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아파트 처럼

문 앞에 창문을 보니 어느덧 다 지어진 아파트를 보며.

by momentsbycheri

차곡차곡 쌓아서 올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견고하게, 기계적으로, 한치의 오차나 실수 없이


쌓고 쌓아서 내가 원하는 높이만큼 올릴 수 있다면,


3층이든 13층이든 300층이든 좋으니 견고하게 계속 쌓아 올릴수만 있다면

실패하는 일이 없을 텐데


때론 견고하지 못한 기반으로 인해 흔들리겠죠

흔들리다 못해 쓰러질 수도 있겠죠. 천재지변이 나타나면 늘 그렇듯이.

하지만 내 노력으로 성실히 쌓은 아파트니까

그렇게 무너지는 것이라면 후회는 없을 것 같아요.


지금의 감정은 뭐랄까, 폐허의 느낌.

천재지변은 근처에 오지도 않았고 기반도 나름 탄탄하게 지었는데 무너졌어요.

왜 인지 이유를 도통 모르겠어요.


창문 밖 아파트는 어느덧 다 지어 가네요.

부러워요.

애꿎은 마음으로 바라만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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