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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sepina Jul 10. 2019

패키지를 자유 여행처럼(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0618

2019.06.18 출국/자그레브 도착

하... 드디어 출국!

얼마나 많은 고난과 역경(?)을 거쳐 떠나는 것이냐..

사연이 너무 길고 복잡해 일일이 설명하기조차 피로하지만 요약정리하자면,

1년 전 참 xx 여행사 예약-> 모객 부족으로 무산-> 올해 3월 모든 여행사 상품 비교 후 다시 참 xx 여행사 대한항공 상품으로 미리 예약->3개월가량 수시로 확인-> 열흘 전 가능하단 회신 받음-> 정작 출발 전주에 연락 없음->먼저 연락했더니 이제와 불가하다는 번복하고 대체 상품 권유함->애초에 내가 선택한 게 아니면 난 마음에 들지 않음. 또 화가 남->모든 여행사 상품 다시 이 잡듯 뒤짐->6월 출발 확정 상품은 한x 관광 패키지+자유 상품이 그나마 무난함. 그러나 이래저래 1인 50만 원 정도 더 지출될 예정-> 바꿔 진행할까 7월 기다릴까 하다가 애매한 거 못 견디는 성격상 돈을 더 주고 자유일정 상품을 선택하기로 함-> 결심한 다음날  헝가리 사고가 발생-> 안 그래도 전화연결 어려운 참 xx여행사에  글 남김(전화가 폭주할 것 같아서 나름의 배려를 한 것임)->갑자기 득달같이 전화 와서 오래 기다리셨는데 너무 죄송하다고 함->두 번 연이어 취소된 거라 이번엔 장황한 글로 상품 후기를 남길 독기가 오른 상태였는데 갑자기 내가 미안해져서 아니라고 함(사고 때문에 취소한 건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오해받는 거 같기도 하고..)->이번에는 예약금 환불도 빨리 해줬음.


이리하여 돈을 더 냈지만 6월에 갈 수 있는 자유일정이 포함된 확정 상품을 선택하게 되었다.

(분명히 요약하기로 했는데 몹시 길어졌다... 난 써머리를 잘 못해.. 어렸을 때도 '산문' '운문'중에 선택해야 하면 반드시 '산문'을 택했지.... 말이 많은가 봐....)


그리고 다녀온 지금은 결과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전일 자유일정 하루와, 반일 자유일정 이틀이 있는 상품 구성이 만족도를 높여주었다.

정말 매번 갈 때마다 여행사 패키지 상품은 나와 너무너무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매년 엄마와 먼 곳으로 갈 때마다 패키지 상품을 택했네?

하지만 이번엔 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 패키지여행이라고 선언하고 떠났다.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뭐... 호.. 혹시나 (지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자유로 다니기 힘든 여행지가 가고 싶어 진다던가 이번처럼 자유일정이 많은 패키지라면 또 모르겠다.(라고 말하고 여지 남기기)


출국 이틀 전 캐리비언베이 가서 신명 나게 놀고 당일에 뻗고는 전날에 마무리 준비를 한다.

그 체크리스트 중 하나는 다음날 날씨. 아무리 공항까지 가면 끝이라고 해도 집에서 공항버스 정류장까지 가서 기다리는 시간도 내겐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늘 그렇듯 난 버스 시간보다 한참 미리 도착하니깐)

출국날 서울은 밤늦게 비가 온다고 했다. 오~ 썩 괜찮네?

 그런데!! 일어난 새벽 5시부터 천둥소리가 쩌렁쩌렁 들리더니 폭우가 시작된다. 부랴부랴 캐리어 열어서 비상용 우산을 꺼내고 캐리어 옷을 입히면서도 설.... 마? 소나기겠지?라는 내 희망을 비웃듯 비가 더욱더 세차게 오더니 공항버스 정류장에서 정점을 맞이한다. 흠뻑. 아주 흠뻑 젖었다. 그리고 내 인생 예의 그렇듯 거짓말처럼 버스에 탑승하자마자 다음 정류장에서 갑자기 비가 멈춘다. 나 어디 혼자 이상한 나라 앨리스 되었다 왔니?

