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 눈 부셔요. 너무 으리으리, 번쩍번쩍해서요. 둘째 날. 아부다비
5시간이 느린 시차는 꽤 적당했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에 도착하고 늦게 잠들었지만 일어나야 하는 아침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기에 나의 평소 주말 패턴(!)과 같았다. (사실 현재까지 임상 실험결과, 나는 시차에 아무 상관없는 몸이다. 캐나다까지 겪어본바, 내 몸 뚱아리는 아직 시차에 전혀 영향이 없다. 이것은 다 주말마다 새벽에 자고 자정에 일어나는 내 오래된 습관 때문이리라. 내 몸에 감사? 한다.)
가이드는 아침 식사 후, 두 가지 미션을 주었는데 첫 번째는 옵션투어 결정 및 수납이었다.
사전에 확실한 옵션은 미리 결제를 했었고 나머지는 가이드의 의견 및 대세의 흐름을 보고 결정했다. 가장 의견이 분분했던 것은 어찌 보면 두바이의 핵심 관광으로 불리는 사막투어였는데 나는 이것을 하지 않기로 이미 오래전 결정했고 그 시간에 두바이 분수쇼를 보기 위해 명당 식당을 예약해 두었다.
나이가 있으신 어르신분들은 '하자니 걱정되고(듄배싱 등 신체에 무리가 갈 수 있는 활동), 안 하자니 유명하다는데.'라는 모두 똑같은 이유로 망설이시다가(엄마도 같은 이유로 고민했지만 내가 가차 없이 잘랐다.) 예약을 위해 지금 바로 결정해야 한다고 하니 대부분 하기로 결정하셨는데 다녀오셔서 많이들(?) 후회하셨다. 진짜로 다치신 분도 있었다. 우리 보고 안 가길 잘했다고 했다. 암요. 제가 분수쇼 식당 예약하려고 얼마나 개고생을 했는데요.
두 번째는 복장검사였는데 처음으로 가는 목적지가 아부다 세이크 자이드 모스크였기 때문이다.
태국의 사원 등도 늘 복장 규제가 있어서 처음엔 그런가 보다 했는데 여긴 진짜로 빡세다. 가기 전 옷을 정하지 못해 나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기도 했다.
그냥 긴치마도 아니고 발목을 완전히 덮는 치마여야 한다는데 세상에, 나는 그런 치마가 없다.(평소에 바지를 입지 않아서 바지도 없음)
살이 비치는 긴팔도 안 돼서 연핑크, 노랑 옷도 안되며 사람 그림과 동물 그림이 있는 가방도 안되고, 무지개식도 안된단다. 아오. 뭘 입으란 거야. 결국 가지고 있는 옷 중 가장 긴치마를 입고 검정 긴 양말을 신어 가이드의 복장 검사를 통과했다. 다음에 태국 가면 긴치마를 하나 사서 이럴 때를 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이상한 결론)
눈이 부시긴 부십디다.
두바이에서 2시간을 달려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아부다비 투어라 다른 날 보다 일정이 조금 빡빡하다고 했는데 막상 해보니 별로 그렇진 않았다.(워낙 빡센 여행 일정을 많이 다녀본 장본인)
첫 번째가 문제의 세이크 자이드 모스크였는데 막상 복장 검사를 하는 걸 보니 그 정도로 엄격하진 않았지만 중간중간 복장이나 사진 포즈를 단속하는(차렷 자세로만 사진을 찍어야 한다.) 직원들이 스카프가 풀어져 머리카락이 보인다던가, 사진 포즈를 다르게 취하면 다가와 엄중 경고(?)를 하긴 했다.
세계에서 6번째로 큰 이슬람 사원인데 완공은 2007년에 된 아직 신생 건물이다.
유목민이었던 이곳의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건물을 지어 후에 자손들에게 기리기리 남을 유적지가 생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주 으리으리하게 지었노라고.
24K 순금으로 된 샹들리에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거기에 깔린 카펫은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는데 1200명이 제작하여 2년이 소요된 역시 세계에서 가장 큰 카펫이라고 했다.
가기 전에 알아볼 때 많은 블로거들이 그런 말을 했었다.
'나라에 돈이 많으면 이런 돈 GR까지 하는구나. 알 수 있는 곳이라고.'
무슨 말인지 단박에 이해했다.
번쩍번쩍 과 친절함이 남은
모스크를 보고 옮겨간 장소는 카사르 알 와탄이라고 불리는 아부다비 대통령 궁.
여기는 2019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해 최근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했는데 거대한 돔과 화려한 내부 장식으로 유명하다.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곳은 대부분 금이라는데 만드는데 4조가 들었다고 한다.
