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래곤 길들이기』를 보고 나의 삶을 돌아보다
영화를 보다 말고 눈물이 핑 돌았다. 『드래곤 길들이기』는 판타지 애니메이션이지만, 어쩌면 지금의 내 삶을 가장 잘 비추는 거울이기도 했다.
용맹한 바이킹 족장 아버지와, 소심하지만 관찰력 있는 아들 히컵. 그 관계는 꼭, 요즘의 나와 아이를 닮았다.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처럼 되길 바라고, 아들은 그런 기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자 한다. 그 다름을 인정하지 못할 때 둘은 끊임없이 충돌하고, 결국 “말을 안 듣는” 자식에게 부모는 좌절하고 만다. 나 역시 아이와 싸운 오늘 하루를 반추했다. 내 기준에서 벗어났다고 실망하고, 내 뜻을 따르지 않는다고 속상했던 나의 감정들. 하지만 결국, 아이는 내 작품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을 다시금 떠올렸다.
히컵의 말처럼, "우리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해."
바이킹과 드래곤은 원래 적이었다. 서로를 오해하고, 두려워하고, 파괴했다. 하지만 히컵은 그 ‘적’에게서 슬픈 눈을 발견한다. 손을 내민다. 우정을 시작한다. 이 장면이 꼭 요즘의 정치 상황과도 닮았다. 너무나 쉽게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사회. 이해보다 분노가 먼저 앞서는 구조. 히컵과 투슬리스의 관계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의 ‘적’에게 손을 내밀 준비가 되어 있는가?” 어쩌면 그 적도 지금 떨고 있을 지 모른다.
드래곤들이 인간을 공격한 이유는 그들 본성이 사나워서가 아니었다. 그들은 ‘여왕벌’에게 공물을 바치기 위해 사냥한 것뿐이었다. 누군가가 괴물처럼 보일 때, 우리는 그 사람 개인만 탓한다. 그러나 시스템과 구조를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를 움직이게 만든 공포, 통제, 그리고 생존 본능.
회사든, 사회든, 가정이든 그 어딘가에 ‘여왕벌’이 있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워야 할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일 수도 있다는 걸 영화를 통해 보게 되었다.
영화의 마지막, 히컵은 경쟁자였던 친구들과 협동하고 드래곤과도 함께 싸운다. 그는 누구보다 약해 보였지만, 결국 가장 강한 리더가 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상대를 이해하고, 관찰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약점을 파악해 조율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같은 팀의 특징을 알고 가장 잘하는 포지션을 준다. 싸움에서 이기는 것보다, 관계를 길들이는 것이 더 어려운 법이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나도 이제 이런 방식으로 살아야겠다.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조율하며 함께 가는 삶. 아이와의 갈등에서도, 회사 안의 관계에서도,
‘드래곤을 길들이는 법’을 기억하며 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