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사용설명서]간편식이란?

집밥과 인스턴트 사이, 그 어딘가에서

by 엘사 B

어쩌면 당신도 이런 날이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긴 하루를 마치고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왔는데,
냉장고를 열어봐도 마땅한 반찬이 없고,
배달 앱을 열기엔 왠지 지갑도,

위장도 마음이 내키지 않는 그런 저녁...


그럴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전자레인지 앞으로 향하게 됩니다.
한 팩 꺼내어 따뜻하게 데우는 것만으로 식탁에 한 끼를 올릴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됩니다.


가정간편식, 많이 들어보셨죠?
HMR(Home Meal Replacement), ‘집밥의 대체품’이라는 뜻이지만, 요즘은 단순한 대체를 넘어서
바쁜 하루 속 우리의 시간을 지켜주는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습니다.


간편식이 이렇게 커졌다고요?

사실 간편식은 아주 최근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지금은 5조 원대 시장으로 성장했지만, 시작은 1963년 라면이었습니다. 이후 3분 카레, 햇반, 냉동 볶음밥, 프리미엄 만두, 그리고 오늘날의 밀키트까지 시간을 아끼되 ‘먹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이 이 시장을 키운 원동력이었어요.

여성의 사회 진출, 1인 가구 증가, 그리고 매년 반복되는 미세먼지와 전염병(특히 코로나), 외출보다 집밥이 더 안전하다는 인식, 무엇보다 '밥은 먹어야지'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간편식 시장을 더 크게 만들었죠.


간편식, 다 같은 줄 아셨나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정간편식은 사실, 조리 단계에 따라 나뉘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이걸 제대로 알면, 필요에 따라 슬기롭게 고를 수 있습니다.

1. RTP (Ready to Prepare)

: 세척하고 자르는 과정이 생략된 ‘준비용 식재료’입니다. 손질된 채소, 냉동 블록 채소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2. RTC (Ready to Cook)

: ‘조리해야 하는’ 간편식. 밀키트가 대표적이고, 최소한의 조리로 근사한 한 끼를 만들 수 있습니다.

3. RTH (Ready to Heat)
: 데우기만 하면 되는 즉석식품들. 즉석밥, 국‧탕‧찌개, 냉동볶음밥, 죽 같은 제품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4. RTE (Ready to Eat)
: 바로 먹는 음식들. 도시락, 샐러드, 삼각김밥, 배달 음식까지 포함됩니다.

각 제품마다 장단점이 분명합니다.
RTC는 요리하는 재미는 있지만, 조리 스킬에 따라 맛 차이가 납니다.
RTH는 간편하지만 나트륨이나 지방 함량을 한 번쯤 체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RTE는 정말 편리하지만 유통기한이 짧거나 신선도 유지에 신경 써야 합니다.


그냥 때우는 한 끼가 아니라면

가정간편식은 ‘그냥 끼니를 때우는 음식’으로만 보면 아쉽습니다. 현명하게 고르면, 바쁜 일상에서도 충분히
건강하고 맛있는 한 끼를 차릴 수 있어요.


제 팁을 하나 드릴게요.

구매 전, 포장지를 살짝 뒤집어보세요.
원재료명을 읽는 습관, 나트륨이나 당류 수치를 확인하는 눈, 그리고 ‘내가 이걸 먹고 괜찮을까?’를 한 번쯤 물어보는 마음이 당신의 식탁을 조금 더 안전하게, 따뜻하게 만들어 줄 겁니다.


이 글이, 누군가의 지친 하루에 작은 힌트가 되었으면 합니다. 집밥과 인스턴트 사이, 그 어딘가에 있는 간편식이라는 이름의 식탁. 그 식탁 위에 놓일 ‘당신의 기준’도 함께 세워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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