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차(2), 렐리에고스 - 레온
계속해서 8월 19일 오후
샤워 후 빨래를 널고 들어오는 길에 파스칼이 보였다. 눈이 마주치자 쪼르르 달려와 비쥬를 하더니 파비안이라는 남자를 소개했다. 이렇게 또 한 커플이 생겼나 보다. 무릎이 좋지 않아 군데군데 버스로 점프를 하던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건 온타나스에서였었다. 기차를 타고 프로미스타에서 레온으로 왔다고 한다. 큰 도시는 몸이 안 좋아서 쳐졌던 이들이 교통편으로 합류하기 좋은 곳이다.
도시 구경을 하다가 클라우디아 할머니를 만났다. 이제는 발목까지 안 좋아져 내일 걸을 수 있을까 싶은 걸음걸이였다. 발목이 뚱뚱 부어 종아리와 둘레 차이가 별로 없었다.
클라우디아도 반가웠는지 표정이 환해졌다. 그동안 신경 써줘서 고맙다며 마실 것을 사준다고 했다. 대성당이 보이는 카페로 천천히 올라와 맥주잔을 놓고 앉아 성당을 한참 쳐다보았다.
그냥 얻어먹긴 뭐해서, 성당 안을 구경하자고 잡아끌었다. 괜찮다고 한사코 손사래를 치는 그녀를 잡아끌다시피 해서 입장했다. 입장료는 7유로이고 스테인드 글라스가 유명하니 한번 들어가 볼 만하다.
성당 안뜰에 한참 앉아있다 나왔다.
세요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선 데카트론에 들르는 순례자들이 유난히 많았다. 그동안 걸으며 부족하다 느낀 것을 보충하는 것이다. 이 정도 왔으면 그래도 어지간한 것들은 이미 다 있는데, 유독 신발들을 많이 바꾸었다. 샌들이 있는 사람은 하이킹슈즈를 사고, 하이킹슈즈가 있는 사람은 샌들을 샀다. 다른 신발이 더 나아 보이는 모양이었다. 새 신발 신고 다니면 더 아플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반가운 얼굴들과 마주쳤다. 저녁에 성당 앞에서 한데 모여 단체 사진을 찍기로 했다
이레네와 꼬맹이들은 페트병에 들어 있는 싸구려 띤또 데 베라노를 들고 다니며 병나발을 불어댔다.
주말의 레온은 관광객과 순례자들 그리고 현지 사람들로 인산인해이다. 조금 일찍 나가 자리 잡지 않으면 비집고 들어가 먹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나 일행이 많으면 더 그렇다.
오늘은 인파 속에 줄을 서고 싶지 않아서 숙소로 돌아왔다.
페데리카가 내일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까지 가자고 했다. 원한다면 숙소를 같이 예약하겠다기에 그러라고 했다.
6:40 ~ 13:05
렐리에고스 - 레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