 보존과 재개발의 훌륭한 사례라고 본다.

출처: 취리히시 홈페이지

스위스는 재활용 선진국이다. 유리 용기의 94%, 페트병 81%를 재활용한다고 한다. 취리히 시내에는 고가 기차선로가 많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지상 구간 내 하부 공간의 비효율적인 활용을 생각하면 된다. 임 비아둑트(Im Viadukt)는 500m 이상 길이의 기차선로 하부 공간을 공공 및 문화, 상업용도 공간으로 재개발한 곳이다. 구조물 그 자체로도 도시 인프라처럼 아름다운 공간이다. 


임 비아둑트 기차선로 하부에 들어선 가게 내부

업사이클링(Upcycling) – 프라이탁(Freitag)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재활용할 수 있는 옷이나 의류 소재에 디자인과 활용성을 더해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프라이탁은 1993년 만들어진 스위스의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프라이탁 형제는 버려진 트럭용 덮개 천막을 일일이 세척하고 재봉틀로 박음질해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탄생한 게 바로 ‘메신저 백’이다.

출처: 프라이탁 공식 홈페이지

취리히에는 프라이탁 플래그십 스토어가 있다. 이 스토어는 프라이탁이 생각하는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잘 보여준다. 폐컨테이너를 쌓아 올린 건물은 화려한 외관이 아닌 필요한 것을 적절히 활용한 모습이다. 얼마 전 프놈펜에도 컨테이너 맥주 가게들이 우후죽순 들어섰다가 사라진 적이 있다. 그 모습을 보며 잠시 프라이탁이 떠올랐다.


출처: 프라이탁 공식 홈페이지

공부가 아닌 소통의 공간 – 로잔공대 도서관(Rolex Learning Center)

렌터카로 로잔에 와서야 ‘내가 스위스에 왔구나’ 실감하게 된 순간이 있었다. 영상에서나 보던 레만호와 멀리 에비앙을 본 것이다. 로잔은 라보(Lavaux)라는 포도밭에서 바라보는 레만 호수가 장관이고,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남은 생을 보낸 몽트뢰의 시옹성(Chateau De Chillon)도 볼거리로 꼽힌다. 근처에는 찰리 채플린이 노년을 보낸 브베(Vevey)도 있다.

출처: 시옹성 공식 홈페이지

출처: 아키데일리닷컴


세 곳 다음으로 찾은 곳은 로잔 공과대학 도서관(Rolex Learning Center)이다. 건축은 문외한이지만,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 카즈오 세지마를 서울, 도쿄, 로잔에서 업무적으로 만난 적 있어 조금 애착이 가는 건물이다. 세지마는 이웃집 할머니 같은 평범한 풍모를 지니고 있다. 시옹성은 세계적인 건축 설계회사(SANAA, Sejima and Nishizawa and Associates)의 작품이다.

보통 도서관 하면 많은 책 속에서 조용히 공부하는 곳을 떠올린다. 하지만 Rolex Learning Center는 공부가 아닌 소통의 공간을 지향한다. 만남과 대면, 대화를 위해 단일 층의 넓고 열린 공간으로, 입구부터 다시 입구로 돌아오는 동안 문을 볼 수 없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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