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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sepina Oct 21. 2019

마침내 갔다. 그놈의 마카오(마지막)

르 뷔페/쿤하 거리/세기 카페/주택박물관/베네시안 카지노

2박은 정말 금방 지나가버린다. 그나마 갈 때 아침, 올 때 밤 비행기라 꽉 채운 2박 4일이라는 점에서 남들보다 여유 있는 일정이었다며 마지막 날 아침을 달랜다.

 쉐라톤에 묵었으니 수영장은 한번 이용해줘야지, 눈뜨자마자 컵라면으로 아침을 먹고 수영장으로 간다. 못 보던 한국 사람들 여기 다 있네. 역시나 친구는 잠깐 물에 들어오더니 선베드로 올라가버렸고 나만 또 열심히 논다.(늘 있는 일... 혼자 잘 논다...)


파리지앵 르 뷔페

 호텔 뷔페를 한 번은 가고 싶다고 일정에 꼭 넣어달라는 친구의 의견을 반영하여(적극적 수용을 해주는 가이드 ㅎㅎ) 몇 군데 호텔 뷔페를 검색하다가 가장 가깝고 가성비가 좋다는 바로 앞에 있는 파리지앵 르 뷔페로 결정하였다. 이미 한국에서 예약과 결제를 하고 왔기에 3시까지 배 터지도록 먹으면 된다.

돌아와서 알았네. 사진을 이거 한 장밖에 안 찍었다는 걸...

 고급스러운 뷔페가 아니라서 소란스럽고 자리가 비좁다는 의견들이 있었지만 어차피 우리가 고급이 아니라서 그런 건 상관없다.ㅋㅋ 1시간 반 동안 미친 듯 먹어보자. 정말 너무 미친 듯 먹은 관계로 나중에 저녁을 못 먹는 문제가 생기긴 했다. 배가 터질 것 같은데 디밀어 넣고 또 디밀어 넣고 그랬다. 도토리 저장하는 다람쥐처럼 꾸역꾸역 먹다 보니 정말 음식이 식도 끝까지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엄마가 들었으면 슬퍼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렇게 널 안 먹이고 키웠니 라고... 직원이 마감 20분 전이라고 알릴 때까지 먹다가 드디어 식사를 끝내고 밖으로 나왔다.


쿤하 거리

 요즘 뜨고 있다는 쿤하 거리로 간다. 교통편이 애매해서 택시를 타고 가던데 우리에겐 튼튼한 두 다리와 정보력이 있지롱. 베네시안 호텔에서 육교 건너 무빙 벨트로 가는 방법이 있다. 블로거들이 아주 상세하게 길 안내를 해놨기 때문에(존경합니다.) 무리 없이 걸어서 15분 정도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먹은 게 너무 많아 반드시 걸어야만 했다...)

쿤하거리로 들어가는 앞, 뒷 구멍?

타이파 빌리지의 먹자골목 같은 곳인데 길이는 아주 짧지만 마카오 반도에 있다는 유명한 코이케이나 로드 스토우즈도 다 입점해있다. 친구가 여기서 전날 못 산 호랑이 연고를 사러 한 상점에 들어갔는데 물건을 사는 중국인과 파는 마카오인이 한참 얘기를 한다. 그러더니 다들 빵~웃었다. 내 친구까지. 또 나만 못 웃어ㅠㅠ친구가 계산할 때 주인이 친구한테 물었다. '너 내 말 알아들어?' 친구가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따봉을 해줬다. 나도 그래서 친구한테 쌍따봉 해줬다.


세기 카페

그렇게 먹고도 걸어오니 더워서 쿤하 거리 들어서자마자 요즘 유행이라는 흑당 밀크티를 한 잔 마셨는데

요즘 한국에서도 유행이라면서요??

잠시 또 걸었다고 그새 목이 마르다. 소화는 하나도 안되었는데 저기 또 유명한 세기 카페가 보이네? 하... 하나만 먹을까?

왜때문에 메뉴판은 중국말만....

밀크티만 먹을 생각이긴 했지만 메뉴판은 중국말밖에 없네? 친구가 직독직해로 읽어준다. 역시 쌍따봉 해줄 만하다. 결국엔 밀크티 한잔만 시켰다. 미각에 둔한 나인데 이건 왜 맛있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나만 사길 잘했네.


주택박물관

 남자끼리 온다면 절대 올 것 같지 않은 주택박물관을 찾아갔다.

 포르투칼 식민지 시절 관리들이 거주하던 곳을 리모델링 한 곳으로 현재는 전통 생활을 그대로 재현한 곳과 기념품을 파는 곳으로 바뀌었다. 총 다섯 채가 있는데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좌우 끝집을 제외하고 유료이다. 우리는 일요일에 갔는데 왜 안엔 다 안 들어갔을까? 더웠나 보다.(무조건 더위 아니면 추위 핑계)

 사실 내부는 중요하지 않고 파스텔톤의 건물이 이뻐서 여자들이 사진 찍으러 오는 곳이다. 실제로 주말에는 웨딩 촬영도 많이 한다고 한다. SNS 안 하는 여자 둘이서 또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ONLY 소장용?


