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내가 해준 말
2018년도 12월 31일
아니
2019년 1월 1일
그날은 한 해의 끝이었을까?
아니면, 새로운 해의 시작이었을까?
지금의 해를 보내며
새로운 날을 위해 카운트다운을 하며
숫자를 거꾸로 외친다.
사람들은 모두가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나는 아직 떠나보내지 못한 2018년을
가슴 한구석에 붙잡고 있는 듯했다.
교회에서 송구영신 예배를 마치고
나는 교회 생활을 함께한
청년들과 함께 해돋이를 보러 갔다.
청년이라고 하기엔 나이가 많았던 나는
'늙은 청년'이라는 말이 더 어울렸다.
12인승 교회 승합차를 운전은
당연히 나의 몫이었다.
운전대를 잡고 졸지 않기 위해
음악을 틀고,
말을 쉬지 않고 했다.
차 안은 이야기로 가득했다.
20대 청년들의 학교생활 이야기
취업 준비 이야기
30대 청년들의 회사 이야기
인간관계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그중 20대 초반의
막내 동생이 나에게 물었다.
"오빠는 사회경험이 많잖아요
그럼 처음 사회생활 할 때부터
하고 싶은 일이 있으셨어요?
전 제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동생의 말 한마디에
하나하나 내 이야기를 꺼냈다.
고등학교 시절 IMF 인해
부모님 사업이 부도가 나서 집안이 힘들었고
그로 인해
고등학교 3학년부터 취업을 나와야 했다.
돈을 벌기 위해
2년 동안 군대 가는 걸 포기하고
만 3년이라는 병역 특례를 받아야 했다.
21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내가 집안의 가장이 되었고 그 후론
나의 모든 결정이 내 미래를 좌우하는
결과를 감당해야 했다.
"나도 처음엔 뭘 해야 할지 몰랐단다."
짧은 순간 내 모든 인생을
다 전하진 못했지만
진심을 담아 이야기했다.
차 안에 있던 모든 동생들이
질문을 했던 막내 동생을 위로해 주며
자기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20대 30대 젊은 청년들
그 차 안에 있는 무리 모두는
나이만 다를 뿐,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앞으로는 하고 싶은 게 생기긴 할지,
나는 도대체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해
걱정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 좌우명을 이야기해 주었다.
"얘들아 난 가장 힘들 때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시 다짐하곤 해
지금은 마지막이 아니고 시작이야
우리 모두는 오늘이 가장 젊어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돼!
그런데 중요한 건, 오늘이 가장 늙었으니까
책임도 내가 지면 되는 거야"
한동안 내가 했던 말은
청년 모임에서 회자가 되었다.
지금보다 6년이나 젊었던 시절
교회 막내 동생에게 해줬던 그 말은
내 인생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이 순간의 나에게
필요한 말이기도 했다.
어느덧 40대 중반이 된 나는
무리한 일과 스트레스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고
사업을 운영하는 대표의 입장과
한 가장의 남편으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못든것을 결정을 해야 하는 지금의 나에게
젊은 날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용기를 주는 한마디
"나는 지금 이 순간 가장 젊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