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sepina Oct 19. 2019

마침내 갔다. 그놈의 마카오(둘째 날 2편)

나차 사원/성 안토니오 성당/에스까다/윈 팰리스 분수쇼 스카이 캡

허유산 A1 메뉴 노 젤리. 한쿡 사람들 이것만 머거요

더위를 피해서 일단 허유산으로 들어왔다. 39 홍콩달러. 매장에서 먹으면 더 비싸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52 달러래. 그렇게나 차이가 난다고? 어쩐지 사람이 없더라... 그래도 우리는 들어왔다. 몇 푼 아끼려다 탈진하는 수가 있음. 여기서 선크림도 다시 바르고 화장도 고치고 뽕을 뽑았다. 그리고 더워서 도저히 안 되겠다. 나는 머리를 묶었음. 이 이후의 사진은 발랄(?)하게 묶은 머리 ㅎㅎ


나차 사원

 성 안토니오 성당 가는 길에 작게 나차 사원이라고 있다. 1888년 마카오에 퍼진 전염병을 막기 위해 지워진 사원으로 어린아이 모습을 한 중국 신인 '나차'를 모시는 사원이다.

저 아기가 신이라네

가는 길이라 들렀다가 우리는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된다. 전날 카지노에 들렀을 때 슬롯머신 기계를 유심히 보다가 알게 된,

 "아.. 그러니까 뭐든지 그림에 아기가 나오면 잭팟이란 거지?"

  그  아기와 똑같은 모습의 아기가 여기 나차 사원에 있는 것이다!!!

 "어어? 어제 그 잭팟에 나오는 아기가 이 아기야? 그 잭팟의 의미가 신을 의미하는 거였어? 진짜?? 세상에!!"

 무슨 세기의 발견이라도 한 것마냥 흥분했다.(정확한 건 몰라요. 하지만 똑같이 생기긴 했음)

새로운 정보+1 얻은(얻다 써먹을래...) 나차 사원 핵심 이야기... 아기=잭팟


까모에스 광장&까사 가든

성 안토니오 성당 미사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 까모에스 광장으로 먼저 가본다.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공원인데 한국 사람들이 간다고 하면 까모에스 광장에 있는 김대건 신부의 동상을 보기 위해.

 홍콩과 마카오에 거주하는 한국인 신자들이  보수해서 1997년 봉헌했다고 한다. 광장 가장 구석에 있다고 해서 표지판 보고 열심히 찾아가고 있는데 공사 중... 막아놨다. 왜.. 또...

 결국 또 보지 못했다. 오는 길에 마트 있는 걸 봤었기에 마트에서 이것저것 사고 광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4시가 가까워오자 성 안토니오 성당으로 향했다.(사실 광장 코 앞)


성 안토니오 성당

 6년 전에 이곳을 찾아왔을 땐 공사 중이라(내가 공사할 때만 오고 그런 건 아니겠지..?) 못 들어갔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정보를 찾다 보니 김대건 신부가 신학을 공부했던 곳으로 성당 내부에 김대건 신부 동상과 뼛조각이 안치되어 있어 한국인 신자들에게 유명한 곳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꼭 들어가 봐야겠다고 생각했고(성당엔 해외 나갈 때만 열심히 찾아가는 이상한 신자임) 한국어 미사가 토요일 4시에 있는데 딱 우리가 가는 요일에 걸렸다. 친구는 무교이고 나도 미사를 안 본 지 오래되었기에 미사까지 볼 생각은 없었고 혹시 친구는 가고 싶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사전 회의(!) 때 나는 조용히 의견을 물었다.

 "이번엔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까... 나는 볼 수 있는 곳은 다 보고 오려고. 그 성당은 한국인 신자들한테만 유명한 성당이라 너는 더운데  굳이 가고 싶지 않을 수 있으니까 그럼 너는 다른 곳을 보고 있거나 어디 카페에서 쉬고 있어. 내가 다녀올게. 그날 한국어 미사가 있는 요일인데 미사까지 볼 건 아니니까 잠깐 다녀올게."

 "어 그래? 그날 미사가 있대? 그럼 미사도 보자."

 "응??"

 "나 그런 거 궁금했거든. 미사도 같이 보자."

ㅠㅠㅠㅠ 전혀 생각지 못한 반응에 감동이 밀려왔다.(감동받기가 취미임)

어쨌든 그래서 나도 갑자기 미사를 보게 되었네?(사... 사실 미사까지 볼 생각은  없었...)

일반적인 미사와 상황이 달랐기에 미사는 다행히(누구에게 다행이란 건지..ㅋ) 30분 만에 끝났고 우리 나름 봉헌도 하고 기부금을 내고 초도 켰다.

 성 안토니오가 결혼의 수호신이고 포르투칼 식민지 시대에 사람들이 결혼식을 많이 올린 장소였기에 '꽃의 성당'으로도 불렸다니까 기도를 많이 많이 해야 한다며 ㅎㅎ


에스까다

돌아오는 길 연애의 거리란 곳에서(여기 또 공사 중... 에잇) 사진 좀 찍고 마카오에서 살 거라고는 유일한 아몬드 쿠키 쇼핑을 좀 한 뒤에 저녁을 먹기 위해 에스까다로 향했다.

 디너가 6시부터라 그 앞에서 10여분 대기한 후에 안내를 받고 올라갔다.

