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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값어치에 대하여

by 례온

취업 준비를 하는 내내 '나의 가치는 내가 정할 수 없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돈에 관해서는 내 값어치를 내가 매길 수 없다. 가령 내 노동의 가치라든가 혹은 내게 쓸 만한 돈은 얼마만큼인지. 놀랍게도 나는 그런 나의 값어치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 그걸 뼈저리게 느꼈다.


뭐랄까... 직장을 정하는 기준 중에 연봉은 그다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막상 취준생이 되니 그렇게 되지 않는 게 사람 마음이다. 너무 좋은 연봉을 주는 회사를 보면, '저런 데가 날 뽑아주겠어?'라는 의구심을 품게 된다. 그렇다고 또 만족스럽지 않은 연봉의 회사를 보면, '그래도 저것보단 더 받을 만하지 않나?'라는 오만한 생각을 한다.


그러다가 결국 전자도 후자도 전부 불합격하게 됐을 때는, 대체 내 가치는 얼마뿐인 걸까라는 회의감이 들어서 엉엉 울게 된다. 그날도 그랬다. 너무 많이 울고 싶었다. 정말 많이 울었는데도 또 울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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