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친구가 취업 시장은 순환하는 2호선 지하철 같다는 애기를 한 적이 있다. 딱히 행선지가 있다기 보다는, 내릴 수 있을 때, 일이 구해질 때, 마구잡이로 지하철에서 내려버리는 그런 열차. 내 차례가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매 정류장마다 사람을 내리고 또 태우며, 서울을 빙글빙글 도는 그런 지하철을 닮았다고. 그럼 나는 그 지하철의 지박령인 것일까. 벌써 1년을 넘게 내리지 못하고 있으니까.
어느 회사에 발을 붙일 수 있을까, 여기저기 눈치 보며 지원하는 나는 마치 만원 지옥철 안에서 빈 자리를 찾는 사람같다. 먼저 일어날 것 같은 사람 앞에 재빨리 서있어야만 얻을 수 있는 편안함. 그건 마치 취업을 준비하며 안달난 내 모습과 비슷하다고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