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지키고 싶었다.

이별 #18 - 난 돈보다 우리가 더 중요해

by 이청목

사랑보다 이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느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감기에 걸린 날부터

우리는 각자의 방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콜록콜록.. 나 감기가 걸린 거 같아

옮기면 수업에 지장이 생기니까

내가 2층에서 잘게"


우리 집은 복층구조였다.

2층으로 올라가면

웬만 한 소리는 들리지가 않는다.


그날 이후로 나는

2층에서 그녀는 1층에서

이렇게 생활공간이 나뉘며 각방을 썼고

우리는 점점 더 멀어져 갔다.


나는 이렇게 살기 싫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다.

우리의 사이가 끝이 나더라도 뭔가

노력이라도 하고 싶었다.


나는 우리 사이가

다시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센터를 접을까도 생각했었다.

그럼 빚이 1억 8천이었다.


그래도 둘이 벌면 갚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둘이 의지가 되고

사랑을 하면 그까짓 빚쯤이야

행복하게 살아가며 갚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센터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나는 우리 부부사이가

조금이라도 다시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부 상담을 받아 보자고 했다.


"나 할 말이 있어.."


"얘기해 듣고 있어"




우리 사이가 지금 좋지 않잖아

다투면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난 외롭다고 하고,

너는 네 마음을 이해해 주지 못하냐고 하잖아

그래서 상담을 받아 봤으면 좋겠어!


정말 마지막으로

우리가 사이가 다시 회복되기를

노력해 보자고 얘기하는 거야!


상담을 받고도 우리 사이가 안 좋으면

난 헤어지는 게 맞다도 생각해

상담이라도 끝까지 받아보자


난 지금 행복하지 않아




"오빠, 또 헤어지자는 말 하는 거야?"


"아니 헤어지자고 말하는 게 아니고

노력하자고 말하는 거야

노력하기도 싫었다면

그냥 헤어지자고 했겠지"


"알겠어 생각해 볼게"


그녀는 잠시 말이 없다가 대답했다.


"알겠어, 생각해 볼게"


하지만 일주일 이 지나도

말이 없었고 다시 물어봤다.


"생각해 봤어?"


"아 생각해 볼게.."


"내가 말한 게 우스워?

우리 관계에 대해서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거야?"


"아냐 그냥 급하지 않게 생각한 거야

교회일도 바쁜 게 있었어"


"하... 난 말이야

하나님 믿는 것도 중요하고

교회 일 하는 것도 중요해

하지만 우리 가정도 중요해!"


"알겠어 알아볼게"


"나도 알아볼게 수요일까지 정해서

같이 얘기하자"


서로 여러 군데를 알아봤지만

그녀는 그녀가 보내준 곳으로 가고자 했다.


그곳의 상담사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에게 질문을 하고

나는 그동안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 상담사는 나에게 이렇게 질문을 했다.


"그럼 왜 결혼했어요?"


"네? 결혼 전에는 뭘 알 수 있나요?"


"당연히 결혼 전에 다 알고 해야죠"


난 말문이 막혔다..

'원래 상담이 이런 건가?'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녀와의 이야기, 우리 둘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괜찮아 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상담을 받았다.


이것 조차도 나에겐 노력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상담사이야기를 했다.


나는 너무 별로였다고 했지만

그녀는 괜찮았다고

끝가지 받아 보자고 했다.


그래도 끝까지 받아 보자는 그녀의 말이

노력으로 들렸다.




상담을 받으러 가기로 했는데

그녀는 상담을 취소했다.


"지금 까지 세 번 갔는 데

마지막 상담은 언제 갈 거야?"


"가야지...

근데 난 솔직히 돈이 좀 아까운 것도 있어

한번 갈 때마다 12만 원이잖아"


그녀의 말을 이해 못 하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나보다 12만 원이라는 돈이 더 중요한가?

이렇게 느껴졌다.


분명 내가

마지막 노력으로 상담을 받아 보자고 한 건데

12만 원이라는 돈이 아까워서

지금 이렇게 얘기하는 그녀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내 말을 어떻게 들은 거야?

우리 이게 마지막 노력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는 거였잖아 그리고 솔직히

상담받으면서 너도 나도 노력 거의 안 했잖아

그럼 상담이라도 끝까지 받는 노력이라도 해야지!"


"오빠는 헤어지자는 말을 왜 쉽게 해?"


"쉽게 이야기하는 거 아니야

헤어지기 싫어서 하는 말이야

난 이것 조차도 노력하고 있는 거라고"


진짜였다.


난 헤어지자는 말을 쉽게 얘기한 게 아니었다.


너무 힘들어서 진짜 이러다간 헤어질 거 같았다.

내가 지쳐 포기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포기할 것 같다고!

둘 중 한 명이 포기하면 그럼 끝나는 거야"


"그녀는 아무 말하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상담도 4 회차 중에

3회 차에서 멈췄다.


상담조차 끝까지 이어가지 못한

현실 앞에서 지쳐갔다.


슬펐다, 마음이 아팠고 답답했다.


퇴근 후 혼자 2층방에 있는데 눈물이 났다.


난 분명 결혼했는데

내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노력했다.

상담도, 대화도, 끝까지 붙들어 보려 했다.


하지만 노력의 방향은 늘 엇갈렸다.

내가 간절히 바랐던 건

'우리'였는데

그녀는 늘 '나'였다.


결혼은 한 사람이 버틴다고 이어지지 않았다.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사랑은 결국 상처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