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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유 Aug 30. 2022

상처깁기의 원형, 여기 또 있네

따뜻하고 슬픈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책은 보는 것만으로도 독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딱히 고른다기보다는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잡히는 대로 읽는다.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라니 제목도 귀엽고 표지도 너무 상큼하고 귀엽다. 귀여워서 읽었는데 슬펐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아동문학가인 작가는 참  가난하다. 그리고 담백하다. 뭐든 자연스럽고 물 흐르듯 편안하다.

대학시절, 나는 요시모토 바나나를 좋아했다. 일상을 담담하게 얘기하는, 큰 일, 여러 가지 상처들을 대수롭지 않은 듯 읊조리듯 편안하게 말하고 위로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묘사된 그녀의 소설은 어쩐지 슬펐다. 그리고 참 따뜻했다. '상처깁기의 원형'이 그녀의 특색이라고도 했다.

강이랑 작가의 일상과 문체가 그랬다. 별일 아닌 듯 대수롭지 않은 일상의 묘사와 대화에서 울컥 눈물이 났고, 슬펐다. 리고 세상을 보는 시선은 다시 따뜻하게 데워 편안했다.

삶에, 사람에, 어린이에, 글에, 진심인 그녀를 응원하고 싶다.




"동심이란 단순히 아이의 마음일 뿐 아니라 나와 같은 존재를 귀하게 대하고, 우열을 가리지 않는 마음이다. 함께할 수 있음을 기뻐하는 마음이기도 하다." p.26


"오늘 받은 마음은 온전히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다시 누군가에게 보내야 비로소 내 것이 될 마음이다." p.35


"내가 아는 것에 만족한 채 현실에 안주하고 어떤 시작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울림을 주고받는 지금의 동료들을 만나지 못했으리라.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고 행동하다 보니 주위에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모였다." p.51


"어른처럼 산다는 것이 아이처럼 산다는 말의 반대말은 아니다. 그러니 평소에는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지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내 안의 아이를, 때로는 어른을 꺼내고 싶다." p.75

"조금 생소하지만 알면 인생에 도움이 되는, '여주' 같은 무언가를 건네는 사림이 되면 좋겠다. 소박한 채소 하나가 여름 보양식이 되듯, 누군가의 삶에 도움을 주는 존재로 살고 싶기에." p.116

#가난은일상이지만인생은로큰롤하게 #죠리퐁은있는데우유가없다 #강이랑 #좋은생각 #요시모토바나나 #그녀가보이는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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