 

마카오엔 매캐니즈 음식점(중국과 포르투칼이 섞인)이 많은데 그중 유명 식당이다. 그래서 비싼 편이다. 10% 부가세도 있다. 저 레몬 조개찜이 가장 유명한데 레몬이 비린내를 잡아줘서(잘 모르는데 열심히 아는 척) 상큼하고 독특한 맛을 낸다. 그리고 요런 곳에 가면 포르투칼 맥주를 먹어 볼 수 있다. 슈퍼복이라고 유명 맥주인데 뒤에 쓴맛이 강해서(더 모르는 분야인데 아는 척) 친구와 내 입맛에는 그다지 맞지 않았다. (그렇지만 더운 날씨라 금방 마심) 

 여기 주문받는 직원이 중국어를 할 줄 몰라서 친구가 중국어 패치에서 급작스레 영어 패치로 바꾸느라 혼동이 왔다 한다. 나는 몰랐다. 안 듣고 싶었나 보다(소곤소곤) 나중에 케쳡 갖다 달란 소린 내가 하긴 했다.(내가 필요해서?ㅋㅋ)


세나도 광장&세인트 폴 성당 야경

 6년 전엔 당일에 두 반도를 다 보고 다시 홍콩으로 넘어가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우리는 여유롭다. 야경까지 보고 가기로 한다. 

기대 이상 이었던

불이 들어오는 세나도 광장 분수와 도미니크 성당은 생각보다도 더 이뻤다. 얼마 전에 돈을 좀 더 주고 조명 기능이 있는 셀카봉을 산 게 더욱 자랑(?)스러웠다. 

 마지막으로 세인트폴 성당 야경을 보기 위해 다시 올라갔는데... 응? 뭐 하는 거야? 나 저런 거 한다는 얘기 들은 적 없었는데? 뭔가 성당에 불이 들어오면서 루미나리에 같네?

럴수! 중국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하는 시연 같은 것이었다. 시기가 정말 잘 맞아서 완전 얻어걸렸다. 늘 여행은 100% 철저한 준비로 다니는 나이기에 가끔 반대 성향의 사람들이 말하는

 '모르고 갔는데 대박이었어요' 하는 말 같은 거 절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이런 거구나 싶었다.


윈 팰리스 분수쇼&스카이 캡

 늘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가도 늘 미스터리한 것들은 하나 둘 생기게 된다. 돌아오는 셔틀버스를 타러 가는 길. 찾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 많아서 수십 개의 블로그를 보고 내가 확인한 그 장소로 갔는데 불친절한 직원이 자꾸 여기가 아니라고 해서 다른 직원한테 물었더니 줄을 서라고 하네? 그래서  줄을 섰더니 또 불친절한 직원이 아니라고 하고.(물론 이 과정에서 나는 친구와 불친절 직원의 1도 이해할 수 없는 중국어 대화를 들으며 혼자 바보가 되었다.) 보다 못한 앞에 줄 서 있던 다른 중국인 관광객이 친구에게 무어라 설명하였고(계속 지금 혼자 바보임) 결론은 '여기가 아니래'였다. 응? 그럼 어딘데? 그러고 있던 중 눈 앞으로 윈 호텔 셔틀이 나타난다. 따라가 보자. 앞에 서 있던 직원에게 묻는다.

 "윈 호텔?"

 "윈 호텔!"(정말 이렇게 대화를 주고받음. 완벽한 의사소통)

 윈 호텔 셔틀을 탈 생각은 없었지만 타자. 사실 다음 일정은 윈 호텔 분수쇼인데 셔틀 정거장과 분수쇼까지 거리가 멀어서 다른 셔틀을 타려 했던 거지만 모로 가도 가기만 하면 되지. 마치 전용 셔틀처럼 우리만 타고 간다.

 '지금 시기에 원래 이렇게 관광객 없는 거야?' 하면서.

 윈 팰리스 호텔엔 무료 분수쇼를 한다. 저녁 7시 이후부터는 20분 간격인데 매번 쇼 네임이 다르다. 노래에 따라 분수쇼 내용도 달라진다. 우리가 딱 도착했을 때 쇼타임이었는데 웬 또 중국어 노래에 걸렸네?  그래도 일단 본다. 스카이 캡을 타고난 뒤에 또 보면 되니까. 

 스카이 캡은 호텔로 연결되는 곤돌라 같은 것인데 예전엔 호텔까지 들어오는 편도만 무료였다가 지금은 왕복 모두 무료로 변경되었다.(공짜로 타고 들어와서 호텔에서 카지노 하고 나가란 소리)

 이 모든 게 무료이기 때문에 대기줄이 길지만 회전율이 빠르니까 기다릴만하다고 하던데 우리 갔을 때 줄이 없는데? 우리와 한국인 패키지 팀 3명이 함께 타고 올라갔다.

스카이캡에서 찍은 분수. 타이밍 좋으면 타고 있는 동안 분수쇼를 볼 수 있다.

 무료라니 참 좋다. 우린 내일 저녁도 시간이 있을 테니 내일도 와서 한번 더 타고 분수쇼도 또 보자고 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한다.

 드디어 하는 방법을 알아낸 카지노에 정신이 팔려서..................

매거진의 이전글 마침내 갔다. 그놈의 마카오(둘째 날 1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