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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감각의 소원

by 례온

감정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행복한 날들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아니 심지어 최근에는 하루 이틀 빼고는 거의 매일 행복하다고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하루의 불행에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제아무리 행복도 감정이라지만 나는 좌절과 배신을 느껴야 한다면 행복을 포기하고 싶어진다.


감정은,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 커다랗고 압도적이다.


잘못 다뤘다간 누군가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감정은 사람을 다정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폭력성을 유발하기도 하니까.


그래서 나는 내가 무감각하길 바랐다.


특히 오늘, 유독 절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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