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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30

by 례온

요즘의 상태를 말해보자면, 자기혐오의 끝이다. 시작이 무엇이 됐든 간에 일상의 균형이 무너졌고, 건강을 잃었다. 그와 동시에 정신적인 평온함을 앗아가는 사건들도 여럿 겪었다. 몸과 마음은 전후 관계에 상관없이 망가졌고, 그에 따라 변해가는 내 외견은 내 자존감을 박살 내기에 충분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거울을 덮어두고, 무기력에 빠져서 운동을 쉬어가고, 스트레스를 풀려고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그러다 보니 몸이 망가져서 마음을 돌보는 데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몸도 마음도, 무엇 하나 챙기지 않았다. 그러다 정신 차려보니까 내게 남은 건 자기혐오밖에 없었다.


나는 내 체질이 싫다. 유난히도 지랄 맞은 이 가정사도 싫고 변덕스러운 내 성격도 싫다. 무엇보다도 이 모든 것을 견뎌낼 자신이 없어서 자꾸만 포기하려고 하는 내가 가장 싫고 혐오스럽다.


나는 이럴 때마다 견딜 수도 없을 만큼 내가 싫어진다. 어떻게 해야 나를 괴롭힐 수 있는지 고민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나를 붕괴시키려고 한다. 지금 내 상태가 딱 그런다. 너무너무 싫고 너무너무 힘들다. 어떻게 해야 이 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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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렇게 힘들었니, 스물넷의 례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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