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계엄령’과 ’내란’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심각한 정신장애를 앓고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윤석열은 여전히 우리 사회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붉은 버튼을 손에 쥐고는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 오히려 최근 4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조금도 물러설 생각이 없는 듯한 표정과 어조를 드러냈는데, 정말 미친것 같다. 이러다 우리도 함께 미쳐버릴 수도...
정신건강의학에서는 마음이 병들면 나타나는 증상을 크게 신경증과 정신증으로 구분한다고 한다. 불안증, 강박증처럼 누구에나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신경증과 달리, 정신증은 비현실적인 현상들을 동반하는데 대표적으로 과대망상과 조현병이 있다. 이때 신경증과 정신증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현실검증력’이다. 현실검증력은 현실과 현실 아닌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데, 정신증은 보통 이 능력에 어떤 문제가 생겨 나타난 증상으로 여겨진다.
윤석열은 우리 사회 곳곳에 종북좌파 세력이 암약하고 있다는 (현실검증력이 상당히 저하된 듯 보이는) 극소수의 극단적인 주장을 사실로 믿고 있는 듯 보인다. 군병력을 동원해 국회를 무력화시키려 한 행위에 대해서도 국가를 위해 그저 대통령으로서의 할 일을 했다고 주장하는 윤석열과 그의 어깨 위에 앉아있는 김건희와, 그들과 동일한 정신세계를 공유하고 함께 움직인(-이고 있는) 자들을 보면 이들이 집단적으로 일종의 공유 정신병Folie à deux(폴리 아 되) 을 앓고 있는 것 같다는 강한 의구심 마저 든다. 다 같이 미쳐버린 것이다. 조커와 할리퀸과 그들의 추종자들처럼 말이다.
이들의 현실검증력 손상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징후는 대선후보 당내 경선 당시 논란이 된 ‘손바닥 王자"에서 시작해 청와대 개방 첫날 국민 대표단 손에 들린 분홍색 매화꽃나무 묶음(일본적 무속 코드), 서울의 중심부를 운행하는 해치와 영혼 친구들 분홍버스, 건진법사, 천공, 명태균 등 사이비 술사 커넥션, 그리고 선무당으로 보이는 김건희의 셀 수 없는 논란들을 지나, 아마 누군가가 시일을 점지해 줬을 이번 계엄선포일(12월 3일 10시 30분)에 또다시 등장한 王자에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한자로 표기 시 十ニ월(王), 三일 十시(王), 三十분(王)]
혼합적 주술 행위와 뒤틀린 욕망들이 뒤범벅된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정신 나간 막장 드라마도 드디어 최종장에 들어선 듯 보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그동안 잊혀 있었던 고대의 주술적 행위들이 그야말로 파묘되어 세상에 드러나고 있는데, 어쩌면 이 대목은 민속학적 관점으로만 보면 박근혜-최순실의 뒤를 이은 연속적 치적(?)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예로부터 암암리에 행해지고 있던 주술 행위들이 발굴되어 세상에 나와 빛을 보게 되지 않았는가. 그것이 현대 사회로부터 어떤 판단을 받게 될지는 일단은 나중 문제겠지만 말이다.
분명히 구분하고 싶은 것은 계엄령 선포를 필두로 ‘이들의’ 여러 극단적 행위들이 현실검증력 이상의 징후인 것이지 연말연시에 ‘신년운세’를 보러 가거나, 교회에서 새 해를 위한 ‘말씀카드’를 뽑는다던가, 기도빨 좋다는 ‘팔공산 갓바위’에 소원을 빌러 가는 등 우리들의 일상적 기복 행위들이 그렇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종교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완전히 탈-종교화된 인간이 과연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칼춤 같은 행태들을 바라보며 마음에 드는 의문은,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현상과 사태들이 현실인지 비현실인지, 혹은 [나] 너머에서 감각기관을 통해 [나] 안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들이 참인지 거짓인지 대체 무엇이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판별해 낸다는 것일까? 현실과 현실-아님을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나누고 있는 것일까? 언제나 늘 그러한, 모두가 동일하게 감각하는 ‘현실’이라는 것이 과연 객관적으로 존재하는가?
나의 현실검증력은 온전한가? 지금 내가 보고 듣고 이해하고 언어와 문자를 이용해 글을 쓰는 이 모든 행위들이 100% 현실임에 틀림없다고 ‘인증된 해석’에 기반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비현실적인 현실을 경험하고 있은 요즘, 스스로의 현실검증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지경까지 와버렸다. (무지개 반사!)
아무튼 이들의 공유정신병이 사회 곳곳으로 흘러 넘쳐 확산되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윤석열-김건희와 이들의 무리들이 그들만의 연극 무대에서 끌어내려 지기를 기도해 본다. 이 때야 말로 우리 사회에 올바른 종교의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
"진짜가 뭔가?, 진짜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할 건데? 냄새 맡고, 맛보고, 보고 있는 것이 진짜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면 그건, 단순히 너의 뇌에 의해서 해석된 전기적 신호에 불과해. 이것이 네가 알고 있는 세계인거지.”
- 영화 ‘매트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