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블랴나/자그레브
이제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 도착
도착하자마자 우선 류블랴나 성으로 간다.
가이드가 케이블카 줄이 길까 봐 걱정하던데 다행히 한 팀도 없었다.
이번엔 그런 운들이 많이 따라줬다. 6월이라 그 정도였던 듯.
류블랴나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데 9세기에 지어졌다가 1511년 지진으로 파괴되어 17세기 초에 재건했다고 한다. 요새로 사용되다가 감옥으로도 사용.
전망대는 유료이지만 선택관광이니 다 포함이지. 나선형 계단을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힘든 듯했지만 로비니 종탑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올라가는 계단과 내려오는 계단이 달라서 심리적 부담도 덜하고.(반대편 사람 마주치면 얼마나 더 몸을 붙여줘야 하나 긴장됨)
날씨가 좋을 때는 슬로베니아 국토 1/3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화장실은 유료다. 일행 중 아주머니께서 돈 내고 들어오는 곳인데 화장실까지 돈을 받는다고 불만을 얘기하시길래 우리는 선택관광이라 다 볼 수 있지만 원래는 무료/유료 구역이 나눠져 있다고 설명드렸다.(왜 내가 설명하는지 나도 모르겄다 ㅋㅋ)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고현정과 조인성이 결혼을 약속했다던 성 프란체스코 성당이나 요한 바로오 2세가 1996년 방문하여 급히 만들었다는 청동문이 유명한 니콜라스 성당도 있지만 가이드는 그런 말은 다 생략. 동서남북 쭉 설명하더니 '이리로 가셔서 이리로 보시고 저리로 오시면 됩니다.' 간단명료하게 설명을 끝낸다. 설명이 부족해서 불만이 있을 만도 하련만 패키지로 가는 사람들의 특징은 모르고 가는데 알아야 불만이 생기지.(학교 다닐 때 '아는 게 있어야 질문을 하지'와 같은 맥락) 근데 나는 그게 나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래서 가이드가 대충 설명하고 시간을 많이 줘 ㅋㅋㅋㅋ 난 이미 다 알고 갔으니까 뭐 ㅋㅋ 실제로 성 니콜라스 성당 앞에서 한국 패키지 팀이 있길래(여기 가이드 엄청 열정적으로 설명) 나도 자료를 꺼내서 엄마한테 얘기를 해줬더니 그런 나를 지켜보던 한국인 아저씨가 "가이드도 하고 대단하네"라고 생면부지인 나에게 칭찬을 해줬다.ㅋㅋ아조씨 고마워요 ㅋㅋ제가 원래 이런 사람입니다 ㅋㅋ
일단 오늘의 1일 젤라토를 해결하러 간다. 아까 봐 두었던 유명한 카카오 젤라토 집
"피스타치오랑 레몬이랑 2개 줘"
"따로따로?"
"응. 따로"
도대체 이 짧은 대화에 무슨 오류가 있었을까. 점원은 우리에게 s사이즈가 아닌 m 사이즈를 2개 주었다. 제일 작은 사이즈를 원하면 말을 했어야 하는 걸까. 여긴 다 기본 m으로 먹나? 나는 알아서 작은 걸로 줄줄 알았지 뭐. 아니면 내가 저 짧은 영어에서 또 쓰레기 영어를 했던가 ㅋㅋㅋ근데 뭐 엄청 큰 사이즈는 아니라서 신나게 먹었다. 엄마가 다른 집보다 더 맛있어했다. 그럼 된거여 ㅋㅋ
모임 시간이 다가왔을 때 가이드가 과일 좌판으로 부른다. 내일이면 떠나야 하기에 남은 체리와 납작 복숭아도 처리해야 하는데 엄마가 살구가 사고 싶댄다. 사야지 그럼. 1kg 5유로를 사고 났더니 내일 쿠나를 환전하기에 애매한 유로가 남아서(10유로 미만) 결국 그건 그대로 들고 왔다. 내년엔 영국 갈 건데 유로는 언제 쓴담(제멋대로 혼자만의 계획) 이제 마지막 일정 자그레브로 넘어간다.
이날 마지막 일정은 자그레브 야경이었다.
하절기에 패키지에서 야경은 볼 수가 없는 건데 ㅋㅋㅋ 가이드도 어차피 내일 하루 종일 자그레브 자유 일정인데 굳이 오늘 자그레브를 볼 필요가 있겠느냐 에둘러 의견을 물었는데 아무도 답을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일정대로 자그레브를 볼 수밖에 없었다. 가이드의 의중을 파악했으나 내가 대꾸하지 않은 이유는 오늘 자그레브 마트에서 레몬맥주를 사서 짐을 싸야 했기 때문이었다 ㅋㅋ 그리고 내일 점심 먹을 장소와 대강의 지리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했다.
1000쿠나 지폐 뒷면 그림이라는 자그레브 대성당.
이번 여행 중 가장 큰 성당이었다. 자그레브에서 제일 높은 건물인데 11세기 초 건축이 시작되었다가 몽골족의 방화로 파괴되었다가 복구되었단다.(몽골족은 진짜 어디까지 간 겐가..) 성당 외벽 시계는 지진으로 멈춘 7시 3분에 멈춰있다. 특징이라면 두 개의 뾰족한 첨탑이 손상을 겪으며 높이가 104, 105미터로 다르다는데 워낙 커서 아래에서 위로 보면 알 수가 없다. '꽃누나'에서 김자옥이 어쩐지 눈물이 난다고 했던 곳. 그런데 이렇게 큰 성당도 성물방이 엄서. 근처 기념품 가게에서 사야 하는데 엄청 비쌌다.(다음날 그 엄청 비싼 걸 샀음ㅋㅋ)
쭉 한 바퀴 둘러보고 마트에서 레몬맥주를 몇 개 사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
몹시 더운 날이었는데 마지막 날 호텔에 에어컨이 없었다는 건 대단한(!) 일이었다. 우리 방만 없는 게 아니고 원래 없어ㅋㅋㅋ다들 더워서 밖으로 튀어나왔었다는데 더위에 강한 엄마와 나는 그나마 견딜만했다. 대신 그런 말은 했지.
"7, 8월에 오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
내일 비행기를 타야 하는 쓸쓸한 내 맘부터 걱정하자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