모스크만큼은 아니지만 복장 규제가 있는데 사실 되게 많은 볼거리가 있진 않았다. 그냥 또 '으리으리함'을 구경하는 곳.
모스크도 그렇고 여기도 사진촬영은 밤에 주요 스팟에서 찍어야 예쁘게 나온다던데 그룹 투어 일정상 그건 불가능해서 밤의 모습이 궁금하긴 했다.
이 나라의 특징 중 하나가 화장실마다 직원이 한두 명씩 늘 상주(?)하고 있는데 진짜 거의 한 명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청소를 한다. (청결해서 좋긴 한데 줄이 너무 길 때는 조금 있다 청소하셔도 될 것 같아요.... 말하고 싶..)
여기서도 나오기 전에 화장실을 찾았다가 줄이 길어 기다리고 있는데 직원이 우리를 이끌고 다른 화장실로 안내해 줬다.
입국 심사 줄이 길거나 관광지 검색대 줄이 길면 바로바로 직원을 투입해서 새 라인을 만드는 점이 참 인상 깊었는데 화장실 안내도 그랬다. 효율적이며 합리적이고 친절함까지 곁들여지다니.
나라의 이미지는 이렇게 소소한 것에서 만들어진다.
화장실을 나오며 나는 직원을 찾아내(!) 안내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고 했다.
커피 맛있었어요. 진짜.... 예요.
점심을 먹고 에미레이트 팰리스 호텔로 간다.
이 호텔은 비공식(?) 8성 호텔인데 화려함의 극치로 유명하다.(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 호텔 내부의 모든 인테리어 및 장식은 24K 순금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원래는 왕실 전용 게스트 하우스였고 지금도 왕실의 상징물과 만수르 왕자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아부다비 왕가의 상징적 자산임을 보여주는 건데 방문객을 귀빈으로 대접받는 느낌을 주기 위함이란다.
진짜로 호텔 입구에 바로 왕가 인물들의 사진들이 차례로 걸려 있는데 가이드 설명뒤에 내가
"다 똑같이 생겼는데요."라고 했더니 가이드가 아니란다. 이 사람은 잘생기지 않았냐고.
다른 일행들도 내 말에 동의했다. 구별 못하겠다고. (다 그냥 진하게 생겼다.) 현지 사는 사람들만 구분할 수 있나 보다.
이 호텔이 유명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바로 24K 금가루가 뿌려진 금커피 때문.
24K 식용 금가루가 얹혀 나오는 시그니처 팰리스 카푸치노 되시겠다. 커피 위에는 에미레이트 팰리스 문양이 그려져 있다.(알고 가서 가이드한테 아는 척했다.)
간식과 함께 나오는데 이 가격이 80$이다. 하하하하!!(이럴 땐 크게 웃는 수밖에 없다.)
패키지 옵션이라 더 비싼 것도 있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알아봤을 때도 커피 한잔에 한화로 35,000-40,000 정도였다. 남자 어르신들은 미쳤다며 구시렁대며 드셨다. 이해한다. 내 생각도 다르지 않다. 내게도 평소라면 말도 안 되는 소비다. 비싼 나라에 돈 쓰러 와서 썼을 뿐이다. 맛은 있었다.(라고 기억을 미화하는지도 모른다.)
돈 많은 나라는 박물관도 예쁘게 짓는구나.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아부다비 루브르 박물관이다.
2017년도에 개장한 아랍 최초의 박물관이고 중동 최초의 세계적 규모의 박물관이다. 프랑스 정부와 아부다비 정부가 협약을 맺어 '루브르'라는 이름을 30년간 사용할 권리를 얻었다고 한다.(재계약 안되면 이름 바뀌는 건가?)
돔 형태의 압도적인 외관과 돔 사이로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설계되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만들어졌는데 박물관 내부보다 아름다운 건축형태로 사진 스팟으로 유명했다.
입장료(옵션비용)가 비싸서 할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딱히 주변에서 할 것도 없고 그래도 박물관은 좋아하는 편이라 선택했다.
6천 점 작품이 있어 규모가 꽤 큰 편인데 약속 시간 내 다 봐야 해서 관심 있는 분야를 집중해서 봐야 했다. (라고 말하지만 사진 찍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
그래도 아는 작품들, 유명 작품들이 꽤 있는 편이었다. 엄마는 큰 관심이 없는 듯하여 빨리 훑고 나와서 외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언니 왔으면 2시간도 모자라겠지?" 라며..(2024년 방콕 박물관 여행 참고)
2시간을 달려 다시 두바이로 돌아왔다.
내일부터는 두바이 관광이 시작된다.
그리고 내일은.... 나로서는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