베네시안 카지노

자, 그다음 일정은 짠내 투어에 나온 곳으로 유명하다는 굴국수 집에 가서 저녁을 먹는 것이다. 그런데 6시가 다 되어 가는데 둘 다 전혀 배가 꺼지질 않는다.

 "아무래도 지금 저녁 먹는 건 무리지 않니? 일단 다시 돌아갈까?"

 "그래.. 더 걷고 베네시안에서 저녁 먹지 뭐."

베네시안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자연스레 카지노로 간다 ㅋㅋㅋㅋ

 이번 기회에 우리도 으~른 처럼 카지노란 걸 한 번 해보자! 마지막 날에 돈이 남을 테니 딱 그 남는 돈으로만 하자!

원칙을 정해놓았고, 시간도 남았고, 돈도 남았다. 다시금 눈에 불을 켜고 사람들을 지켜본다. 모르겠는 건 똑같다. 일단 앉아볼까?

 어? 10달러 넣고 그다음 20달러를 넣고 대충 눌러봤는데 120을 땄어?(만원~만 삼천 원)

여기서 그만 했어야 했던 것인가...ㅋ

살면서 그 어떤 불로소득이나 횡재수 같은 행운을 겪어본 적 없는지라(아기 때 뽑기 해서 과자 선물세트 한번 걸린 게 유일무이) 너무 신기해서 여기저기 자랑을 했더랬다.

 그러나 행운은 여기까지 ㅋㅋㅋ 도저히 배가 안 꺼져서 저녁도 안 먹고 시작한 그녀와 나는 돈을 잃기 시작했다. 하다 보니 뭔지 대충 알 것 같아서 나름 확률 계산하고 머리를 쓴 처참한 결과였다.(수학도 드럽게 못했으면서 뭔 확률 계산을 했는지..ㅋ)

 새벽 2시 비행기인데 아무것도 안 먹긴 그렇지 않니? 푸드코트에 가서 간단히 딤섬류를 먹었다. 그리고 다시 카지노 ㅋㅋㅋ(우리 분수쇼 다시 보러 가기로 했잖니 ㅋㅋ 어느 누구도 보러 가자고 안 함)

 이래서 도박이 무서운 거다. 사람들이 이러니까 빠지는구나. 시간 때우기 딱이네. 얘기하면서 몸은 카지노로 ㅋㅋㅋ 결국 그녀는 한국돈으로 5만 원 정도를 잃었고 난 만 오천 원~이만 원 정도를 잃었다. 여윽시 게임은 나랑 안 맞아.라고 하면서.

 "아까 한국인 커플 보니까 500 넣고 시작하더라."

 "그 옆에도 무조건 500 넣던데?"

 나올 때쯤 우리는 깨달았다. 시작 배팅이 커야 소액이라도 딸 확률이 높다는 걸. 그렇지만 우리는 그만한 큰돈이 남아 있지도 않았다. 예금이나 적금 상품도 원금손실이 없는 것만 드는 나로서는 으~른처럼 카지노란 걸 해봤다는 데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집에 가는 길

 미리 예약해둔 쉐라톤 호텔 4층의 피트니트 센터에서 샤워를 했다. 샤워시설이 아주 기가 막히게 좋았는데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의아할 정도였다. (하긴 나 같이 호텔에 뽕을 뽑아 먹는 사람들만 이용할지도..) 점심을 얼마나 먹었던지 아직 배가 꺼지지 않았다. 짐을 찾고 처음으로 마카오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홍콩 달러=마카오 달러 1:1인데 실제로 마카오 달러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마카오 달러는 홍콩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홍콩 달러를 가지고 있는 게 유리한데 그동안 마카오 달러 주는데 없더만 택시 아저씨 공항 가는 나한테 거스름돈 마카오 달러로 주네? 아저씨 나한테 왜 이래요? ㅠㅠ 마카오 달러는 처리를 하자. 친구와 합의하고 내가 체크인 줄 서 있는 동안 친구는 편의점에서 털었는데 내가 가려니까 문 닫을 거니까 나가라고 ㅠ그래서 옆 자판기로 갔다. 잔돈 겨우 맞춰서 골라놓고 두 개 있는 자판기 중에 하나에 돈 넣었더니 얘 자꾸 돈 토하네? 어쩔 수 없이 결국 또 잔돈이 남는 옆 자판기에 돈 넣었더니 얘는 잔돈을 다 마카오 동전으로 뱉어낸다. 결국 마카오 동전 부우자 됐음. 아 뭐야. 다시 또 올 수밖에.

 라운지로 간다. 배가 안 꺼졌는데 왜 또 맥주를 먹는 건가 나는.ㅋㅋㅋ 기어코 산미구엘을 한 캔 마시고 샐러드까지 먹는다.

 라운지에서부터 슬슬 여행의 마취가 풀리기 시작한다. 머리가 복잡해지고 가슴은 답답해진다. 연착이 30분 정도 되었다. 새벽 2시가 넘었는데 못 잘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래도 처음 생각이 달라지진 않았다. 갈까 말까 고민할 땐 가야 한다는 걸. 늘 비슷해 보이는 여행이어도 늘 다른 에필로그를 남긴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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