버스 좌석에서 어떻게 수습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어쩜 이러나 싶어서 처음엔 짜증이 났다가 나중엔 웃음이 난다. 그래. 그렇지. 인생이 늘 그런 거야. 서울에 밤늦게 비 온다고 해서 그걸 또 철석같이 믿었니? 인생은 한순간도 마음을 놓거나 방심해서는 안 되는 거야. 같은..


미리 오는 선두주자 엄마도 너무 여유 있게 차를 타는 바람에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도 더 전에 공항에 도착했다. 이미 모바일 체크인을 한 터라 특별히 할 게 없었고 수하물을 보내고 라운지에 먼저 들러 아침을 먹었다. 루틴으로 면세품 수령하고 모 면세점 공짜 컵라면 받고 탑승 게이트 앞에 도착 후 화장실에서 나머지 화장을 완료하고(아침 비행기는 늘 반 화장 상태로 공항 도착) 빠르게 탑승해서 맨 뒷자리 착석.  이번에 다x소에서 구입한 발 받침대를 사용해보았다. 우리 옆 구역에 앉은 아줌마가 보 다보다 내게 "그거 가져온 거예요?" 해서 "네. 다x소에서 샀어요"했더니 "우리는 원래 있는 건가 해서 우리 자리에서 한참 찾았어. 꺌꺌꺌" 이랬는데 이 분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일행ㅋㅋ

뭐 사실 되게 획기적인 상품이랄까, 극단의 효과가 있는 건 아닌데 그냥.. 뭐 조금은 요긴하다. 정도?

 이번엔 어쩐 일인지 이륙하자마자 잠이 와서 옳다구나! 잠이 들려고 하는데 점심을 주네? 어이쿠. 낙지덮밥 먹고 신청한 기념일 케이크까지 먹고 다시 자볼까 하는데 간식을 주네? 에라 모르겠다. 결국 맥주까지 한잔 더 먹고 배가 부를 대로 부른 상태로 영화를 두 편 때리고 고대 도시 다큐까지 보고 두 번째 기내식을 또 먹고 결국 11시간이 넘는 비행에서 이번에도 채 2시간을 자지 못했다. 늘 있던 일이니까 새롭진 않음.

오후 3시 넘어 자그레브 도착이 임박했음을 기장 아저씨가 알리면서 난기류 지대(?)를 지난다고 경고했는데도 기체가 너무 오래 흔들린다. 캐나다 출국 때 터뷸런스가 또 떠올라.

그렇게 비행기를 타도 난 여전히 이륙 때 바짝 긴장하는데 터뷸런스의 공포는 또 다르다. 이게 뭐랄까... 의식을 안 하고 있으면 또 괜찮은 거 같은데(잠을 자고 있다던가, 영화를 보고 있다던가) 기체 요동에만 정신을 집중하고 있으면 그 공포가 더욱 배가 되는 것 같다. 이미 한번 신경을 곤두세우기 시작하면 혼이 나가는 듯...ㅠㅠ나중에 팔걸이를 잡았던 손바닥을 보니 땀이 흥건해써ㅠㅠ

 그래도 별일 없이 활주로 안착. 신공항 생긴 지 얼마 안 됐다더니 입국심사에 사람 없는 거 보소. 우리나라 자동출입국 보다 더 빠르게 통과. 우리는 모닝캄이라 짐이 일찍 나오니까 짐 찾아 같이 타고 온 가이드 옆에서 다른 사람들 기다리며 나는 유심을 교체했다.(원래는 늘 입국심사 줄 서 있는 동안 하는 미션 ㅎ)

그리고 버스 타고 2시간 이동하여 숙소 도착. 또 저녁을 먹는다.(도대체 하루에 몇 끼...)

 호텔이 꼬불꼬불 산길 같은 곳을 찾아 들어오더니 무슨 산장? 같이 생겼다. 어차피 패키지 특성상 1박씩만 묶는데 나름 조용하고 이뻤다.(호텔이 환전 안 해주는 건 처음 봤다만)

어쨌든!! 무사히 자그레브에 도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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