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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유 Apr 04. 2023

북극곰, 아기펭귄이 불쌍하지도 않냐?

지구를 지키는 방법, 작고 보잘것 없는 것부터


기후위기와 국민연금, 그 답답함


지구온난화. 기후위기. 단어의 무게에 숙연해지지 않은 지구인이 있을까? 문제는 "나도 뭔가하고 싶다고"라는 마음과 달리 너무 많고 복잡하다는데 있다. 심지어 생활에 당장 크게 와닿지도 않고, 뭐랄까. 국민연금 같은 느낌?


삼천포로 빠져보자면 지구온난화와 국민연금은 아이가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조금 다르게, 조금 더 크게 와닿는다.


고갈되는 국민연금? 나는 못 받더라도 내 부모는 수혜를 입을테니.. '괜찮아' 위로가 되지만 내 아이가 그 큰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한다면 상황은 다르다. 나는 차라리 안줘도 되니, 내 새끼한테 부담이 되고, 피해가 되는게 싫은게 부모 마음이다.


지구온난화? 당장 내가 사는 동안에는 크게 와닿지 않고, 불편을 감수한다고 치자. 그런데?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서 이보다 심각한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귀여운 아기펭귄이 동사하고 있대.


2013~2014년 아델리 펭귄 수천마리가 집단동사했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는데, 더워서 죽은 것도 아니고.추운 지방에서 사는 펭귄이 추워서 얼어죽었다고??? 무슨 말이야??  


알고 보니 상황은 이러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지고 남극에는 비가 오는 날이 많아졌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데로 맞아야 하는데, 털에 아직 방수기능이 없는 아기펭귄들은 체온유지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미 얼어 죽은 새끼의 몸을 녹여보려고 꼭 끌어안은 어미 펭귄의 사진과 영상이 가슴을 뜨겁게, 지금 이순간 인간임이 부끄러워지게 만든다.  

이미지 출처 YouTube 'John Downer Productions'


북극곰, 익사 얘긴 들어봤어?


북극곰은 수영선수다. 그런데 최근 익사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날로 더워지는 지구, 얼음이 점차 녹는데 문제는 북극곰이 단거리 선수가 아닌 장거리 선수라는 점에 있다. 사냥을 하느라 꽤 오래 헤엄을 치는데 중간중간 휴게소 개념이 바로 바다얼음이다.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점점 사라지고, 당연히 북극곰은?쉴수 없어 에너지가 갈되니 빠져 죽고 굶어 죽고. 어쩐다니...


펭귄이랑 북극곰은 쓰레기를 버린 적도, 자원낭비를 한적도 없는데 말야. 무슨 죄야. 얘네가.


답답하네.  

 

사진출처  픽사베이


정말, 뭐라도 하나는 해야 되지 않을까?  


정말 양심이 있으면 이젠 뭐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일명 '지구방위수호대'가 되는 방법이 수천가지가 넘는다.


그걸 다하자니 시작도 안했는데 지친다. 시작과 동시에 포기각이요, 결심만 골백번하다 끝난 다이어트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현실 가능한 방법은 욕심을 줄이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가 당장 할수 있는 환경보호, 지구를 지키는 첫걸음이 되는 것이다.  


나의 경우 전기를 자주 끈다. 생각날 때마다 끈다. 가급적 끈다. 자주 소리친다.


 불끄자, 펭귄이 불쌍하지도 않냐?
 우리가 필요하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은 전기불 켜서
 펭귄이 죽고 있어.

 

최근에는 플라스틱 라벨지를 뗀다. 펼쳐진 과자봉지를 그냥 못보고 강박증 있는 사람처럼 접고 접고 또 접듯이, 지구를 위해 최소한 라벨지라도 떼어보려고 노력한다. 작은 습관이 다소 강박적으로 내게 자리 잡을때까지 의식적으로 뗀다.  


다 할려고 하지말고, 내가 할수 있는 것. 가장 손쉬운 것. 마음에 드는 것 하나씩만 골라서 일단 해보자. 일단 하다보면 하나씩 더 하게 된다. no, no, no, no, no, 하나씩 더할 생각말고!


일단 하나만 하자! 다른 거는 포기하고, 잊고! 오늘은 딱 하나만 하자! 그 보람과 긍지를 우선 느끼는게 중요하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불쌍하다, 꿀벌!  


화단에 아주 작은 꿀벌 한마리가 천천히 기어다니고 있다. 그걸 본 꼬마가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불쌍하다! 꿀벌. 날개를 다쳤나봐!"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꿀벌, 본지 오래 됐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4년 안에 멸종한다"고 했다.


그렇게 귀한 꿀벌이다!


"일단, 우리는 4년은 확실히 더 살겠네!"했더니 꼬마는 "불쌍해!"라며 손으로 살짝 잡고 화단 안쪽 꽃잎 위에 올려준다. 웃자고 했더니 다큐로 덤빈다. 그래, 지구온난화는 좀 다큐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친 꿀벌 한마리 꽃잎 위에 올려놓는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만은. 그래, 그런 작은 노력, 보잘 것 없는 노력이라도 당장 당면한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한다. 거창하면 좋겠지만, 지구를 정말 지키기 위해서는 인류 구성원 한명 한명의 그런, 보잘 것 없는 마음가짐과 실천이 중요하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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