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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sepina Jul 10. 2019

패키지를 자유여행처럼(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0619-1

라스토케/플리트비체

 공식적인 첫날 아침이 밝았다. 이 패키지 일정의 특징은 다른 여행사 패키지 일정과는 다소 다르게 중요 관광지부터 먼저 돈다는 것이었다. 보통은 위쪽 슬로베니아로 돌아서 여행 후반부 가까이 이르러서 두브로브니크 정점을 찍는 코스인데 반대방향인 플리트비체를 시작으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코스이다. 선택할 때 이 부분이 조금은 마음에 걸렸으나(좋은걸 마지막에 봐야 감흥이 크다는 계산) 패키지에서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여러 요소중 하나인지라 어쩔 수가 없었다.(패키지여행을 이렇게까지 준비해서 알아보는 내 책임. 모르는 게 약이오)

 출발 며칠 전, 인솔자 겸 가이드가 전화 왔을 때 나는 한 가지를 물었다.(이미 출발 직전에 모르는 게 없어 난)

"쿠나(크로아티아 화폐)는 한국에서는 환전이 불가하고 현지에서만 가능한 걸로 알고 있어요. 도착해서 현지에서 환전할 곳이나 여유가 있나요?"

"네. 맞습니다. 환전은 제가 그때그때 말씀드리니 그때 하시면 됩니다."

아아.... 나는 여행 준비할 때 나 말고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경계심+강박증+완벽주의=정신병) 하던 대로 나는 이 말을 믿지 말았어야 했다. 도착한 다음날 오후 자다르에 다다를 때까지 환전할 곳(+여유)은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짐 찾고 사람들 계속 기다리는 동안 나는 공항에서 환전 했다규!!물론 급히 돈을 써야 할 일은 없었지만 성격상 수중에 돈이 없는 불안을 감당할 수 없었던 나는 호텔에서 소액의 유로라도 환전하기로 마음을 먹고 아침에 호텔 직원에게 질문을 한다.(산장 같은 이 호텔은 로비의 위치도 불명확하여 식당에서 직원 st.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림)

"나.. 20유로만 환전하고 싶은데 해줄 수 있어?"

"얼마? 20? 기다려봐. 우리 윗사람한테 물어보고 올게."

20유로 환전하는데 이게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 생각하고 있는데 직원이 금방 돌아와서 말한다.

"미안해. 우리 환전해줄 수없어."

도대체 왜 그 소액도 환전이 안된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말은 더 할 수없었으므로ㅋㅋ 알았다고 답하고 불안을 증폭한 채 버스에 탑승했다. 뭐... 당장 그렇게 돈을 쓸 일 있겠어... 하며... 하지만 라스토케에서 커피를 마실 수 없어 돈이 없어 안 마신다고 했더니 가이드가 사주었지ㅋㅋㅋ


라스토케

일정의 첫 코스인 라스토케로 향한다. 동화 속 마을 같은 작은 곳인데 기존엔 무료였으나 '꽃누나' 방송 이후 많은 한국인들이 방문하면서 인포메이션이 생기고 현재는 일부 유료지역으로 변경되었다. 그 말인즉슨 패키지 상품에서 이곳 관광도 선택관광으로 돈을 내야 한다는 의미이다.

버스에서 내려서 처음 본 라스토케 부감
작은 폭포들이 몰려 있는 폭포 지대(?)

다른 관광객들이 없어서 우리만 조용히 관광하고 여유 있게 사진도 찍었다. 플리트비체를 먼저 보고 오면 시시하다고 하던데 다행히 일정상 플리트비체보다 먼저 왔음.


플리트비체

크로아티아의 핵심 두 군데 중 하나인 플리트비체. 5월에 이상 저온으로 기온이 계속 낮고 비도 많이 오고 눈까지 왔다고 해서 걱정했는데(가이드는 이런 얘기 하지도 않았는데 미리 알고 또 걱정 앓고 간 내가 잘못. 사서 걱정) 날이 화창하니 정말 좋았다. 플리트비체에 오니 역시나 관광객들이 많다. 아바타의 모티브가 되었던 곳으로 9만 평 대지의 16개의 호수가 유명하다. 산책로는 A부터 H까지 코스가 있는데 나는 뭐.. 당연히 패키지이니까 가장 짧은 코스로 가겠거니 예상했다. 물빛이 저세상 물 색깔인 건 사실 석회암 침전물 때문인데 이유가 뭐이건 간에 진짜 물빛은 놀랍다.

그런데... 길이 좀 무섭다. 보존을 위해 내부의 모든 표지판 및 인도교가 나무로 만들어졌다는데 아무리 수심이 깊지 않더라도 다리에 난간이 1도 없는 건 나의 쓸데없는 걱정을 또 가중시킴. 심지어 사람도 많아서 비켜가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지금은 성수기 직전이라 사람이 덜 많은 거 같았는데 7월 되면 이 곳에 사람이 얼마나 바글바글 할까 조금 아찔했다. 뭐... 그래도 예쁜 건 인정.

  크로아티아 현지 정책상 지역별로 현지 가이드가 함께 해야 하는데 엄마와 나는 또 늘 그렇듯 거의 1번으로 현지 가이드를 따라 올라가서 먼저 쉬었다.(나중에 보니 이 현지 가이드가 가장 일 다운 일을 한 거였음).

입장 전에 가이드가 플리트비체는 산속이라 쨍쨍해도 갑자기 소나기가 올 수 있다고 했는데(가이드에게 들은 몇 안 되는 정보였음)그래서 우산과 우비를 준비해서 나갔었는데 실제로 하산(?)할 때 소나기가 왔다. (계속 올 줄 알았으면 우비를 입는 거였는데 둘이서 쪼끄만 우산 하나 쓰고 내려옴) 일정 내내 딱 두 번 소나기를 만났는데 이게 처음 만난 비였다. 그래도 내려올 때 와서 어찌나 다행이던지. 오전 일정이 그렇게 끝났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환전을 못했다. 나만 못한 건 아니지만 불안지수는 내가 제일 높았으리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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